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논쟁

조회 수 1325 추천 수 115 2003.07.08 19:29:03
운영자 *.63.55.176
로마 교황청은 지난 3일 세계적 베스트 셀러인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린이들이 선과 악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해석을 내렸다. 최근 해리 포터를 비롯한 어린이 서적들이 지나치게 마법과 주술을 부추긴다는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비난에 대해 바티칸의 피터 플리우트 신부는 “요정, 마술, 천사 등이 어린이들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면서 “반 기독교 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카토릭이 기독교인가를 따지는 복잡한 논쟁은 제쳐두고 마술과 주문이 반 기독교적이 아니라는 말은 잘못이다. 물론 아이들의 상상 속에는 요정, 마법 등이 존재하고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 슈퍼맨이 되거나 무슨 소원이든 들어 주는 아리바바의 거인 하인을 곁에 두고 싶어 한다. 그런 상상 자체는 절대 잘못이 아니다. 또 요정이 악한 세력을 물리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 주어 아이들에게 권선징악의 원리를 가르쳐 주는 것도 장려해야 한다.

문제는 권선징악의 수단으로 마법과 주문이 동원되었다는 데 있다. 목적이 정당하다고 수단이 나빠도 되는 법은 없으며 잘못된 수단은 정당한 목적마저 무효로 만든다. 지금 한국에서 대북 불법 송금이 문제가 되는 까닭이 아무리 남북 화해와 평화 유지라는 선한 목적이었다 할지라도 국민의 혈세와 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통치자가 탈법적 수단으로 전용할 수 없기 때문이지 않는가? 예수님이 열 두 영도 더 되는 천군천사를 동원할 수 있었지만 십자가로 간 이유는 오직 그 수단만이 인류 구원의 목적을 정당화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법과 주술은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으면 캔이 떨어지듯 정해진 형식을 따라 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악인이 해도 된다. 예수의 제자들이 귀신 들린 자를 고치지 못한 이유가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틀림 없이 기도했을 것이다. 스승 예수가 하는 겉 모습만 보고 기도도 귀신 들린 자를 진심으로 불쌍히 여기며 하지 않고 능력만 동원하려고 주문 외우듯 따라 했기에 실패했다. 주문으로 귀신이 쫓겨 나가지 않은 것은 주문 자체가 사단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권선징악은 주문과 마법으로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세상만사를 주관하는 하나님을 기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다. 하나님은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에만 움직인다. 기독교가 아이들에게 권할 것은 주문이 아니라 바로 그 마음이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전13;13)

2/9/200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99 단군 상보다 마음 속 우상부터 철거하라 운영자 2004-02-15 1312
198 참외값을 따진 여인 운영자 2003-06-26 1319
197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운영자 2003-10-11 1321
196 인간은 어떤 동물인가? 운영자 2003-07-08 1322
» 해리 포터 논쟁 운영자 2003-07-08 1325
194 지도자 동지의 식탁 운영자 2003-07-08 1328
193 연주중에 박수치는 몰상식 운영자 2003-06-26 1335
192 목사와 변호사의 공통점 운영자 2003-11-02 1335
191 신자에겐 인권은커녕 양심도 없다. [2] 운영자 2009-04-02 1337
190 은하수로 춤을 추러 가자 [1] 운영자 2004-08-30 1342
189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들 운영자 2003-08-18 1343
188 가만 있으면 2등은 한다 운영자 2003-10-05 1345
187 망해가는 맥도날드 운영자 2003-07-08 1365
186 우주에서 지구를 보라 운영자 2003-10-26 1371
185 보수 꼴통(?)의 우두머리 운영자 2003-11-08 1380
184 무엇인가에 홀린 여자 운영자 2003-06-27 1383
183 Schiavo의 안락사 논쟁을 보면서 [1] 운영자 2005-03-24 1385
182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와지려면? 운영자 2004-05-15 1386
181 참새와 사자 운영자 2003-07-08 1402
180 토끼야 돌아 오라! 운영자 2003-06-24 1406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