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Brand와 황우석 박사

조회 수 1619 추천 수 197 2005.12.16 21:27:40
운영자 *.108.170.228
15년 전 미국 처음 이민 온 직후에 있었던 일이다. 영어도 배우고 겸사 해 미국의 법률 상식을 알려고 관련 사설 학원에 등록해 조금 다닌 적이 있었다. 당시는 강의 내용을 아직 파워 포인트로 스크린에 비출 때가 아니라 비디오를 틀어 보여주거나 기껏 OHP(Over Head Projector)를 사용할 때였다.

어느 날 학원 강사가 지금 이 테레비와 비디오가 집에서 근 15년 이상 사용했던 중고인데도 이렇게 선명하고도 고장 없이 작동이 잘 된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저를 뺀 모든 백인 수강생들이  “틀림 없이 일본 제품(Made in Japan)이지?”라고 이구동성으로 물었고, 또 답은 당연히 그랬다. 일본 제품이 이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신뢰할 만한 품질이라고 완전히 각인(刻印)되어 있는 것을  실제로 목도하고 보니 너무나 쇼킹했었다.

그 후부터는 쇼핑갈 때마다 동일한 제품을 두고 한국산과 일제를 품질 면에서 비교해 보는 것이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안타깝게도 항상 일본 제품의 일방적 승리였고 지금까지도 거의 변함이 없다. 어떤 때는 일본 제품이 가격에서조차 경쟁력이 있어 얄밉기까지 하고 아주 세밀한 부분에까지 신경 써서 만들어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을 보고 두렵기도 한다.

예를 들면 파리채만해도 그렇다. 파리를 잡고 나면 꼭 그 뒷처리가 난감하다. 그 처참한 시체(?)를 아무리 휴지로 덮어 집어도 기분이 나쁘다. 그런데 일제 파리채의 손잡이 끝 꼭지 속에는 조그만 집게를 넣어 놓았다. 언제든지 파리를 죽이고 난 후에 집게를 끄집어 내어 뒷처리를 산뜻하게 하고 다시 집어 넣게 해 놓았다. 그 집게가 어디 있는지 찾거나 혹은 잃어버릴 염려도 없게 말이다.    

몇 년째 사용하고 있는 작은 사각 연필 지우개만 해도 그렇다. 일제는 지우고난 후 고무의 찌꺼기가 거의 없으며, 쉽게 잘 지워지고, 종이에도 글 자국이 하나 남지 않고 깨끗하게 지워질 뿐 만 아니라 거의 소모가 없다. 글을 쓰는 일이 많기 때문에 과장해서 말하면 보물처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처음 살 때 가격은 조금 비싸도 그 경제성과 효용성을 따지면 오히려 몇 배나 값어치가 있다. 그래서 솔직히 오래 쓸 물건은 무조건 일제를 사는 배신자가 된지 오래다.  

작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황우석 박사 사건을 바라 볼 때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논문의 진위 여부, 연구 과정의 윤리성, 개인적인 신뢰성, 한국 생명공학의 장래성 등등 온갖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이 그 동안 세계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큰소리 쳤던 Made in Korea 생명 공학이 또 다시 Made in Japan에게 무릎 꿇고 그들 연구의 성가(얼마 전 한국보다 앞선 논문을 발표했다는 소식이 있었음)만 더 올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연구 책임자가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은커녕 그분에 대한 인식조차 없으니 당연히 이런 석연찮은 결과를 낳고 그간의 실적마저 공염불이 될 수 밖에는...  

그러나 이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하나님을 아는 자들의 경우다. 성경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3:23)고 했다. 알기 쉽게 말해 무슨 제품을 만들던지 품질과 가격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무조건 믿고 살 수 있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바로 앞 구절에서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22절)고 했지 않는가? 당장 눈가림만 하여 돈 벌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가 거의 없는데도 모든 일을 진정과 성의로 하여 누구나 신뢰하게끔 한다. 인구의 사분의 일이 신자라는 한국은 어떠한가? 어제 처음 엄청난 뉴스를 접하고 이틀 내내 답답한 가슴이 풀리지 않는다. 일본을 비롯해 불신 세상을 전도하여 우상 숭배에서 하나님으로 되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배워야 할 것을 신자마저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있다. 신자라도 무조건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Korea 브랜드의 신뢰성이 지금보다 최소 25% 이상의 신장 효과가 있을 텐데….

12/16/2005  

운영자

2005.12.18 15:05:32
*.108.170.228

인터넷의 한 블로그에 어떤 분이 이 사태에 관해 글을 쓴 것에 제가 댓글로 단 것입니다. - 운영자

자라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또 과연 어떤 설명으로 그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모든 문제가 사실은 어려서부터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특별히 거짓말 하는 정도(?)는 아무 잘못으로 취급하지 않고, 아니 선한 일로 가르쳐지고 실제로 그렇게 시행해 왔고 또 그렇게 사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 아닐까요? 가장 먼저 각자 자신을 정말 심각하고도 엄격하게 되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저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이 사태에 죄가 없는 자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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