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3장의 숨겨진 의미는?

조회 수 111 추천 수 1 2024.08.26 09:30:57

창세기 23장의 숨겨진 의미는?

 

[질문]

 

성경은 토씨 하나 허투루 쓰이지 않기에 사라의 매장지를 구하는 내용에 창세기 23장 전체를 할애했다면 그 의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헷 족속이 아브라함에게 밝힌 내용으로 봐선 (6절), 아브라함이 이방 족속 사이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서 하나님을 드러내었다는 것은 이해됩니다. 그런데 굴을 사서 매장하기까지 과정이 자세히 기록된 데에는 또 다른 하나님의 영광이나 예수님을 증거하려는 숨겨진 의미가 혹시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신자들이 대체로 별 신경 쓰지 않고 대충 읽고 치우는 기사인데도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으리라 짐작했습니다. 성경을 예사로 대하지 않고 예수님과 연결해서 정확하게 읽으려는 태도가 매우 바람직합니다. 

 

궁금해하신 그대로 성경은 반드시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 죽음의 은혜로 하나님이 인류를 구속하신 역사(God’s Redemption History)라는 맥락으로 접근 해석 적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구속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랍니다. 질문과 직접 연관되는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에 초점을 맞춰서 살펴보겠습니다. 아브라함은 유대인들의 육신의 조상일 뿐 아니라 모든 믿는 자의 조상도 되므로 그 언약만 잘 살펴도 구약 성경은 물론 신약 성경도 온전히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상의 도성 갈대아 우르에서 그를 불러내어 당신께서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하면서, 그러면 그와 그의 후손에게 큰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었습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12:2.3) 

 

따라서 아브라함 이후의 이스라엘의 모든 역사는 하나님이 이 언약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창세기 12장 이후의 모든 성경 기사도 이 약속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성취되어 가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창세기 23장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매장에 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아브라함의 무덤에 관한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과 맺은 언약의 내용을 간단히 축약하면 다섯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1) 그와 그의 후손에게 가나안 땅을 주겠다, 2) 후손으로 큰 민족을 이루도록 해주겠다, 3) 아브라함의 이름을 창대하게 해주겠다, 4) 아브라함과 그 후손은 다른 민족에게 복을 나눠주는 통로가 될 것이다, 5) 땅의 모든 족속이 아브라함으로 인해 복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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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겨우 묘지로 쓸만한 굴 하나이지만 아브라함이 대금을 치르고 구매한 법적으로 자기 명의가 된 최초이자 유일한 땅입니다. 만약 아브라함이 죽을 때까지 땅을 한 평도 얻지 못했거나, 그의 아들 이삭이 무덤을 샀다면 하나님의 약속이 아브라함에게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가나안은 그의 후손에게도 하나님이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되므로 겨우 무덤 하나였어도, 그의 후손이 언젠가 반드시 그 땅을 차지하게 된다는 확실한 증표였습니다. 상기에서 말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 다섯 중에 1)의 성취가 시작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창세기 12:2-3의 언약을 나중에 조금더 구체적으로 계시해 주었습니다. 그의 후손이 이방 땅에서 종이 되어서 그곳 족속을 섬기다가 사백 년 만에 그 땅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창15:13-16) 출애굽 후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결국은 여호수아의 지휘 아래 그 약속의 땅을 정복함으로써 1)의 약속은 완전히 성취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은 조상의 무덤에 함께 묻혀야만 하나님께 인정받은 복된 인생을 살았다는 증거로 여겼습니다. 아브라함의 그 무덤은 애굽에서 창성해진 후손들이 반드시 돌아가야 할 고향이자 영적인 종착지로서 자리매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야곱과(창49:29-33), 요셉은(출13:19) 자기들 할아버지인 아브라함의 무덤에 함께 묻히기를 원했고 후손들이 그렇게 장례 치러 주었습니다. 상기 2)의 후손이 창성해진다는 약속은, 23장의 무덤 매매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70여 명에 불과했던 야곱의 후손들이 애굽에서 노예로 고통을 겪었어도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와 보호로 이백만까지 번성케 됨으로써 성취되었습니다. 

 

상기 3)의 약속도 아브라함이 막벨라 굴을 헷 족속과 매매하는 과정에서 실현되었음을 6절 말씀이 입증합니다. “내 주여 들으소서 당신은 우리 가운데 있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이시니 우리 묘실 중에서 좋은 것을 택하여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우리 중에서 자기 묘실에 당신의 죽은 자 장사함을 금할 자가 없으리이다.” 헷 족속이 아브라함더러 마음에 드는 어떤 땅이든지 공짜로 취하라고 했는데, 질문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아브라함이 이방 족속 사이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들 사이에 아브라함의 인품, 행동, 믿음이 이미 존경받고 있었기에 그를 모르는 자가 없을 정도로 그의 이름은 창대해진 것입니다. 

