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코트는 말짱했다.

조회 수 1927 추천 수 179 2005.09.09 22: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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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 할 수 있는 허리케인 카타리나의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시설 복구와 이재민 구호에 들어가는 직접 경비만도 천억 불(우리 돈 100조)을 훨씬 넘을 것이며, 간접적으로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천문학적 숫자가 될 것 같다. 자동차가 신발이나 다름 없는 미국에서 기름 값이 갤런(3.79 리터)당 전국적으로 평균 2불 50 센트 정도 하던 것이 그 사이에 3불이 넘어서 서민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고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 급전직하했다.

이 사태를 지켜보는 신자의 입장도 과연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며 또 신자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착잡하기 그지 없다. 특별히 동성애자 퍼레이드가 열리기 바로 이틀 전에 태풍이 들어 닥친 것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하나님을 아는 신자와 교회가 먼저 회개해야 한다고 설교자나 신자 모두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또 작금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신자들이 교회에 모여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설교를 듣고 회개의 기도를 뜨겁게 했다고 치자, 그럼 과연 이런 재앙이 그치거나 약해질 것인가? 그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해는 말기 바란다. 이 재앙이 하나님의 심판이 아니거나 신자도 이런 일로 회개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이번 카타리나의 강도(强度)가 Scale 4로 최고 수준인 5에 미치지 못하며, 이전에는 이보다 더 심한 허리케인도 여러 번 있었다. 실제로 약 백년 전에 Gulf Coast의 진주라 불렸던 도시 Charleston 을 완전히 초토화시킨 허리케인을 여전히 사상 최악으로 꼽고 있다. 말하자면 잘 알다시피 카타리나는 태풍 그 자체로는 최강이 아니었지만 해수면보다 3미터나 낮은 도시를 막고 있는 제방 몇 군데가 터지는 바람에 최악의 피해를 낳게된 것이다.

하필이면 동성애 축제 이틀 전에, 바로 그 도시를 집중 강타하여 제방 몇 군데 무너뜨린 정도로 최악이 된 것은 분명히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다. 하나님의 심판이다. 그리고 그럴 때에 신자들은 반드시 모여서 회개의 기도를 해야 한다. 하나님은 그 기도에 응답하여 태풍의 진로마저 바꿔주실 수 있다. 히스기야의 기도로 태양을 중천에 머물게 했던 성경의 이적 말고도,  2차 대전시 던커크의 대철수, 노르망디 상륙 등 역사에서도 얼마든지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문제는 교인들이 교회에 모여 회개의 기도를 하면서 ‘회’(悔)만 하지 ‘개’(改)는 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기도해도 태풍은 계속해서 더 큰 것이 온다는 것이다. 태풍 같은 자연 재해는 아담의 원죄로 인한 피조세계의 부패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도 공기를 정화하고 대지를 풍성하게 적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숨겨져 있다. 말하자면 태풍은 신자의 기도와 상관 없이 매년 발생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태풍은 항상 있으되 이번 같은 대재앙으로 바뀌는 것을 막는 것은 신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재앙이 생길 때마다 신자들은 교회에 모여 ‘회’(悔)는 잘한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저희가 성경을 보지 않고 기도도 등한히 했습니다. 신자답게 살지 못했습니다. 교회가 바로 서지 못했습니다.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주위에 전도도 게을리 했습니다. 저희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저 불쌍한 영혼들에게 성령의 은혜를 베푸셔서 복음을 알게 해 주시옵소서”라고 목이 터져라 부르짖는다.

그러나 사실 그런 회개는 엄격하게 따져 한마디로 하나님께 “미안합니다(I am sorry)”만 연발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 Sorry는 예배, 성경공부, 기도모임 등 신자들의 모든 모임마다 항상 하는 일이다. 주일 대표 기도에 “지난 주에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용서 해 주시고”라는 문구가 빠진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는가? 어떤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 상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말만으로 사과가 다 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을 두 번 다시 하지 않아야 하며 피해도 몇 배로 보상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하나님에게만은 그저 입술로 “Sorry”만으로 때우려 드는가?

‘개’(改)가 따르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입술로만 하는 회개는 회개가 아니다. 그럼 수재 의연금을 많이 내고, 자원하여 피해지에 가서 복구 대열에 적극 동참해야 하는가? 가난하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는 자들을 더욱 사랑으로 섬겨야 하는가? 물론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신자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신자는 더욱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하고, 눈에 안 보이는 영적인 세계에 까지 주님의 권능으로 그 대적들과 싸워야 한다.    

