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

조회 수 1463 추천 수 166 2005.08.22 00: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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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6명 중에 5명이 자폐증 증세를 가졌다면 그 집안 꼴이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 텍사스주 Austin의 Jannette와 Patrick O’Donnell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첫아이가 자폐증으로 진단된 것은 나서 2년 반이 지나도록 말을 못해 정밀 검사를 해 본 후였다.

평소 많은 자녀를 두어 대가족을 이루는 것이 꿈이었던 이 부부는 둘 째도 그럴까 봐 그 꿈을 접으려 했었다. 그러나 자폐증은 유전이 아니라는 의사의 권면에 안심하고 총 6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그 중 정상아는 하나뿐이었다. 안타깝게도 자폐증도 유전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판명된 것은 아주 최근의 연구 결과였다.    

자폐증은 말 그대로 혼자만의 세계에 스스로 갇혀 있어서 남들과 의사 소통에 문제가 많고 결국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질병이다. 남들과 눈이 마주치는 것도 겁을 내고 거의 얼굴에 감정 표현을 드러내지 않는다. 특정한 한 가지 일에 집착하는 편집광 증세도 함께 나타난다.

이들 자녀도 예외는 아니라, 계속해서 발가락 끝으로만 걸어 다니는 아이가 있고, 한 아이는 몸에 비누 거품을 묻혀 씻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반면에 다른 아이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흐르는 것을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다. 또 다른 사람과 함께는 식사를 못해 혼자서만 먹는데 그것도 한 번에 꼭 하나씩 먹어야 하는 아이도 있다. 그야 말로 자폐증의 백과사전(encyclopedia of autism) 같은 가족이다.

그런데도 그 부모는 한 TV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들은 절대 남보다 뒤쳐진(not less than others) 것이 아니라 단지 독특할(unique) 뿐이다. 우리 가정에 가장 알맞은 아이들을 가졌고 그 아이들이 하나씩 나아지는 것을 볼 때마다 아주 자랑스럽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앞이라 허장성세로 하는 말이 아닌 것이 그들 자녀들과는 달리 얼굴에 정말 자랑스런 표정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그런 어려움을 이겨낸 비결이 하나 있었다. 끝까지 참고 유머 감각을 잃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웃어야만 했다. 만약 웃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켜낼 수 없었다.” 결국 자녀들 모두 부모를 따라 항상 웃게 되고 그 가정엔 한숨과 비탄과 절망 대신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정이 되었다. 여섯 자녀와 두 부모 8명이 항상 웃는 가정만큼 세상에서 행복한 가정이 있을까?

참으로 신기하지 않는가? 8명 중에 5명이나 말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가족 구성원끼리 의사 소통이 거의 다 막혀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그 5명이 아주 특별한 자기만의 정신 세계를  철옹성 같이 쌓고 있는 사이에서 항상 웃음이 만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억지로  웃으려고만 한다고 일시적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항상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아이들이 자기 성을 쌓고 그 안에만 갇혀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말해 다른 사람의 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서로가 서로의 세계를 의도적으로 존중해 준 것은 아니지만 그 질병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전혀 간섭하지 않게 되었다. 말하자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부담을 주거나 경쟁하고 다툴 소지가 전혀 없게 된 것이다.

그 부모의 말대로 자녀들 전부 아주 독특한(Unique) 존재가 되었다. 그 가정에선 유일하게 정상인 자녀 한 명마저도 다른 다섯 형제들에겐 아주 독특한 존재다. 그런데 만약 정상 자녀가 한 명 더 태어났다고 가정해보라. 그들 사이에는 분명코 다툼이 있고 시기 질투가 발생한다.  웃는 때도 많이 있겠지만 울 때도 그에 못지않게 많을 것이다. 각자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영역에 서로 겹쳐지는 곳이 많기 때문에 자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가정이, 교회가, 직장이, 사회가, 인간들이 모인 어느 곳에라도 행복을 꽃 피우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서로 항상 웃어야 한다. 그러나 웃을 일을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고 울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를 있는 그대로 아주 독특한 존재로 온전히 인정해 주는 길 뿐이다.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형통하고 성공하고 똑똑한 자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병들고 상처 받고 실패한 자들도 허물을 그대로 두고 사랑해야 한다. 아니 그 허물 때문에 더 사랑해야 한다.

마치 하나님이 단 한 사람의 지문도 서로 같지 않게 우리 모두를 아주 독특한 자로 만드셨고 지금도 세상에는 오직 나 한 사람 뿐인 양 대우하고 사랑하듯이 말이다. 또 예수님이 우리를 있는 그대로 심지어 그 분과 원수 되었을 때도 바로 그렇게 사랑했듯이 말이다.      

8/21/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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