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사님.
그동안 귀한 말씀 정말 감사하게 보고 들으며 신앙생활하고 있는 한 성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제대로 된 복음을 알고 믿게 되었는지 점검을 하는 도중인데 이 과정이 성경적으로 괜찮은지, 올바르게 신앙을 점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기 앞서서 저는 1년 반 정도 전에 처음으로 일방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복음이 갑자기 믿어지게 되었고, 예수님의 사랑과 구원을 뜨겁게 느끼면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로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죄에 끌려다니는 생활이 반복되면서 신앙에 정체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교제하는 형제님의 권유로 복음을 다시 깊이 묵상하게 되었고, 결핍되었던 부분을 느껴서, 깨달은 부분을 정리한 후 한번 이를 바탕으로 삶에 적용하고 점검해보고 있습니다. 특히 감정과 기분에 많이 좌우된다는 형제의 걱정이 있어왔고, 저 자신도 예전에 조울증 등 정신적 문제로 인해 고민이 되어왔던지라 삶을 통해 제 믿음을 면밀히 점검(검증)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럼 제가 이해한 복음의 내용을 조금 간략하게 논리적인 구조만 설명해보겠습니다.
죄라는 것은 인간의 행위로는 감히 사할수도 없는 심각한 것이고 하나님의 거룩한 기준에선 그 어떤 선한 인생을 산 사람도 죄인이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래서 인간이 해결할 수 없기에 하나님 된 죄없으신 예수님이 직접 오셔서 해결하신 것이구요. 그럼 예수님 믿는 사람에게 정죄함이 없을 수 밖에 없고 죄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된 것이구요.
그렇다면, 이제 이를 바탕으로 실제로 제가 삶속에서 적용하고 체험한 점검과정을 말씀드릴게요.
갑자기 저에게 죄의 유혹이 닥친 상황입니다. 저는 지금 마음이 불일듯이 그 죄를 저지르고 싶은 유혹이 몰아치는 중이에요. 그럼 그 상태에서 차분히 생각을 합니다. 일단 지금 상태가 죄의 기로에 놓여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내가 이 행동을 저지르면 죄임을 인식합니다 그런데 이 죄는 사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모든 걸 이루셨으므로, 하나님으로써 인간의 권능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능력으로 죄를 사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사실 제가 이 죄를 저질러도 죄는 죄지만 예수님이 분명히 용서해주실 수 있는 죄입니다. 왜냐면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의(사랑과 용서)가 완전히 드러났으니까요.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저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겠죠
1. 어차피 죄를 저질러도 용서해 주실 것이기 때문에 죄를 저지른다
2. 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저는 이 때 제 마음의 변화를 관찰했는데요. 정말 신기하게 왜인지 모르게 죄를 저지르고 싶지 않더라구요. 다시 말하면 그 행동을 하고 싶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동시에 그 순간 한가지로 보였던 행동이 두가지 양태로 분리되어서 인지가 되더라구요. 첫째는 그 행동을 하는 것 그 자체이고, 둘째는 죄를 저지르는 것이라는 보이지 않는 양태였습니다. 만약 제가 정말 그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면, 예수님으로 인해 하나님이 모든 죄를 사하셨다는 것을 되새긴다는 것이 그 행동을 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겠죠? 하나님의 죄사함과 그 행동이 하고 싶은 것은 아무 관계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을 되새기는 순간 그 행동을 하고 싶지가 않더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뭘까요? 방금까지 제 마음속에서 불일듯이 저를 재촉하던 충동은 제가 그 행동 자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바로 저를 그 행동을 저지르도록 재촉하는 어떤 힘이었다는 것이죠. 즉 성경에서 말하듯이 죄를 저지르도록 미혹하는 사탄(혹은 죄를 저지르고 싶은 마음의 충동) 이라는 것이죠. 저는 지금 제가 체험하고 있는 이 십자가 복음의 권능이 정말 그냥 제 기분탓인건지 아니면 정말 제대로 복음을 알고 믿게 되어서 그 권능과 자유함을 누리고 있는 것인지 한 3일정도 실험하고 있고 앞으로도 실험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큰 문제 없이 그 권능이 실제로 체험되었는데, 이틀째에 한번 죄를 저지른 적이 있었습니다. (죄책에 관련된 부분은 로마서 7장을 비롯해 성경말씀에 따라, 죄를 인식하고 회개는 하되 크게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때의 과정에서 죄를 저지르게 된 상황에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과정처럼 흘러가지는 않았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충동적 죄에 직면한 상황에서 '아 어차피 용서해주시니까 저지르자' 라는 패턴으로는 흘러가지 않았고 그냥 어떻게보면 그 구원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을 잠시 당시에 외면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차피 예수님이 죄를 용서해주시니까 저지르자 라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이건 제가 용납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 이유는 아마 1. 양심의 문제 일수도 있고 2. 죄 자체의 특성상 성경 말씀에 따르면 모순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죄의 본질적 의미는 하나님을 외면하고 거절하는 것인데, 하나님의 의이자 뜻인 십자가 구원을 이용해서 죄를 저지르는 꼴이니까 이것은 정말 참되게 십자가 구원을 받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죠. 말그대로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것이죠.