최근 미국의 과학자 두 분이 거의 동시에 허리케인에 관한 새로운 학설을 발표한 적이 있다. MIT의 기상학자 Kerry Emanuel 과 the Geophysical Fluid Dynamics Lab의 수석 연구원 Tom Knutsen이 과거의 Data를 분석하고 컴퓨터 가상실험(simulation)으로 연구한 결과,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허리케인이 자꾸 더 세어진다고 똑 같이 결론 지었다. 쉽게 말해 허리케인은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면 발생하는데 지구의 온실현상으로 해수면 온도가 더 높아지니 당연히 그 강도도 더 세어진다는 원리다.

따라서 모든 신자는 당장에 지구 온난화를 멈추거나 그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무리 돈이 많은 신자라도 공해 배출이 적은 소형차로, 할 수 있으면 Hybrid차로 바꿔야 한다. 큰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라도 주위의 조롱을 받아가며 그런 차를 몰고 다녀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 주어야 한다. 신자 가운데 대체 에너지, 연료전지, 수소엔진 등 연구를 소명으로 알아 하루 속히 실용화 시키는 자가 나와야 한다. 신자 개인의 가정에서부터 쓰레기 재활용을 하고, 겨울에 실내에서 두꺼운 옷을 입고 대신 난방 온도를 줄여 공해 배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이런 실질적인 ‘改’ 없는 ‘悔’만으로는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해선 안 된다.    

전 도시가 물바다 되었는데도 동성애 축제가 열리는 최고의 환락가 French Quarter는 한 방울도 침수 되지 않고 그대로 깨끗하게 보존되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하나님의 심판이었다면 이곳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해야 하지 않는가? 어떤 초자연적인 간섭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그곳이 시내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교묘하고 영악한 사단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런 사태까지 미리 알아 대비했고, 또 하나님은 사단의 그런 흉계까지 아시고 사단이 하는 대로 묵인하고 놓아 둔 것이다.

사단이 세상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는 메시지는 이것이다. “보아라! 이 재앙이 동성애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과는 전혀 별개이지 않는가? 충분히 예상하고도 미리 대처하지 못한 관련 당국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인재(人災)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 모두 힘을 합해 뉴올리언즈를 반드시 다시 일으킬 것이며 이전보다 더 부흥하게 할 것이다. 프렌치 코트의 동성애 축제는 더 화려해져 세계 최고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사태 전개는, 그것도 신자가 아무리 교회에 모여 뉴올리언즈를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해도 틀림 없이 그렇게 될 것이다.

나아가 하나님도 그렇게 되는 것까지 또 다시 틀림 없이 묵인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단처럼 세상에 대고 큰 소리로 외치지 않으신다. 그러나 신자에게 만은 성령의 미세한 음성으로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조용히 말씀하고 계신다. 신자더러 세상에 대고 대신 선포하기 이전에 신자부터 바른 회개를 하라고 하신다. 하나님의 관심은 일차적으로 세상보다 신자를 거룩한 제사장으로 세우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태의 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나의 뜻을 알겠느냐? 너희가 단지 ‘기도했더니 하나님 은혜로 돈을 많이 벌게 해주어 전망 좋은 높은 산에 집을 사게 해주셔서 이번 수해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아 너무 감사하다’는 식의 간증만 하고 다닐 것이냐? 하나님 은혜로 큰 차 사게 해 준 것에만 감사하면 앞으로 허리케인은 몇 배나 더 세어질 것이다. 교회에 나와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Sorry만 하고 가는 회개에 내 귀가 멀어서 이제는 아무리 해도 들리지 않는구나. 진정한 회개를 할 때까지는 프렌치 코트는 건재하고 동성애 축제는 더 번성해질 것이다.”
  
이제 교회와 신자는 ‘悔’만 할 것이 아니라 ‘改’를 함께 해야 한다. 아니 ‘悔’는 그 동안 너무 많이 했으니까 ‘改’부터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쩌면 우리보다 ‘改’를 더 잘하는 세상 사람으로부터 말만 앞서는 위선적 예수쟁이라는 비난에서 절대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세상 사람의 비난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을 늦추거나 경감시키는 제사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신자들부터 먼저 재앙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http://www.nosuchjesus.com

9/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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