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1장에는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가 있습니다.
특별히 4절에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 우리 죄도 사하여 주시옵고"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실 때에는 우리가 죄인인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 사건을 통하여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씻어주시지 않으셨던가요?
그런데 주기도문에서는 하나님의 용서를 얻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우리가 타인의 죄를 용서할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목사님, 용서에 대하여 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하나님의 무조건적 용서를 받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은혜를 믿어서 구원받을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는 이미 그렇게 신자가 된 사람을 대상으로 기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치신 것입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신자는 여전히 자기를 높이는 죄의 본성이 살아 있어서 수시로 죄를 짓습니다. 신자는 단지 지옥 형벌을 면제 받았을 뿐 죽을 때까지 죄를 짓는 (용서 받은) 죄인인 셈입니다. (불신자는 아직 용서 받지 못한 죄인입니다.)
신자를 포함 모든 인간이 수시로 죄를 짓는데 신자가 다른 이의 죄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받은 무조건적인 용서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귀한지, 또 현재 자신이 여전히 죄의 본성에 져서 수시로 넘어지는 너무나 연약한 존재인지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주님 가르침의 뜻은 죄의 심각성과 십자가 은혜의 소중함을 절감하는 신자라면 남의 죄도 당연히 용서해 주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신자가 다른 이의 죄를 계속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그런 본인의 죄에 대해서 (구원의 취소나 영원한) 심판이 아니라 그 잘못을 깨우치라고 징계는 주십니다.(히12:1-1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