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 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목불인견(目不忍見)의 해프닝이 일어났다. 벌건 대낮에 나이가 지긋이 든 두 분 목사님께서 완전히 벌거벗고 트럭의 짐칸에 올라 서서 국회 주변을 돌며 고성능 마이크로 한국의 정치, 종교, 사회가 전적으로 부패해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꼭 시선을 끌어 경고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 아마 본인들로선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사명감에 불타서 그렇게 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성경에 이사야 선지자가 하나님의 계시대로 3년간 벗은 몸과 벗은 발로 행하여 볼기까지 드러내며 예언을 한 기록이 있다. 부패하고 교만했던 애굽과 구스가 하나님이 징벌의 수단으로 일으킨 앗수르에게 망하게 될 것을 포로가 벌거벗긴 채 잡혀가는 모습을 상징으로 보여준 행동이었다. 아마도 이 기록에 의거하여 한국도 그 부패한 죄악상으로 인해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곧 수치스런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님이 한국에 내리는 징벌이 금년 2월 20일 오후 6시 북괴 김정일이 남침하여 남한이 완전히 망한다고 예언한 것이다. 벌거벗기까지 한 충정은 이해하나 하나님의 징벌을 때와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으니 그 선한 의도가 완전히 가려져버렸다. 이사야가 3년간이나 벌거벗은 것은 정확한 징벌의 때와 방법까지는 계시 받지 못했다는 증거다. 가뜩이나 한국에서 기독교가 일반인들의 신망을 잃어가는 판에 또 이런 희극이 벌어졌으니 기독교의 하나님이 더 조롱을 당할 판이다. 예수님조차 때와 기한은 하나님의 권한 하에 두셨다.
그렇지만 한국의 어느 누구도 그 해프닝을 우습게 여길 자격이 없을 것 같다. 지난 주 한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상당수 주부가 인터넷 채팅 중독에 걸려 있고 100명중 81명이 채팅을 통해 남편 아닌 이성을 만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 성인 채팅사이트 회원이 1,820만 명(13-55세 전체 성인의 과반수)이나 되고 무려 만개가 넘는 채팅사이트가 있다고 한다. 채팅을 통해 전국민의 불륜이 성행하고 또 그것이 죄로 취급되지 않고 심지어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바보로 취급되는 세상이 되었다. 전국민이 아무데서나 벌거벗은 지 오래 되었는데 누가 누구더러 벌거벗었다고 웃을 수 있겠는가? 또 벌거벗지 않고서야 어찌 이 죄악상을 제대로 고발할 수 있겠는가?
“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계3:18)
2/16/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