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옷장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눅2:10-12)

오랜만에 방문한 다섯 살 배기 둘째 손녀가 저희 아파트 거실 옷장에다
자기가 그린 그림으로 잔뜩 장식을 해놓고 갔습니다.

처음에는 십자가 셋이 있는 그림에만 시선이 빼앗겼습니다.
목사 손녀답게(?) 주일학교에서 신앙교육을 잘 받았다고 여겼습니다.
며칠이 지나서야 아기 예수 탄생 그림이 두 장이나
함께 붙여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린 손녀에게는 구유에 놓인 아기 예수가 가장 인상 깊었던 모양입니다.

나이 들어 교회 출석하는 자들의 십중팔구는
어려서 주일학교 다녔던 자라고 합니다.
세상 죄로 때 묻기 전의 어린이들 마음에는
구유에 놓인 아기 예수가 인상 깊게 남아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이 아기 예수로 오셔야만 했던 또 다른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손녀의 아기 예수 두 그림에 서로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기 예수 혼자 구유에 누웠는데
다른 하나는 그 곁에 자기가 서있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처음에 예수만 그렸다가
어린 마음에도 아기니까 곁에 함께 있어주어야 한다고 여겼을지 모릅니다.
어쨌든 예수 곁에 반드시 자기가 서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골고다 언덕 십자가는 인류역사를 둘로 나눈 최고 중요한 그림입니다.
구유의 아기 예수는 믿는 자에게 가장 아름다운 그림일 것입니다.  
그 아름다움에 우리의 죄악과 탐욕과 교만의 얼룩이 묻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분 곁을 떠나 혼자서 세상에서 방황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18:3)

서투르고 귀여운 손녀 덕분에
세상에서 최고로 아름다움 그림으로 장식된 저희 옷장도
세상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옷장으로 바뀌었습니다.  

1/13/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