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2 봄이 오고 있습니다.

조회 수 111 추천 수 0 2024.02.17 07: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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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안녕하세요? 안부인사 드립니다. ㅎㅎ

한국은 날씨가 따뜻해져서 낮에는 덥기까지 하네요.

화질이 안 좋지만, 한강에는 벚꽃망울도 생겼습니다.

 

저희 가정도 요즘엔 안정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송구영신때부터 지금까지 어쩔 수 없는 가족모임 1회를 제외하곤

주일성수를 모두 지켰습니다. 

 

출퇴근하다 보았던 집근처 (감리교)교회를 나가고 있는데 참 좋습니다.

한 다섯번 정도 나갔을때 남편이 먼저 등록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작년만해도 분노하고 다시는 교회 안간다던 남편이었는데,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제가 선뜻 내키지 않아서 아직 등록을 안했는데요. 

교회 문제가 아니라, 제가 공동체 생활을 원치 않아서 입니다.

 

이런 상담을 수백번 하셨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예배는 나가고 싶은데 교회 모임은 생각만 해도 힘들어요.

 

제가 좋게 포장하면 내향적이고, 솔직히 말하면 이기적이에요.

하지만 맏이로 자랐고, 성실한편인데다 눈치는 아주 빨라서 어떤 조직이던 궂은 일을 잘 챙기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제가 이런줄 몰라요.

 

내향적이면 사회성 없다고 생각할까봐 전혀 티 안냅니다. 그래서 대학생땐 과대표 하라고해서 했고, 회사에서도 총무 시키면 군말없이 했었는데 위경련와서 응급실 갈뻔한적도 있어요. 스트레스 때문에.

 

인스타, 페북, 카톡... 그 어떤 것도 안해요. 기빨려서...

어릴 때도 학교 다녀오면 힘들어서 교복 안갈아입고 현관문에서 쉬었어요.

지금도 친구가 만나자고 카톡이 왔는데, 카톡 탈퇴하고 무인도 가고 싶어요.

 

이런 제 특성이 기질인걸까, 죄(이기심)일까 늘 고민하지만

저는 죄라고 생각해요. 사랑하고는 관계가 머니까요.

성화되지 않은거라고 생각하고 아마 제 평생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죄겠죠.

 

남편이 마음을 돌이켜 교회 등록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가 등록하고 싶은 이유는 / 우리가 둘이서만 사랑하면 안돼며 흘려보내야 하기 때문이고, 건강하고 좋은 교회 같아서 제가 사랑과 양육을 받았으면 한다네요. 

 

교회 등록하지 않고 예배만 왔다가 가는 생활에 익숙해지기 전에 빨리 결단해야 하는데 도망가고 싶어요. 

 

따끔하게 혼나려고 작성했습니다.


master

2024.02.17 09: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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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서서히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음 주에 한 번쯤 더 겨울 장마 비가 오고 나면 본격적으로 따뜻해지고 꽃들이 만개할 것입니다.

 

저로선 자매님을 따끔하게 혼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저도 혈액형은 트리플 A에 요즘 MBTI로 따지면 지독한 '아이'이므로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처음 교회 출석했을 때에 집사람이 제 몰래 등록했는데, 저는 등록하면 바로 구역예배에 참석해야 하는 줄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등록 후 일년 넘게 매주 연락이 와도 구역 예배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자매님 일단 남편의 등록을 말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마음 새롭게 먹고 신앙생활 열심히 하려는데 처음부터 아내가 재를 뿌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선 남편만 등록하라고 하십시오. 자매님은 몸이 불편하다고 거짓말 할 수는 없고, 너무 아이 성향이라 당분간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솔직히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 후에 교회 안에 돌아갈 모든 상황은 쉽게 추측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서 혼자서라도 신앙생활 잘하면 됩니다. 이웃 사랑과 복음 전파는 자매님 만의 다른 방식으로 하면 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자매님 성격에 아무래도 그렇게 뻔뻔하게(?) 넘아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다른 선택은 남편도 등록하지 않고 계속 예배만 참석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말들이 많을 것입니다.(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절대 잘못이 아닙니다. 대부분이 자매님을 사랑하고 염려해서 하는 말들입니다.)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함께 등록해서 자매님이 스스로 훈련 적응하는 것입니다. 어느 방안이 되었든 자매님이 스스로 판단해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쪽을 택하시고 남편과도 합의 내지 양해를 구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제 경우는 교회 출석 후 상당기간은 찬양이나 기도를 소리 내서 하는 것도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경상도 부산 남자들이 어색하고 쑥스러운 행위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쓸데없는 체면 의식과 똥고집도 작용했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이런 식이라면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예배드린다고 말할 수 없고 하나님도 그런 저를 한심하게 여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자 화들짝 정신이 들었고, 그 후로는 두 손 높이 들고 박수치며 큰소리로 찬양하고 통성기도에 목청껏 참여했습니다.  물론 구역예배 참석과 주일학교 봉사도 바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와 능력주심으로 주의 종의 자리에까지 이르렀는데, 저희 이전 교인들이 제 혈액형을 A가 아니라 O라고 짐작할 정도로 교회 일에만은 적극적 능동적 선도적이 되었습니다. 

 

프리지아

2024.02.18 05: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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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정성어린 답변에 감사합니다. 너무 훌륭하셔서 처음부터 신학코스(?)를 하신 줄 알았어요. 1년이나 구역예배를 재끼셨다니(?) ㅎㅎ 넘 재밌습니다.

 

목사님이 마음을 바꾸신 덕분에 제가 이 홈페이지에 있을 수 있는거네요. 

 

눈질끈 감고 함께 등록하여 열심히 훈련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목사님의 글을 보니 제가 바뀌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아무 열매도 맺지 않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작년 연말 교회에 대한 고민을 목사님께 상담받은건 제가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입니다. 

저희 가정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었는데 조언해주신데로 하니 다 좋아졌어요. 살려주신거나 다름 없어요.

진심을 담아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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