20살에 대학교에서 예수님을 영접한 뒤로,
단 한 번도 송구영신예배를 간 적이 없습니다.
대학 시절 모교회는 교내 채플이었어서 방학기간이라 가지 않았고
서울에 살 때도 모교회가 지하철을 타고 가야하는 거리라서 밤 12시에 가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지구가 달을 도나, 달이 지구를 도나 나와 내가 하는 일에는 하등 상관이 없을 것이다'
라는 셜록홈즈 마인드라서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이나 그냥 인간이 임의로 정한 날짜인데 굳이 송구영신 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일 필요있나 라는 주의라고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찬양대에 들어갔는데 글쎄 11시 부터 나와서 연습하고 찬양으로 준비해야한다고 합니다.
나가기도 귀찮고 추운 겨울에 20분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가로등도 없는 시골가인데
찬양대 이기 때문에 여지껏 가지고 않았고
의미를 두지도 않은 송구영신예배를 가야하나 고민이 들기 까지 합니다.
솔직히 너무 춥고, 밤에 위험한 거 같고, 가기 싫은게 큰 거 같습니다.
신자로 살면서 한 번도 송구영신예배 가 본적도 없고 의미도 안 두었는데....
추수감사절이나 부활절 같은 부분은 당연히 중요하게 성경에도 나오기 떄문에 설령 내가 그게 싫더라도 말씀에 나오니까 해야하는데
송구영신예배는 성경에도 안나오는데 한국 교회에서 억지로 불러내고 그 명목으로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퍼포먼스 같아서 가기 싫다는 생각인데 이것은 한국 교회에 대한 지나친 저의 불신일까요? 물론 우리 교회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것이 '시초'가 되어서 무분별하게 한국 교회 내에 퍼져서 일종의 '부활절/추수감서절' 같은 프로그램적 연례 행사가 된 거 같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송구영신예배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부분을 다니는 교회 목사님께 솔직히 말씀드리고 안가도 되는지 여쭈어보면 찬양단으로서 예배에 뜨겁지 않은 저에게 목사님꼐서 실망하실까요? 어휴...
하뜻청님도 다 아시겠지만 첫째 원칙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봉사는 하나님이 절대 기쁘게 받지 않으십니다. 이런 문제는 엄밀히 말해서 교회에서 정한 규례이자 특별히 한국교회 특유의 관습이므로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하면 됩니다. 하나님이, 나아가 성경이 계시하는 계명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조직체교회의 찬양대원이라는 직분을 맡았으니까 담임목사나 찬양대장에게 자신의 뜻을 정확히 나누고 양해는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이 뒤에서 무슨 말을 하든 형제님의 믿음만 바로 서있고 그 후폭풍도 형제님이 전적으로 책임지면 됩니다. 이는 이미 다 잘 알고 게시는 내용입니다. 정작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사실 '지구가 달을 도나, 달이 지구를 도나 나와 내가 하는 일에는 하등 상관이 없을 것이다' 라는 셜록홈즈 마인드라서,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이나 그냥 인간이 임의로 정한 날짜인데 굳이 송구영신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일 필요있나라는 주의라서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주 비성경적인 생각입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늘의 궁창에 광명체들이 있어 낮과 밤을 나뉘게 하고 그것들로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하라"(창1:14) 카렌다 상에 기록되는 절기(하지, 동지 등은 물론 그해 마지막 날, 새해 첫 날까지) 모두를 하나님이 제정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자연에 부여한 질서로, 특별히 의식주의 기본을 풍성히 마련해 주기 위해서 (바로 앞 1:9-13절 내용이 그러함) 사시를 나누어서 이 땅이 영존하도록 그분께서 관리해주십니다. 인간은 단지 그런 창조의 경륜을 깨달아서 기념하는 날로 정한 것입니다. 인간이 새해 첫날, 그해 마지막 날을 정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해와 달의 운행을 하나님과는 별개로 간주한다면 그래서 내 인생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믿는다면 자칫 진화론자의 생각과 같아집니다. 범사를 하나님 중심으로 분별 이해 판단하는 것이 도덕적 종교적 판단만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일상의 일들 가운데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깊이 묵상하여 깨닫고 범사에 감사하며 오직 그분께 영광을 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신자라면 당연히 그런 절기마다 하나님이 제정하신 뜻에 대해서 감사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부활절, 성탄절은 성자 하나님의 사역을 기념하는 절기라면 송구영신은 창조주 하나님을 기념하는 절기인 셈입니다. 절대로 교회가 헌금 더 받아내려고 교회 행사를 하나 더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물론 한국교회가 그런 불신을 교회 안밖으로 심어준 것은 사실이고 또 절대적으로 목회자들의 잘못입니다만, 신자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돈만 밝히는(?) 잘못된 교회는 신자들 스스로 배척해서 도태시켜야 하는데도, 신자들도 열심히 믿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현란한 꼬임이 더 좋아서 그런 교회에 더 많이 모이니 큰일입니다. (엄밀히 말해 교회도 신자도 아니지만....)
한 해를 질서있게 정리하고 새해를 차분히 준비하는 일은 집에서 신자 혼자서 해도 됩니다. 말하자면 신자로서 지난해도 선하게 지켜주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감사하고 새해에도 주님만의 선하신 뜻과 계획대로 이끌어주실 모든 준비가 되신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소망하는 일은 개인적으로 연말연시의 적당한 때와 장소에서 행해도 됩니다. 그리고 새벽기도와 송구영신예배는 한국교회 특유의 행사인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성경에 없는 행사는 아닙니다. 예수님은 새벽마다 기도하셨고, 구약에도 새해 첫날 절기를 규정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형제님도 한국인입니다. 한국인 특유의 공동체 우선적인 정서에 따라서 성도들 모두가 교회에서 함께 모여서(사실은 한국인 정서와 무관하게 교회를 제정하신 하나님의 뜻임) 하나님께 지난 해에 감사하고 새해를 기대 소망하는 예배를 드리는 것은 아주 선한 일입니다. 세상에선 12시 자정 카운트 다운해서 샴페인을 떠트리며 바로 옆사람과 키스를 나누나(미국식), 또는 술집에서 송년파티를 하지만 그와 대조해서 신자들이 바로 그 시간에 교회에서 찬양 기도하며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입니다. 불신세상에 비해 기독교 신자와 교회가 무엇이 다른지 보여주는 좋은 본도 됩니다.
실제로 제가 유학생 교회를 할 때 미국대학에서 공부하느라 시달린 학생들이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길 원했습니다. 예배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한 학생이 이런 때는 교회라도 가서 지난 해를 회개하고 새해를 소망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왔고 그 이후로 계속 출석하여 신자가 되었습니다. 틀림없이 그는 한국에서 처럼 동해 정동진의 해돋이를 보러 가야겠다는 기분이 들었으나 마땅한 곳이 없어서 교회에 나왔겠지만 하나님의 선하시고도 오묘한 역사였던 것입니다.
물론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면, 건강이나 야근근무 같은 요인, 당연히 빠져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직분을 맡은 자라면 비록 귀찮고 성가시더라도 일년에 한 번 희생하는 것은 그리 부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굳이 싫다면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본인 생각대로 하면 됩니다. 아니면 송구영신을 개인별로 집에서 조용히 하라고 권하는 교회들도 많아졌으니 그런 교회로 옮기시면 됩니다. 그런다고 하나님이 절대 벌하지 않으나 현재 교회에 계속 출석하실 예정이면 평소 찬양대에 있던 형제님이 없는 것을 보시고 섭섭하게 여기실 것은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