만약에 죄에 직면했을때 '예수님이 용서해주시니까 죄를 짓자' 라는 결론으로 넘어가게 되면 이건 죄를 짓기 위해 예수님의 십자가 구원을 이용하는 것이니 (1. 참된 복음을 모르거나 2. 알고도 죄를 저지르는 양심에 화인맞은 사람? 성령모독죄? 구원파?) 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정말 신기하게 상술한 일련의 과정이 정말 삶속에서 제 마음이 예수님의 권능 아래 체험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제가 말씀드린 과정이 먼저 머리속에서 정리하거나 생각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제 의지를 조작했다기 보다, 오로지 예수님과 복음에만 의지하며 체험한 부분을 기술한 것이거든요.(저는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삶을 살면서, 이전의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는 복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삶과 느껴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크게
1. 죄에서 자유함을 얻었다는 홀가분함 (설명하기 힘든 강박적, 율법적 두려움이 사라짐)
2. 두려움에서 비롯된 종살이 신앙생활이 아닌, 자유함 속에서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인도하심에서 비롯된 신앙생활
3. 말씀에 대한 갈급함의 증가(성경을 굉장히 많이 읽게 되었음. 자유함 속에서 채워야 할 무언가가 하나님을 알고 싶은 욕구인 기분이 듭니다.)
이 세 가지 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 믿음을 행동으로 보임에 있어서는 좀 더 성경을 읽고 점검하며 신앙 생활을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글은 장황한데 비해서, 이게 단순히 기분탓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정말 복음을 제대로 알게 되어 하나님의 의를 이루며 사는 삶을 시작한 출발에 들어선 것이었으면 좋겠는데, 목사님 생각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다소 부족하고 두서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
목사님께서 충분히 답변을 주셨지만 혹 도움이 될까하여 제 생각도 적어보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나쁜 생각과 나쁜 행동을 죄라고 여깁니다. 양심을 속이는 행위,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일, 이기심과 탐욕, 주체할 수 없는 분노와 반복되는 어리석음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의 기준은 다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떠난 것이 죄이고, 하나님을 떠난 자에게서 나오는 모든 것이 죄이자 악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성경의 선언 사이에는 절대로 건널 수 없는 심연이 가로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죄를 구체적인 생각과 행동에서 찾는 반면 성경은 우리의 존재 자체가 죄이자 악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각이 맞을까요, 성경이 옳을까요?
창조주와 무관해진 피조물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죄입니다. 존재의 근거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우리를 존재하게 하신 창조주의 품으로 돌아가는 길 뿐입니다. 내 기준으로 혹은 집단적 규범으로 불문율처럼 정해놓은 죄의 목록을 멀리하거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죄와 악' 그 자체가 된 나의 존재를 온전히 부인하고 창조주의 품 안에서 새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길 뿐인 것입니다.
양심적이고 선한 생각, 착하고 바른 행동은 좋은 것입니다. 죄를 짓지 않으려는 노력도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런 노력 이전에 죄이자 악이 되어버린 자신을 먼저 바로 알아야 합니다. 악이 아니라 선을 내어놓고 싶은 마음, 죄가 아니라 의를 따르고 싶은 의지와 달리, 사망에 매인 채 악을 행할 수 밖에 없는 나의 곤고하고 비참한 처지에 대해 절감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가난한 마음으로 애통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려 오직 창조주만이 주실 수 있는 긍휼과 은혜를 간구해야 합니다.
