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한국의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절반이 이민 가서 살고 싶다고 한다. 또 만약 전쟁이 나면 30%가 할 수만 있으면 외국으로 도 주하겠다고 했다. 독립해야 할 20대 중반이 넘었는데도 부모에게 얹혀 사는 ‘캥거루족’과 팝송 “Don’t worry. Be happy.”의 앞 글자만 따서 아무 대책 없이 무조건 소비부터 하고 보는 ‘돈비족’도 아주 많다고 한다. 심지어 카드 빚에 쪼들리다 못해 자기 자식마저 고아원에 갖다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며칠 전 한 인터넷 신문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어느 나라 국민으로 살고 싶은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13.3%로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 서유럽국가(21.9%), 호주(15.7%), 캐나다(14.6%), 일본(6.7%)의 순서였다. 그런데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대답한 사람은 22.9%에 불과 했다. 이민 가고 싶은 사람이 절반이면 남아 살겠다는 사람도 절반은 되어야 함에도 그보다 훨씬 낮다. 물론 한국은 이미 살아 봤으니 다른 나라에서도 태어나고 싶다는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
이민 와 사는 우리에게 이 질문을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국과 미국 중에 어디가 많을까? 아무리 한번 살아 본 나라라도 그 땅에서의 삶에 완전히 만족한다면 구태여 다른 나라에 태어나고 싶을 이유는 없다. 그래도 이 질문에 미국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이민 생활은 성공한 셈이다. 최소한 100%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국보다는 이곳 생활에 그런 대로 보람을 찾고 재미를 부쳤다는 뜻일 것이다. 최선(最善)이 힘들면 당연히 차선(次善)이 그 다음의 성공이다.
그러나 한국을 떠나 어느 나라로 이민가도 언어, 문화, 관습이 달라서 사정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 없다. 또 신자에게는 이런 조사를 할 필요도 없다. 죽은 후 눈을 뜨면 더 이상 이민 갈 필요가 없는 천국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시 태어날 수도 없지만 어디로 환생할까 하는 염려는 더 부질 없는 짓이다. 나아가 신자만이 이땅에서부터 최고의 나라를 선택해 최선의 삶을 살 수 있는 자다. 천국을 이곳으로 미리 끌고 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품 안에서 믿음으로 산다면 어디 가나 바로 그곳이 천국이다. 그런데 그 일은 아무래도 나라를 이미 한 번 바꿔 본 경험이 있는 이민자가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민자가 그 성공 여부를 점검할 기준은 믿음이며 만약 그것이 자랐다면 그것 이상 크게 성공한 이민은 따로 없다.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눅17:20,21)
7/6/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