 

나아가 그들은 아브라함을 두고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라고 했습니다. 그들이 여호와 신앙을 가질 정도까지는 아니었을지라도, 최소한 아브라함이 믿는 신의 우월성 내지는 차별성은 인정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그 언약에서(창12:3) 아브라함 본인을 직접 축복하지 않았고, 그를 축복하는 자들을 축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방인들이 지금 막벨라 굴을 무상으로 가지라고 할 정도로 아브라함을 먼저 축복해 주었습니다. 

 

결국은 정식 매매로 그 땅을 팔았지만 어쨌든 하나님의 거룩한 역사에 그들도 간접적으로 참여한 셈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그 사람들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을 것입니다. 현실적 축복이 없었어도 여호와라는 아브라함의 하나님과 그 신을 믿고 따르는 그의 거룩한 삶이 자기들과 달리 신령하고 거룩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만도 그들에겐 큰 축복입니다. 상기 4)의 약속도 일부분 성취되었다고 창세기 23:6절은 증언하는 셈입니다. 

 

마지막 5)의 약속은 아브라함의 먼 후손에 관한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살아 있는 동안에 땅의 모든 족속에게 하나님이 복을 베풀지 않았고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이는 그의 후손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약속입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 중에, 유다 지파의 다윗 가문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서 죄로 타락한 인류(땅의 모든 족속)를 구원할 것이라는 약속이었습니다.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한 대로 막벨라 굴은 애굽에 있던 후손들의 정신적 고향이 되었고, 특별히 열두 지파의 아버지인 야곱이 그곳에 묻혔습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을 하나님이 보호 인도하여 반드시 예수님도 택한 족속에게 약속아신 땅에 완전한 인간으로 오실 것이라는 증표였습니다. 노예로 살던 애굽에서 구출해 이스라엘 나라를 건설한 히브리 민족의 영웅인 모세는 쓸쓸히 광야에서 죽었고 무덤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성경 기사와 대조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창세기 23장은 사실상 아브라함의 무덤에 관한 기사입니다. 특별히 아브라함의 후손에서 또 유대 땅 나사렛에서 예수님이 태어나시도록 그의 선조 이스라엘을 어떤 일이 있어도 가나안 땅에서 보존하신다는 뜻을 드러낸 것입니다. 요컨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재확인하고 실제로 조금씩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 주제입니다. 

 

물론 본문이 말하는바 그대로의 뜻을 절대 무시해선 안 됩니다. 아내 사라의 무덤을 남편 아브라함이 정당한 방식으로 마련해 주었습니다. 사라는 여러 곡절 끝에 하나님의 약속의 씨인 이삭을 믿음으로 낳았습니다. 이삭은 인류 구속을 담당할 예수님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녀의 이름을 ‘사래’(한 어머니)에서 ‘사라’(열국의 어미)로 바꾸라고 명했습니다.(창17:15-16) 

 

아브라함만 땅의 모든 족속에게 복을 주는 자가 아니라, 사라 또한 그 하나님의 역사에 동일한 주역이라는 뜻입니다. 부부 둘이 힘을 합쳐서 헌신하지 않으면 그 언약이 실현되지 못합니다. 사라는 아브라함과 맺은 하나님 언약의 일차 수혜자인 동시에 그 언약을 성취할 동역자였습니다. 사라는 사백 년 후 그녀의 후손들이 창대하게 되어서 가나안 땅을 차지하고서 아브라함과 맺은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이뤄나갈 민족의 여자 선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도 반드시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 묻혀야만 했습니다. 

 

하나님은 출애굽한 후 시내 산에서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당신의 택한 백성 이스라엘에게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가시화해 줍니다. 모세를 통해서 그들로 모든 민족의 복의 근원이 되게끔 제사장 나라의 언약을 맺었고(출19:1-6),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그 소명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규범으로 율법을 수여해 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유대인의 조상일 뿐 아니라 모든 믿는 자의 조상이므로 오늘날 우리도 그의 언약에 동참한 것입니다. 우리 또한 아브라함처럼 우리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제사상 나라의 소명을 다해야 합니다. 바울처럼 자신의 형편이 어떠하든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증거하는 충성된 그분의 일꾼으로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8/26/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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