창조주와 괴리된 채, 죽기까지 자기를 부인하지 않고는 절대 불가능한 그 분과의 참된 연합을 진실로 소망하지 않으면, 우리의 거짓 믿음은 자칫 죄를 이기고 극복했다는 가짜 기쁨과 거짓 감사, 헛된 평안으로 우리를 끌고 갈지도 모릅니다.
죄인은 우로 가든 좌로 가든 죄인입니다. 천천히 가든 빨리 가든,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죄인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를 존재하게 하신 분만이 우리를 죄에서 의로 바꾸실 수 있을 뿐입니다. 그 진리 앞에 완전히 항복하는 것이 믿음이고 구원입니다. 성령께서 인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형제님
위에 남겨 주신 목사님의 말씀과 더불어 귀하고 소중한 형제님의 말씀 한줄 한줄 읽으며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고 되새겨 보았습니다. 형제님 말씀처럼 우로 가든 좌로 가든, 천천히 가든 빨리 가든,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닦고 다듬는다고 나아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닌 제 존재 자체가 죄인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얻을 영광이나 자랑할 것은 단 하나도 없음을 다시 한번 떠올립니다.
저는 제가 죽을 때까지 죄인임을 잊고, 어쩌면 자꾸만 제 행위나 공로를 통해 제 자신을 의롭게 만들 수 있을 거란 착각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이것이 성경에서 말씀하듯이 저라는 존재 그 자체이며, 죽을 때까지 지속될 육신이고 본성이라는 것이겠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자꾸 저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에게 속아 '얻었다' 하는 상태나 '선줄로 착각하게 되는' 상태를 추구하게 되어버리고 마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과 형제님의 말씀을 통해 다시 한 번 정신을 차려보고, 날마다 성경말씀을 붙들고 의지하여, 하나님을 알아가고 예수님이 하신 일이 무엇인지 알아가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은혜를 헛되이 받아 헛된 것을 세우는 삶이 아닌, 오직 그리스도께 이르는 삶을 살게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하나님의 자녀에 합당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실 것과, 그것을 하나님이 원하신다는 사실을 저는 확신합니다.
귀한 말씀과 기도에 감사드리고 저도 형제님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있기를... 샬롬!
바오밥나무님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하옵고, 처음 주신 질문이 나름 중요한 주제이네요. 형제님이 말씀하신 대로 성경 말씀을 정확히 배워나가며, 그 진리에 따라서 행해야 합니다. 특별히 죄를 다루는 문제는 더더욱 철저히 그래야만 합니다. 우선 로마서 전체를, 특별히 이 주제에 관해 로마서 6-8장을 반복해서 묵상하면서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의 아래 글을 꼭 읽어보시길 바라며 그러면 조금 더 쉽고도 체계적으로 정리될 것입니다. 상기 질문에 제가 세부적으로 답변드리는 것보다 아래의 글을 참조하시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한가지 염려되는 부분이 있는데 죄에서 자유해지는 차원을 굳이 실험을 통해서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성경의 진리를 정확히 깨닫는 것이 우선이며, 또 단순히 깨달은 그대로 순전한 믿음으로 순종하며 살아가면 됩니다. 그러면 성령이 반드시 역사해주시기에, 그 전에 진리의 말씀에 능력이 있기에 죄를 싫어하게 됩니다. 예수 믿은 첫 증거가 죄를 아주 싫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성령님이 죄를 지을 기회와 여건도 막아주시는 것입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함부로 시험해서도 안되고 하나님도 인간을 특별한 이유와 목적 없이 시험에 빠트리지 않습니다. 인간을 시험해서 거짓으로 속여서 죄로 이끄는 것은 사탄과 자기 속에 남은 죄성입니다. 그러니까, 즉 사탄의 거짓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죄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성경의 진리의 말씀에 천착해야 합니다.
예수 믿은 후에 짓는 죄와 구원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