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파마다 다른 교리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지요?

조회 수 2485 추천 수 140 2003.12.12 03:06:53
[질문]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한다고들 하는데 각 교파마다 다른 교리와 다른 해석을 대할 때 곤혹스럽습니다.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지요?

[답변]

교단이 하나라면?

보통 사람들은 당연시 생각하거나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특이한 문제를 질문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좀 특이하게 접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파가 없고 여러 다양한 해석이 없다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정확한 해석, 바른 교리가 생길 것 같습니까?

1517년 마르틴 루터가 베렌베르그 성문 앞에 95개 조항을 써 붙여 종교개혁을 시작할 때까지의 중세시대를 생각해 보십시오. 카토릭 교회라는 하나의 교단뿐이었습니다. 일반 대중은 오도된 교리와 교회의 강제적 전횡에 무작정 끌려 갈 수 밖에 없었으며 십자가 복음의 진리는 들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교단이 하나였기에 생긴 부작용과 폐해 때문이었습니다.

성경적 진리는 분명 하나일진대 당연히 교회도 하나가 되어야 하고 또 역으로 생각해서 교회가 하나라면 성경 진리도 하나로 가르쳐지고 혼동이 안 생길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나도 순진하고 이상적인 생각입니다. 이런 가정이 맞아 떨어지려면 모든 인간이 결점과 죄가 없이 완전무결할 때만 가능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 가정은 인간의 죄성을 전혀 고려에 넣지 않은 관념론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이론적으로는 가장 이상적입니다. 어느 누구도 반발할 수 없는 인류공동체가 달성해야 할 소망이자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실패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간이란 자기 노력한 만큼 돈이 비례로 따라 주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에 그쳤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이루자는 이상보다 물질적 탐욕이 오히려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가 되는 줄 생각 못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 교단에 한 교리라는 이상적 기독교는 인간에게 권력, 재물, 명예에 대한 탐욕이 펄펄 살아 있는 한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조직이 일원화되면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와 상명하달의 조직체계로 인해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향상 될지 모르지만, 그것도 공산주의의 예에서 보듯이 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필연적으로 부패와 정체가 따릅니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절대 부패를 낳기 마련입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나서면 다르지 않겠는가 하는 것도 순진한 생각입니다. 일시적으로 좋아질지 몰라도 본인이 권력에 맛을 들여 부패하거나 주위 사람들이 가만 놓아두지 않습니다. 설령 그 한 사람의 당대에는 좋은 결과를 낳을지 몰라도 반드시 세상은 악인이 또 다시 득세하기 마련입니다. 일원화된 조직이란 항상 권력의 집중화 현상을 동반하고 권력이 있는 곳에는 권력 지향적인 정치 모리배들의 권모술수 게임이 성행하기 마련입니다.  

성경적 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 해석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면 편향된 해석이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리가 권력과 타협되어 경건을 이익의 재료로 쓰게 됩니다. 특정집단이 성경 해석한다는 것이 한 사람이냐 여러 명 합의체로 하느냐는 숫자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인간이 사사로이 특정 목적에 연결 지어 성경을 풀 때는 인간의 죄악과 정욕이 그 해석에 가미되기 마련입니다. 이는 구약의 이스라엘 왕국시대와 중세의 카토릭 교회와 모든 세속의 인류 역사가 증명하는 진실입니다.    

교단은 여럿이어야만 하는가?

교단이 하나여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거나 반대로 여럿인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교단이 하나일 때의 장단점과 여럿일 때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았을 때에 현실적으로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여럿일 때가 오히려 더 낫다는 것 뿐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이 어떤 모습으로 이 문제를 적용하고 실천할지라도 합력해서 선으로 이끄시고 당신의 진리는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교단이 여럿일 때는 성경 해석의 다양성이 일시적인 혼동을 줄지 몰라도 서로 열린 마음으로 대하면 오히려 상호 보완하며 더 완전한 교리로 발전이 가능합니다. 교단이 하나면 일시적 효율성이 있다가 절대적 부패로 흐르지만 여럿이면 일시적 혼란이 있다가 점진적으로 효율성이 나아지는 셈입니다.  

근본적인 원리로 따지자면 하나님의 뜻은 당연히 교회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몸이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입었느니라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엡4:4-6)

그러나 그 하나가 되는 것이 한 성령 안에서 믿음이 하나가 되어 이 땅에 하나님의 왕국을 실현하는데 하나가 되는 것이지 외형적 조직체가 반드시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과 길은 우리가 생각하듯이 일사불란한 하나의 통일체가 되는 것과는 다릅니다.

“거룩하신 아버지여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저희를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저희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저희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저희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요17:11, 21,22)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자들을 위해 기도한 것입니다. 현대의 성도들과 기독교 전체를 위한 기도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강조하신 뜻은 숫자적인 하나가 아니라 하나가 되는 구체적인 방법과 모습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과 하나 되듯이 하나가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제자들끼리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먼저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과 하나 되었을 때에 자동적으로 사랑과 용서의 공동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기를 포도나무로 성도들을 포도송이로 비교했습니다.(요15장) 포도 송이는 따로 하나씩 떨어져 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를 유지하지만 한 나무에 붙어 있으니 그 색깔과 맛에서 동일합니다. 지금 논의 되고 있는 이 문제에 적용하면 각 교단들이 크기와 모양은 달라도 예수님에게 붙어만 있으면 그 맛은 동일하게 하나되는 것이고 포도 송이가 상징하듯이 열매는 더 풍성하게 열리는 것입니다.  

