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에 교회마다 FAST 그룹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것 같다. 북한의 복음화와 남한 교회의 제2의 부흥을 위한 금식(fast)기도 모임을 만들라는 그런 심각한 뜻이 아니다.

오늘(1/12) 아침 미국 ABC TV에서 한 가족 8명이 합심해서 총 500파운드(약 230키로)의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그 가족이 자기들이 수행한 프로그램의 이름을 약칭으로 마침 금식을 뜻하는 FAST로 불렀다. 그 뜻을 풀어 설명하면 “Family Always Succeeds Together(가족이 함께 하면 항상 성공할 수 있다)”이다. 일인당 평균 30키로 정도를 다이어트 했으니 참으로 대단한 성공이다.

그들은 신장 대비 적정체중의 목표치와 매일 섭취할 최대 칼로리의 양을 각자 정해 놓고 함께 운동하면서 물과 식물섬유를 많이 섭취했다. 가족 8명 안에서도 두 명씩 서로 짝을 지어서 만약 운동에 게으름이 생기거나 음식에 유혹이 생기는 것을 상호 점검하며 결심을 다시 다질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매일의 칼로리 섭취량과 운동량을 장부에 기록하게 했다.  

한 마디로 혼자라면 작심삼일을 넘기기 힘든 일을 함께 함으로써 성공한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동료이자 지원자이자 감시자의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했다. 특별히 가족이라는 끈끈한 애정으로 묶여 있어서 잘못을 지적하거나, 어려움을 나누거나, 되풀이해서 권면하는 일들에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신자도 새해에 여러 가지 결심들을 한다. 그 중에는 성경통독, 새벽기도 참석 같은 영적인 것뿐 아니라, 다이어트나 정기적 운동이나 심지어 금주 금연의 결심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용두사미 식으로 흐지부지 된다. 기도하면서 실천하는 신자나 기도하지 않고 하는 불신자나 의지력의 한계는 대동소이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성공률은 아주 낮을 것이다.

그 보도를 접하고는 언뜻 새해 벽두에 교회 안에 기존의 구역과는 달리 바로 이 FAST 그룹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예컨대 이미 성경읽기나 새벽기도 참석을 잘 하고 있는 신자는 제쳐두고 그 해에 새롭게 결심하는 자들만 따로 모아 정기적인 모임을 갖도록 알선해주는 것이다.

또 꼭 그런 영적 결심이 아니더라도 다이어트, 운동, 심지어 금주금연(이런 경우는 아주 신중하고도 비밀스럽게 해야겠지만)의 FAST 그룹도 효과가 아주 좋을 것 같다. 세속적인 일을 교회로 끌어들이라는 뜻이 아니다. 미국에 이민 와서 사는 교포의 경우는 사실상 모든 교제와 심지어 생활의 중심이 교회에 달려있다. 일주일 내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주일날 교회에 가는 것이 유일한 위로와 낙이다. 함께 어떤 일을 이루는 데는 교회의 동료 성도만큼  좋은 짝이 없을 것이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나아가 FAST를 결성할 내용은 특별히 교회에 부담이 되지 않는 한 여러 취미활동을 포함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테니스, 골프 같은 운동을 필두로 컴퓨터 영어회화 꽃꽂이 강습 같은 것들을 매주 토요일 오전 같이 적절한 때에 만나 함께 배워나가는 것이다.

기존의 비슷한 교회 활동과 다른 점은 매번 실패했던 새해 결심을 함께 이루는데 있다. 따라서 새롭게 결심한 자들로만 새 그룹을 만들어 기존의 그룹과는 구분 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주위에 동일한 새해 결심을 한 가까운 불신자도 함께 참여시켜 자연스레 전도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첫해에 FAST로 새해 결심을 성공한 자가 있다면 그 다음 해에는 각 그룹별 상담자 내지 지도자 역할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이 함께 모이면 항상 성공할 수 있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함께 나눈 성도가 함께 모이면 항상 무슨 일인들 성공 못하겠는가? 그래서 새해 결심을 함께 실천하려고 시작한 FAST 그룹이 이 완악한 세대를 붙들고 눈물로 기도하는 문자 그대로 진짜 금식기도 그룹으로 탈바꿈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Saints Always Succeed Together!"가 교회 전체의 새해 결심이자 모토가 될 것이며 실제로 그런 일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지 않겠는가?

1/12/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