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unami 유감(有感) 4 – 인간의 행복은?

조회 수 1429 추천 수 179 2005.01.16 19:44:46
오랜 환난과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즐겁고 신이 나야 함에도 오히려 그렇지 못한 것이 사람이란 이상한 존재다. 그럴 때에 가장 먼저 보이는 반응은 꿈인가 생시인가 의심하고 만약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말아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것은 사면초가로 도저히 탈출구가 없어 보였던 일이라 현실적으로 해결 되리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면 기쁨보다 혹시 신의 교묘한 장난이나 심술궂은 훼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 인간들이 꿈이면 깨어나지 말라고 외치는 것도 곧 깨어날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 기쁨의 효과가 일시적이고 금방 또 다른 문제가 닥칠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쓰나미로 세상 사람들이 침울해 있는 것에 때 맞추어 이번 주 타임잡지는 인간의 행복에 관해 특집으로 다뤘다. 기원전 5세기의 희랍 극작가 Euripides는 “행복은 잠깐이다. 머무르지 않는다. 신이 돛에 바람을 불어 날려 보내버린다”고 했고 영화배우 Ingrid Bergman은 “행복은 건강한 몸과 나쁜 기억력”이라고 했다. 인생의 행복이 찰나적이라 구태여 미련을 가질 필요 없고 고난 또한 순간적이긴 마찬가지라 빨리 잊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그래서 19세기 미국 여류소설가 Edith Wharton이 “행복해지려 노력하는 것을 그만 둔다면 행복해진다”고 말한 것이 역설적이지만 행복에 가장 근접한 진리인 것 같다.

저희 집이 언덕에 자리잡아 이번 폭우에 혹시 피해가 있을까 내심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아무 일이 없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햇살이 환하게 내리쬐고 캘리포니아 본연의 날씨로 회복되었다. 햇빛이 비췬지 이삼일 만에 뒤뜰의 벚꽃이 예년보다 훨씬 때이르게 꽃을 맺기 시작 했다. 쓰나미로 인한 장마가 나무 줄기에 생기를 흠뻑 머금게 했다가 햇빛을 받는 순간 꽃망울이 터져 나온 것 같다. 2주가 넘도록 혹독하게 퍼부은 비바람이 오히려 나무를 강건하게 준비시키고 더 싱싱하게 만들었다.  

하나님이 베푸신 일은 그 어느 것에도 재앙이 없고 오히려 평안이다. 쓰나미가 인간의 눈에는 재앙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 속에는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정화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신비한 계획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이 땅을 아름답게 창조하신 그 분이 쓰나미를 허락하신 이상 그 안에 심술이나 장난이 한 치도 개입될 수 없다. 인간을 지으신 후 심히 좋아 하신
그 분의 인간을 향한 뜻은 오직 장래에 소망을 주려는 것이다. 그 분은 쓰나미로 고난 받는 사람을 보고도 단지 멀리서 심란해 하고  폭우 때문에 자기 집에 혹시 피해 입을까 불안해 하는 한 믿음 없는 목사도 하늘에서 감찰하고 계셨다. 당신의 변함 없는 사랑과 권능을 보여 주시며 실망에서 일어나라고 벚꽃을 예년보다 더 일찍 화사하게 꽃망울을 피우게 하셨다.    

행복이 일시적이라는 것은 단지 불신자들의 생각이다. 모든 인생살이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제거해 버리면 인간의 어리석은 상상력으로 지어낸 신들의 장난과 훼방 밖에 남지 않는다. 오직 행운의 여신이 변덕 부리는 것에 일생의 운명을 걸 수 밖에 없다. 말로는 인간이 최선을 다한 후 나머지는 하늘에 맡긴다(盡人事待天命)고 하지만 사실은 운수에 맡긴다는 뜻이다. 저들도 인생의 행복을 위해 아침마다 정한수 떠 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지만 누구에게 비는지 그 실체가 없으며 알지도 못한다. 기실은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생이 결국은 우연과 우연이 이어지는 재수 놀음인줄 믿기 때문이다.  

신자는 다르다. 우리가 간구하고 그 간구를 들어 주시는 대상이 어떤 분인지 안다. 특별히 그 분은 당신의 자녀에게는 항상 행복으로 통하는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자꾸만 당장 눈 앞에 발생한 일에 신경이 팔려 그 사실을 잊고 있다. Helen Keller가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힐 때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닫힌 문쪽을 오랫동안 보고 있기 때문에 이미 우리를 위해 열려져 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라고 한 지적은 너무나 정확했다.

이제 쓰나미에서 일어서야 한다. 쓰나미를 통해서도 벚꽃을 오히려 더 싱싱하게 활짝 피우시는 분에게만 완전히 시선을 돌려야 한다. 그 분의 일정표에는 이른 비와 늦은 비의 순서가 뒤 바뀌는 법은 영원토록 없다. 무신론 철학의 대가이자 기독교를 지독히도 반대했던 버트란트 럿셀이 “행복해지는 비결은 이 세상이 지긋지긋, 지긋지긋, 지긋지긋(horrible, horrible, horrible)하다는 사실을 직면하는 것이다”라고 한 말은 완전히 잘못이다. 비록 하나님이 없는 자들에게 반쯤은 역설적인 진실일지 몰라도 말이다. 오히려 미국의 여자 노(老) 코메디안 Joan Rivers(크리스찬인지 모르지만)가 “내 나이에는 숨 쉬는 것이 행복이다”라고 한 말이 훨씬 진리다.

신자에게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너무나 아름다운 이 땅에 사는 것만도 행복이다.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은 참 기쁨이다. 그 분이 우리 인생을 인도하고 보호해 주시며 동행해 주시기에 모든 일이 즐겁다. 나아가 우리 각자를 향한 영원하고도 신비하며 풍성한 계획을 갖고 계시며 지금도 당신만의 열심과 의지와 능력으로 그것을 이뤄나가고 있음을 체험하는 것만이 인생의 참 의미와 가치가 된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우리를 바로 그런 위치와 신분과 특권으로 이끌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는 영원토록 찬양해도 모자란다.

신자는 숨 쉬는 것마저 감사하고 행복한 것으로 그쳐선 안 된다. 호흡이 있는 동안 그분을 찬양해야 한다. 이것 외에 인생이 행복해지는 길은 없다. 쓰나미의 참상을 보고 겪었어도 신자마저 그 분을 향한 찬양의 목소리가 작아져선 결코 안 된다. 하나님이 하신 일에 완벽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쓰나미는 신자로 하여금 당신의 찬양을 더 활기 차게 부르게 하기 위해 당신이 작곡하신 새로운 찬양일 뿐이다. 아니 이전부터 있어온 찬양인데 우리 세대에선 처음 보고 듣게 된  것일 뿐이다.      

“새 노래로 여호와께 찬송하라 대저 기이한 일을 행하사 그 오른 손과 거룩한 팔로 자기를 위하여 구원을 베푸셨도다 여호와 앞에서 큰 물이 박수하며 산악이 함께 즐거이 노래할찌어다”(시98:1,8)

1/16/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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