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중에 나타난 예수님

조회 수 2074 추천 수 221 2005.05.09 19:32:50
예배 중에 나타난 예수님



어제 주일 예배 중에 재림 예수님이 실제로 나타났습니다. 교회에 처음 출석한 한 중년 남자분을 안내 집사님이 친절을 베풀어 자기 옆 좌석에 앉게 해서 함께 예배를 보았습니다. 가뜩이나 장발에 터부룩한 모습을 한 기인(奇人)의 행색이라 좀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배 중에 자꾸 자기가 재림 예수라고 하면서 아예 Jesus Christ라고 적힌 자기 명함을 주더랍니다. 말하자면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 나타난 것이지요.  

다행스럽게도 예배에 방해가 될만한 이상한 행동은 더 이상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미친 것이 아니라 성경을 펼쳐 들고 예수님의 재림을 설명하는 구절들을 정확하게 짚어 가며 그것이 바로 자기를 가리켜 말한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고 또 차 안에는 각종 성경을 다섯 권이나 갖고 있더랍니다. 추측컨대 성경을 너무 파헤치다 특별히 종말론과 재림사상에 심취하여 과대망상 내지는 정신 착란을 일으킨 것 같습니다.

한편 우습기도 하고 측은한 생각이 들면서 불현듯 이런 의심이 들었습니다. “성경을 그렇게 많이 읽었는데도 과연 정신 이상이 될 수 있을까? 성경은 말씀 자체만으로도 분명한 능력이 나타나는데 왜 사단이나 병마가 작용하도록 빈틈을 내어 주었는가?” 물론 예수님의 광야 시험 사건에서 보다시피 사단도 성경에 능통하고 말씀을 이용할 줄 압니다.

따라서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그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어선 안 됩니다. 누구라도 성경을 대할 때는 반드시 기도하고 성령의 조명(照明)을 기다려야 합니다. 또 말씀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현실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선 전문 사역자에게  체계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자도 얼마든지 일시적으로 말씀으로 인해 사단의 궤휼에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 기인은 성경은 수도 없이 읽었지만 혼자서 자기 좋아하는 문구에만 집착해 읽다가 그렇게 된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도 있었을 것입니다. 없다면 재림 예수에 대해 그렇게 열망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늘날의 신자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자기 마음에 드는 성경 구절만 골라서 그 문자적 의미에만 집착해 읽고 또 읽고 아예 액자로 만들어 집안 전체에 도배를 해 놓지 않습니까? 대표적으로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8:7),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9:2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 등 그 정확한 의미는 앞뒤 거두절미 하고 주문처럼 입에 달고 다니는 신자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심지어 명함이나 사업체 소개 팜플렛 밑에 인쇄까지 하고 다니니 말입니다.  

그 기인이 정도가 지나쳐서 그렇지 ‘기복 예수’ 혹은 ‘창대케 하는 예수’에 미쳐 있는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있습니까? 어쩌면 미치기는 같이 미쳐도 이왕이면 물질 축복을 주시는 예수보다 재림 예수에 미치는 것이 오히려 주님이 보시기에, 우리 보기에는 그 기인이 이상하지만, 더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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