통일된 진리는 불가능한가?

교단이 여럿이면 결과적으로 교리가 여럿이고 신자들에게 혼동을 주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포도송이 비유처럼 비록 외형적 모양과 크기는 달라도 동일한 포도 맛을 유지하듯이 성경의 진리는 하나입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사도신경입니다. 성경 66권에 흐르는 하나님 계시의 핵심을 몇 문장으로 압축해 놓은 것으로 기독교의 핵심 교리입니다. 질문자께서 염려하신 성도들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성령님의 간섭으로 중세 암흑시대 훨씬 이전부터 마련해 놓은 것입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1)        전지전능하신 성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2)        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가 동정녀 탄생으로 성육신하여 이 땅에 오셨다.
3)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
4)        그리고 승천하셔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이 땅을 다스리며 마지막 심판을 위해 재림하실 것이다.
5)        이를 믿는 자는 구원을 얻어 죄가 사해지고 영생을 얻으며 부활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6)        성령이 이 진리를 성도들에게 믿게 하고 또 그 공동체가 서로 섬기며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하도록 간섭하시고 인도하신다.

사도 신경에서 비록 성경에 관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성경에서 이 내용을 추출한 것이므로 당연히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류가 없는 완전한 진리라는  것은 전제가 된 것입니다.

아무리 교단마다 성경 해석이 달라 곤혹스럽다고 할지라도 이 사도신경에서 말하는 진리에 관해선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없습니다. 포도송이가 아무리 모양과 크기가 달라도 동일한 포도 맛을 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교단마다 예를 들어 침례가 맞느냐, 세례가 더 적합한가 혹은 여성 사역자의 안수를 주는 것이 옳으냐 틀렸느냐, 성령의 은사 체험을 말씀 공부보다 더 중요시하느냐 마느냐 하는 등의 문제들은 포도송이가 모양과 크기가 다른 것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또 다르게 비유하자면 사람에겐 손가락이 열이 있는데 열보다 모자라거나 많으면 잘못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도 신경의 진리들 중에 빼서 가르치거나 성경에 없는 것을 더 보태어 가르치면 이단이 됩니다. 반면에 열 손가락이 각각 그 굵기, 길이가 다르듯이 교단마다 더 중요시하는 내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교단이 여럿인 것이 복음 전파에 더 효율적이 되고 교단마다 성경해석이 달라 보여도 하나님이 용납하시는 까닭입니다. 즉 인간들이 각각의 교단을 앞장 세우고 독단적인 판단에서 자기 고집을 피울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천차만별인 인간의 유형별로 적합한 교파가 그 통로로 사용되어 복음 증거가 상승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성령의 은사로 인해 마음이 더 잘 열리는 사람, 말씀 공부로 더 진리에 접근이 용이한 사람, 구제와 섬김을 통해 영혼에 은혜를 받는 사람, 찬양과 기도로 깨어지는 사람 등 온갖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또 개인적인 여건과 형편이 다 다르며 지성, 감성, 의지, 영성의 수준도 차이가 질 수 있습니다. 성령님은 잃어버린 영혼 각 사람에게 하나님의 때와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교단으로 인도하셔서 구원하는 것입니다.  

사도신경이 기독교의 핵심 진리라면 각 교단의 교리는 기독교의 부차적인 진리 내지 핵심 진리의 적용에 관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는 사도신경이 복음의 본질이라면 교단의 진리는 그 복음을 전달하는 수단 내지 통로로 이해하시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히려 더 염려하여야 할 것은 교단이 다양화 되는 것보다 사도신경을 인정하지 않는 교단이 나오는 것입니다. 성경을 정말 성령의 감동으로 읽고 조명한다면 사도신경의 진리를 부인할래야 부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성령의 간섭으로 중생한 자들은 이 진리를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도신경을 인정하지 않으면 성경을 믿지 않는 기독교, 나아가 기독교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않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12:3)

성도들이 교단이 다양한 것에 사실 크게 혼동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성도들도 신학을 공부하셔야 합니다. 단순하게 교단과 교회에서 주입하는 교리만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앵무새처럼 ‘믿습니다. 아멘!’하고 복창해선 안 됩니다. 성령님의 도우심과 감동을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신 후에 말씀을 따지고 분명한 확신 위에 믿음을 세우셔야 합니다. 특별히 사도신경의 단어 하나하나까지 따져서 실제 체험적인 은혜 안에서 자신의 전존재를 걸어 반응하시고 자기 삶과 인생을 그 진리에 완전히 의탁하셔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제 평신도도 철저한 성경공부를 통해 자신의 기독교 신학을 말씀 안에서 정립하여야 할 뿐 아니라 각 교단의 교리도 이 사도신경의 진리에 비추어 판단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3: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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