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함의 문제 (정신병 환자의 질문)

조회 수 117 추천 수 0 2023.03.03 00:06:28

목사님. 

제 몸에서는 수년째 희안한 증상들이 일어납니다.

저는 이 증상들을 신경쓰지 않으려고

수년간 부단히 애썼습니다.

하지만 뒤죽박죽으로 증상이 계속 생겨나서

온전히 신앙생활 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설명하면 바로 망상인줄 아십니다.

맞습니다. 저 망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증상 때문에 망상이 강화 됐을지언정

이 괴이한 증상들은 진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없어지게 해달라고 기도도 많이 했지만

없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이 증상을 허락하신 이유는

연단이라고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함이라고

다짐하며 살아왔습니다. 

또 저에게 정신병을 허락하신 이유 역시

저와 같이 아픈 사람을 돌보라는 의미에서

주신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증상 때문에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는 것도

힘이 드네요. 한가지만 더 여쭙고 싶습니다.

저는 형편없이 연약합니다.

은혜로울 때는 이런 저로도 만족되고

주님께 감사했는데 세상에 나가는 순간

여지없이 휘청거리는 제 자신이 역겹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참으로 감사한 것이 있다면 

주님께서 선하시다는 것입니다.

 


master

2023.03.03 05:27:14
*.115.238.222

오주님이 진솔하게 상의해주셨으니 저도 솔직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이미 조현병이 많이 진척된 상태로 아주 힘드실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그 병 때문에 교회에 출석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미 증세가 깊어진 후에는 망상 증세가 단순히 기도한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전의 제 권면대로 (잘하고 계시겠지만) 투약, 상담, 운동, 취미 등 전인적인 치료가 더 중요하고 그 치료에 완전히 집중하셔야 합니다. 물론 그런 전인적 치료를 지치지 않고 꾸준히 잘 해나가는 힘을 주시고 또 마음에 평강과 안정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는 계속 하셔야 합니다. 

 

세상에 나가시는 것도 너무 조급하게 여길 필요 없습니다. 사람들과의 일상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아주 힘들 것입니다. 치료가 진척이 된 후에 행하시면 됩니다. 우선 가족과의 관계부터 정상적으로, 형제님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어서 그들과의 속 깊은 대화를 하고 또 사랑으로 섬길 수 있도록 연습해나가야 합니다. 그와 함께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혼자서 꾸준히 완전하게 수행해나가는 훈련도 해야 합니다. 요컨대 인간 관계를 제대로 유지하고 단순한 일이라도 스스로 처리해나갈 수 있을 때 세상에 나가셔야 합니다. 이 또한 중요한 전인적 치료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뒤죽박죽으로 증상이 계속 생겨나서"라고 말씀하셨는데 조현병의 특징입니다. 온갖 생각들이 중구난방으로 튀고 있는데 이런 고민까지 더 보태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당분간 지금의 어려움은 앓고 있는 병의 증세로 전인적 치료로만 나을 수 있다고 심플하게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그리고 아주 어렵겠지만 가능한 생각을 단순하게 먹어야 합니다. 모든 정신질환이 처음에는 한두 가지 어려운 문제에만 강박적으로 깊이 갈등 고민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증상을 있는 그대로 담담히 받아들이시고 전인적 치료에 매진하셔야 합니다. 

 

하나님이 이런 어려움을 겪게 하신 것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자들을 도우라는 뜻인 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아주 선하신 마음이고 하나님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두 가지부터 먼저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질환을 완전히 치료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정신과 질환에 대해서 정확히 배우고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인적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둘째도 그 치료가 거의 완전히 진척된 후에야 가능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고, 또 그런 질환이 생기게 된 근본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으시고, 무엇보다 운동 (가능하다면 육체 노동 하는 것도 좋음)을 힘껏 하도록 노력하시고, 항상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를 하십시오. 신앙적으로 깊이 파고드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므로 당분간은 단순히 주일 예배만 참여하는 정도(혹시 불편하면 빠져도 됨)로 유지하십시오. 세상에 나가기 위해서라도 전인적 치료에 더더욱 전념하셔야 합니다. 

 

오주님 절대 실망하지 마십시오. 형제님의 내면을 치료 상담 운동 기도로 온전히 다스린 후에 같은 고통 가운데 있는 환우들을 도울 수 있는 자리까지 반드시 하나님이 인도해주실 것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오늘도 주님의 도우심으로 잘 이겨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십시오. 저희 가정 예배 때에 형제님을 위해서 매주 기도하고 있습니다. 샬롬!

오주

2023.03.03 06:01:04
*.235.2.121

솔직히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목사님.

저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병을 담담히 받아드리는게 힘드네요.

말씀하신대로 운동 취미 투약 기도등등

치료에만 집중해야겠네요.

근데 우선 공부도 우선 미뤄두는게 좋을까요?

master

2023.03.03 06:10:21
*.115.238.222

모든 것을 다 그만두고 치료만 하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무슨 일이든 형제님이 감당할 수 있다면 열심히 행하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되며 또 감당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무엇이든 하셔도 됩니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정서적으로 불안해지면 안정될 때까지 잠시 쉬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부는 머리를 사용해야 하므로 더 세밀하게 주의하면서 행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행하는 것이 바로 현재의 증세와 현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 됩니다. 

오주

2023.03.03 06:21:24
*.235.2.121

넵..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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