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unami 유감(有感) 1- 지구의 종말?

조회 수 1717 추천 수 299 2004.12.31 21:49:40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근처에서 일어난 해저 지진이 동남 아시아와 인도양 연안 국가에 일으킨 거대한 해일(Tsunami)의 피해가 상상외로 너무나 크다. 직접적 피해로 인한 사망자 수가 벌써 근 12만 명에 육박하고 앞으로도 부상과 전염병 같은 후유증으로 틀림 없이 그 몇 배의 희생자가 더 날 것이다. 심지어 지진이 난 근처 섬들의 위치와 높이가 조금씩 달라졌을 뿐 아니라 지구 자체의 자전축에도 이상이 생겨 자전 주기가 아주 미세하나마 빨라졌다는 보도조차 나오는 판이다. 함께 TV뉴스를 보고 있던 아들이 아시아 판 911이라고 하는 말에 공감이 갔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불시에 들이닥쳐 꼼짝 못하고 당하기만 했던 그 피해의 성격과 규모로 따져선 그렇다.

흔히 텔레비전은 바보 상자라고 비방한다. 극단적인 신자들은 세상의 온갖 추악한 향락 문화를 배급해 사람들을 영적으로 타락시키는 사탄의 도구라고 까지 말한다. 그러나 TV로 이일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지구의 종말을 부르는 대 재앙의 시작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화면에 비춰진 엄청난 자연의 위력 앞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바로 눈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팔다리가 잘려 나가며 파도에 휩쓸려 가는 것을 뻔히 보고도 속수 무책인 모습을 볼 때에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고 무능한 존재임을 깨닫지 못한 자 또한 없었을 것이다. 인간 영화의 상징이었던 뉴욕 쌍둥이 빌딩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한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교회 출석율이 높아지지 않았던가? 만약 쭈나미가 아시아 판 911이라면 이번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부분적으로는 그런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재앙을 보면 하나님이 왜 아무 이유도 없이 죄없는 사람을 그것도 세상의 염려 고통을 잠시 잊고 휴가를 즐기러 간 사람까지 비참하게 죽였을까 의심부터 한다. 세상에는 있어 봐야 사회에 아무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악이 되는 자도 얼마든지 많은 데 말이다. 어쩌면 하나님 앞에 겸비해져라는 복음보다 불란서 시인 보들레르가 말한 대로 ‘신이 있다면 악마임에 틀림 없다’는 말에 더 공감할지 모른다.    

911이후  미국 TV 방송들은 그 참상을 이틀 정도 방영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 까닭은 그것을 본 미국 사람이 복수심에 불타게 되는 것을 염려 했고  또 어린 자녀들에게 인간이 얼마나 사악한 존재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제대로 이해 시킬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911은 인간 죄악의 결과이므로 자꾸 방영하면 인간 스스로 누워 침뱉기에 해당된다는 것을 인간끼리 부지불식간에 서로 합의했다는 의미다.

인간은 죄를 보면 후회하고 뉘우치기에 앞서 반드시 더 큰 죄를 생각해 낸다. 오사마 빈라덴은 공공연히 911보다 더 큰 규모의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큰 소리 친다. 미국은 생화학 무기, 원자탄, 레이저 광선 등을 이용한 무차별 테러의 대비책을 세우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도 그 테러를 회개의 기회로 삼기보다 다른 이들이 저렇게 사악하니 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오히려 자신의 죄를 당연시하거나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쭈나미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뜻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것 하나 만은 절대적 진리임에 분명하다. 인간이 완전히 속수 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는 것은 최소한 인간이 이 땅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것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찌니라.”(롬1:20)

방송국이나 시청자들이 의식하든 못하든 자꾸 쭈나미의 피해를 방영하면 하나님이 실수하고 잘못한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하나님이 자신을 인간에게 어떤 모습으로 계시하든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이느냐 못하느냐는 오직 인간의 마음에 달렸다. 인간 세상에 생기는 모든 모순과 죄악은 하나님을 외면하고 사탄의 종이 된 인간의 비뚤어진 영혼이 가장 크고도 우선적인 원인이다. 하나님으로선 세상의 잘못과 모순을 고치기 위해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게 하시는 것 외의 방법은 없었다.

신자는 이런 재앙으로부터 지구 종말의 징조보다 오히려 십자가 복음의 은혜를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 하는 생각이라.”(렘29:11) 신자마저 이런 일로 인해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심해선 안 된다. 오히려 죄인인 인간을 십자가 은혜로 이끌기 위한 하나님의 신비한 섭리이자 은혜이다. 신자가 평생토록 붙들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 뿐이다. 세상도 그리스도 예수 없이는 아무 희망도 없다. 예수님 그분만이 인간 역사와 세상 만사의 알파요 오메가다.

하나님이 드디어 쭈나미로 세상의 심판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쭈나미를 보고도 하나님께로 돌아 오지 않는 자가 많아질수록 종말이 다가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인간은 너무나 어리석게도 스스로 자신들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 거실 바로 눈 앞에 있는 바보상자 안에서조차 십자가가 분명히 보이는데도 끝까지 외면하면서 말이다. 텔레비전이 바보가 아니라 그것을 바보처럼 바라 보는 인간이 바보다.

“다만 네 고집과 회개치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판단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롬2:5)

12/31/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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