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다녔덤 교회의 목사님이 설교하실 때 무협소설의 '경지'를 빗대어 자주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들으면서 좀 불편히더라고요.
제가 그 '경지'에 들지 못한자라서 불편한 것이 아니라,
신앙을 마치 게임에서의 '레벨업' 개념으로 설명하는 식이, 제가 알고 느끼던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과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바울을 설명하시면서
바울은 절대고수의 경지에 다달았다.
우리도 신약복음서에서 매맞음과 오래맞음, 수모를 당하는 것을 통해서 인격을 도야하여 그런 것에 초연하게 하나님만 바라보는 경지에 도달해야한다
우리 교인들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초인적 신앙인의 경지에 도달하여 어떤 수모를 당해도 복음전도 역시 하고 이겨나가는 마음의 고수가 되어야한다고
라는 것을 설파하셨습니다
.
그러면서 살짝 자기는 이런 많은 경험을 통해 이러한 고난을 견디면서 그러한 돈이나 명예 등 이미 초탈하였고 바울이 서신서에서 자신을 본받으라고 한 것 같이 자신(목사님)을 본받아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앙 고수의 경지에 도달하도록 기도와 말씀암송과 묵상,실천에 힘쓰자고 촉구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신앙인의 솔직한 고백은 (적어도 저는)
나는 나약한 존재라서 성령이 충만할 때는 하나님과 함께 기쁨을 누리다가도
또 세상일에 휩쓸리고 신앙을 멀리할 때는 힘들다가
죄의 유혹에 넘어지다가도 다시 일어서고, 다음에 또 넘어지더라도 이전보다는 빨리 회복하고...
그런 것들을 반복해나가면서 깎이면서 다듬어가는 것이 신앙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치 게임의 레벨처럼,
내가 한 번 어떤 신앙적 기쁨을 누린다면
(복음이든, 전도이든 성경 일독이든)
일단 거기까지 쌓은 경지는 유지되는 것처럼 말씀하는 것도 이상하고...
마치 신앙의 '레벨 차이'가 있는 것을 강조하셔서 신앙심으로 줄세우려고 하는가 싶은 불편함도 들었습니다. 계단식 성장? 느낌이기도 하고요
정통교리 중에
이런식으로 신앙의 '경지' '단계' '레벨' '고수'
등으로 수직적인 신앙심의 정도를 줄세우는 것을 긍정하는 부분이 있나요?
성탐자님 우선 다른 분의 설교를 제가 다 듣지 않고서 나아가 그분과 평소 교제가 없는 상태에서 함부로 비교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분이 이해하기 쉽게 비유한 것을 두고 교리적으로 판단할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성탐자님의 의견은 당연히 옳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넘어지는 횟수, 빈도, 세기 등이 점점 줄고 또 회복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굳건한 믿음이 되어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르는 성화는 반드시 성장(양적)과 성숙(질적)이 따릅니다. 그렇지 않다면 신자가 성화의 노력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성장과 성숙 끝에 바울처럼 되는 것을 두고 고수의 경지라고 비유 표현할 수 있겠지요.
믿은 후에도 죽을 때까지 죄의 본성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되지 못하는 것과 성화로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을 같은 영역 안에 두고 판단해선 안 됩니다. 계속해서 "나는 어쩔 수 없는 죄인이야. 어떤 선한 일도 할 수 없어!"라고 한탄만 하는 신자를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신다는 뜻입니다. ^^
믿음의 깊음은... 하나님을 얼마나 의지하냐로 알 수 있을듯 합니다 ...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미 하나님은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미리 각 사람마다 다른 믿음의 분량을 주시기로 정해놓으신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