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에서 여기 동역자 분들 뿐만 아니라
제 동역자분들에게도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상담해준 동역자분들은 모두 동일하게 '교회를 옮기라' 라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시골에서 혼자 청년부 없이 3년 동안 사역하다보니 제 스스로가 교제를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교제에 대해 갈급해 있고, 제법 규모가 있는 교회에 가서 청년들 사이에서 감을 먼저 회복해야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스데반과 같이 저 같은 상황에서 인내하고 참아야하는 것은 제 신앙이 훨씬 성숙한 뒤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하면서 지금의 저는 더 성장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저를 위해서도 교회를 위해서도 떠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보려는데
'교회어디가' 라는 사이트에 글을 올리긴 했는데 딱히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도 없고... 제가 가는 지역도 지방 중에서도 이제 막 성장하던 곳이라서 추천이나 이런 글도 없더라고요.
혹시 이런 부분에서 조언해주실 분 있나요?
저는 칼빈주의자이며 튤립교리를 신봉합니다.
그리고 이 사이트의 박목사님의 신앙노선과 거의 유사합니다. 장로교 중에 가면 되는거 같기는 한데 장로교도 종류가 많아서....
그리고 교제를 위해서 제법 규모가 있는 교회로 가고싶습니다.
제가 원하는 교회로 가고 싶은 것도 원해도 되는 거겠죠?
오랜만에 왔는데 그간 고민이 많으셨군요. 연말연초 교회 이동에 대한 고민은 살다가 한번쯤은 경험하는 숙명 같습니다... 저도 다니던 교회를 떠나기로 결정하고 새로운 교회를 찾아야해서 남일 같지 않네요.
같은 청년으로써 떠나기로 결정하신건 잘하신 것 같습니다.
이동 가능한 지역의 범위 내에서 목록을 추려보고, 탐방해 보세요.
물론 이단이 아닌지 잘 분별해야 하겠지만 탐닉자님 정도의 식견이면 그정도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 하네요. (그래도 조심하세용 이단은 진짜 교묘하니까...)
저는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검색해서 지역교회 찾아보기도 했는데,
당근도 좋고, 페이스북, 인스타 키워드 검색 등등 활용해서 목록을 추려 교회들 탐방해보세요~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은혜도 있으니...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새로운 곳에 나가보는게 힘둘어요. 인터넷으로는 다 알 수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보셔요. 작은 교회야 누가 오면 눈에 띄지만 사실 중형교회만 되어도 방문객이 오는건 흔하니까요.
작은 교회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큰 교회들만 몸집이 커지는 한국 교회 상황이 씁쓸하지만... 작은 교회의 청년인 경우 정서적 갈망이 채워지기가 쉽지 않아서 ㅜㅜ 어렵네요. 모쪼록 마음 맞는 교회를 찾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두 내년에는 교회와 신앙이 가장 큰 숙제랍니다 ㅋㅋ 너무 염세적인지 몰라두 사람 모이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맘으로 찾아보려구요...
스물셋이 되던 해에 신학노선이 일치하지 않는 목사님이 교회로 청빙되어 그분의 목회 아래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삶에서 하나님의 주권이 강력하게 역사하심을 느낀 저는 칼빈주의에 가까운 신앙을 가졌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알미니안 신앙을 가진 목사님 밑에서 신앙생활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유학생이었던 저는 그곳에 한인교회라곤 당시 다니던 교회와 감리교회 밖에 없었지만, 주변 분들과 상담한 후에 다른 교회를 가서 열심히 섬기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담임목사님께도 말씀 드리고 그 교회를 나와 현지에 있는 장로교회를 다녔습니다.
문화적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지 장로교회는 한국 교회처럼 모르는 사람을 마냥 환영해주는 느낌보단, 알아서 밥 떠먹는 느낌이 있어서 그곳의 청년들과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귀찮아서 한두번 예배를 빠지고, 제가 계획했던 일들이 뜻대로 되지 않아 나몰라라 하며 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은 제가 말입니다... 약 2년이 지나고 하나님은 다시 저를 부르셔서 제 믿음을 회복시키시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하면서 살고 있어요.
다만 지난 날들이 후회가 되는 점은, 전 분명 옮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옮겼고, 지금 생각해도 그것이 올바른 행동이었기도 하지만, 그 이후의 제 태도는 대단히 잘못 되었었다는 점입니다. 그 전의 저로서는, 지금도, 상상할 수도 없지만, 새로 간 교회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예배를 빼먹고 말씀도 안 보고 하나님과 무관한 삶을 살았고, 그 시간들을 되돌릴 수 없다는게 참 후회됩니다. 물론 하나님은 다시 저를 제 자리에 앉혀주셨지만요...
그러니 어떤 선택을 하시든, 꼭 저처럼 하지 마시고, 지금 다니시는 곳에 남아있으시든, 다른곳을 가시든, 흔들리지 말고 건강한 공동체안에서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잘 활용하시고 섬기시고, 무럭무럭 성장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