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신발 한 짝에 30만원?

조회 수 2304 추천 수 162 2005.06.22 19:22:09
나이키 신발 한 짝에  30만원?


한국에서 조카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기 전 휴가 삼아 저희 집을 방문했습니다. 첫 해외 여행이므로 미국은 당연히 초행길이었습니다. 마침 미국으로 이주한지 몇 달 안 되는 이웃에 아는 분도 한국에서 친정 어머님이 오셨길래 귀국 선물도 사고 관광 삼아 유명 브랜드만 모아 파는 아웃렛 매장에 다 함께 갔습니다. 남자 대학생인지라 조카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품목은 운동화와 청바지였고 각기 두벌씩 샀습니다.

한국에선 명품 운동화 한 벌이 평범한 것은 소매가로 20만원 좀 특이한 것은 30만원 또 명품 청바지는 최하 10만원 이상을 주어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아웃렛이라 특별히 싼 점도 있었지만 나이키 운동화 두 켤레에 백불, 캘빈크라인 청바지 두벌에 오십불을 주었습니다. 무려 운동화에 최하 50만원 바지에 15만원 가량 이익을 본 것입니다. 다음 번에 올 때는 아예 친구들 치수를 받아 와서 장사하면 비행기 삯과 여행경비는 충분히 빠지겠다고 서로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분명히 명품은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 오래 입어도 닳지 않고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입고 신을 때마다 마치 새로 산 것 같습니다. 또 선물로 받으면 버릴 수 없고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입어야 합니다. 제 조카는 평소 명품을 밝힌 적이 없고 입거나 신어 본 적은 아예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나마 이번에 구입한 두 벌 중에도 한 벌은 자기 형님 갖다 주려고 산 것입니다. 신발 하나에 달러로 따져 300불인데 미국만 해도 최고 갑부 아들이 아니고는 꿈도 못 꿀 텐데 당연히 조카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운동화 사는 값으로 살 수 있었으니 그 동안의 한(?)을 푼 셈입니다.

인간이 입을 수 있는 옷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인간이 지은 옷과 하나님이 지은 옷입니다. 명품과 일반 브랜드처럼 디자인과 재질이나 직조 방법과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옷을 입는 당사자의 마음 가짐의 차이일 뿐입니다.

아담이 사단의 꾐에 빠져 하나님을 반역하고 스스로 자기 인생을 꾸려가겠다고 나서자 갑자기 공포와 수치가 엄습했습니다. 선악과로 자기 행동에 제약을 거는 하나님의 품을 떠나면 모든 것이 자유롭고 형통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무화과 나무 잎으로 옷을 만들어 입으면 부끄럽지 않고 세상의 풍파를 막아주리라 기대했습니다. 또 다시 그 결과는 더더욱 두렵고 수치스러워 에덴 동산의 나무 사이로 자꾸 숨어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담이 비록 자신에게 고개를 돌리고 숨었지만 그에 대한 사랑과 긍휼은 거두어 들이지 않았습니다. 죄악 가운데서 두려워하는 당신의 자녀가 너무나 안타깝고 불쌍하여 아담과 그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손수 지어 입히셨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배역한 죄로 죽어 마땅하지만 짐승을 잡아 대속 제물로 삼아 용서하시고 그 피로 아담과 이브를 깨끗케 했습니다. 또 비록 낙원에서 쫓겨 나가는 형벌을 주어 고된 인생살이를 살게 하셨지만 여전히 당신이 인도하고 보호하시겠다는 뜻으로 나무 잎이 아닌 가죽으로 직접 옷을 지어 입힌 것입니다.  

명품 옷과 신발을 사 입고 신는 것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직 그것만 밝히고 그것으로 자신의 외모를 치장하려는 것이 나쁜 것입니다. 범죄한 아담처럼 자신의 부끄러운 실체와 다른 사람에게 뒤지는 것 같은 두려운 모습을 겨우 그런 것으로 감추려 드는 마음이 문제인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인격과 품성과 실력으로 자신의 참 모습을 드러내어야지 명품으로 휘감는다고 해서 사람 자체가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아무리 싸고 이름 없는 옷과 신발이라도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줄 알고 깨끗하게 간수해 단정하게 입고 신으면 바로 그것이 최고의 명품이 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품 안에 있을 때만이 자신이 얼마나 고귀한 존재인 줄 알아 남과 비교하여 두렵거나 부끄러운 감정이 없어집니다. 하나님을 배제한 채로는 그 인생에 절대로 평강과 자유함이 있을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해 하나님 안에서 자기의 정체성을 확인하지 못하는 자는 결국 세상과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의 위치를 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어느 누구도 평생을 두고 아무리 많은 노력을 경주해도 자신이 일등이라고 자신할 수 없기에 돈, 권력, 명예, 교양, 지성 같은 가면으로 연약하고 어리석으며 죄에 찌든 자신을 감출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참 모습을 감추고 남들 앞에 자기를 조금이라도 내세워 보려는 마음이라면 어떤 최고급 명품 브랜드라도 아담의 무화과 나뭇잎 옷처럼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걸레 조각에 불과해집니다. 지금 당신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신발을 신고 있습니까? 인간이 지은 화려한 옷입니까? 하나님이 지은 고귀한 옷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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