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암 구장에서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이 5/31 개최되면서 미국을 제외한 전 지구촌이 축구의 열기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거기다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세계 랭킹 46위의 세네갈이 개막전에서 세계 1위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대파란을 일으킴으로써 붙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역대 월드컵의 개막전에서 전대회 우승팀이 항상 고전을 겪는다는 징크스가 이번에도 실현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LA Times가 흥미 있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아프리카 출전 4개국(나이지리아, 세네갈, 카메룬, 남아공)은 공식 스탭으로 주술사를 이번에도 대동했는데 프랑스가 약체 세네갈에 진 것이 그 주술사의 위력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시합 전에 운동장 곳곳에 부적을 숨겨두고 심지어 골대의 기둥에다 주술에 쓰는 기름을 발라 상대의 슛이 빗나가도록 주문을 건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슛이 두 번이나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것도 그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교회끼리 모여 교제와 단합을 위해 축구대회를 가질 때에 각 교회마다 자기 팀이 우승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그럼 하나님은 어느 팀을 우승하게 할 것인가? 기도를 진정으로 뜨겁게 하고 평소 때 주님을 위해 전도와 구제 사역을 많이 한 교회를 이기게 할 것인가? 아니다. 평소 때 축구 연습을 많이 한 팀을 이기게 한다. 더 정확하게는 그런 승부를 위한 기도와 하나님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 교제와 단합을 위해 모였으면 그것을 위해 기도해야지 왜 우승을 위해 기도하는가? 자기 교회가 우승해야만 단합이 잘 된다는 것은 무슨 억지 논리인가?
월드컵의 개최 명분은 축구를 통한 세계 인류의 화합이다. 그런데 승리만을 목표로 하면 과연 화합이 이뤄지겠는가? 얼마 전에 끝난 동계 올림픽에서 오노의 도적 우승으로 미국과 한국이 원수로 바뀌지 않았는가? 주님이 인간사를 다루시는 원리는 개막전의 징크스나, 무당의 주술로 갈리는 승부나, 한국의 16강 진출과도 전혀 무관하다. 비록 인간이 인종과 민족으로 나눠지게 된 것이 바벨탑의 교만 때문이었지만 그런 가운데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은 있다. 그럴수록 인간끼리 피부색과 말과 문화에 관계 없이 더욱 사랑하고 섬기라는 것이다. 또 그래야만 진정한 사랑이지 자기 민족만 사랑하는 것은 천성적으로 누구나 하는 본성이지 사랑이 아니다. 신자마저 월드컵을 관전하며 징크스나 운수를 믿거나 또 우리 팀만 승리하게 해달라는 헛된 기도를 하여 오히려 화합을 해치지나 않을는지?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거하게 하시고 저희의 년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하셨으니”(행17:26)
6/2/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