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퓨(Pew) 리서치 센터가 지난 달에 발표한 44개국의 신앙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민 4명중 1명이 신앙생활이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4명중 1명(25%)이라니까 상당히 높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프랑스(11%), 일본(12%), 독일(21%)보다는 높지만 이탈리아(27%), 영국(33%)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에 기독교인들만 해도 전체 국민의 ¼정도 된다고 한 적이 엊그제 같은데 불교나 다른 종교인들이 포함되면 이 수치는 월등 높아야 했다. 오히려 종교인들이 심지어 기독교인들조차 자기들의 신앙을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떠났거나, 건성으로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거나, 교회가 신자를 제대로 양육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 중에 신앙의 중요성이 매우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원래부터 우상의 천국인 일본은 제쳐두자. 한국의 경우는 이전에 먹기 살기 힘들 때는 절대자를 찾았다가 이제 좀 먹고 살만 해지니까 신앙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교회의 부흥이 장독대에 새벽마다 정한수를 떠다 놓고 비는 식에 크게 의존했었는데 이제 그 방식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이해 못할 것은 부자 나라 미국은 국민의 과반수인 59%가 신앙의 중요성을 인정한 반면 최빈국 베트남은 24%밖에 되지 않았다. 이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신앙이 단순히 현실적인 빵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신앙을 가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이땅에선 아무리 재미 있고 신나는 일을 하더라도 인간 심령에 근본적인 기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빵만으로는 절대 채워질 수 없는 근원적인 굶주림과 목마름이다.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암8:11)” 마찬가지로 교회에서도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가 실종되기 시작하면 함께 기갈이 들게 마련이다. 세상에서 생긴 굶주림은 세상에서는 절대 채울 수 없다. 주님의 십자가에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만이 우리를 더 이상 주리거나 갈하지 않게 할 수 있다. 세상 밖 즉 하늘에서 오는 사랑이 없으면 인간이나 교회는 언제 어디서나 주리고 목마를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기업을 잇게 하시나니” (벧전2:3,4)
1/5/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