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로또(Mega Lotto) 광풍(狂風)

조회 수 545 추천 수 32 2012.03.30 20:18:22
메가 로또(Mega Lotto) 광풍(狂風)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늘(3/30) 저녁 11시에는 사상 최대 금액이 걸린 로또 추첨이 있다. 오늘 아침 현재 당첨금은 무려 5억4천만 불(약 6천억 원?)을 넘어섰다. 마감시간까지 복권 판매는 엄청 늘어날 것이며 상금도 비례해 더 올라갈 전망이다. 당첨실적이 있어 운이 따른다는 판매소엔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곳도 숱하다.  

Mega Lotto는 각 주마다 시행하는 Super Lotto와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의 총 50개 중에 가장 보수적인 Utah를 비롯한 8개 주를 제외한 42개 주가 참여하는 전국규모인데다, 몇 번 이나 일등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자 금액이 천문학적으로 오른 것이다.

흥미롭게도 도박의 메카 Las Vegas가 있는 Nevada 주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로또로 대박을 잡으면 카지노에 흥미를 잃을까 염려한 것 같다. 철저한 자본주의 경제로 돈이면 최고인 미국의 장사 속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다. 결국 Nevada 주민들이 주 경계선 너머의 California 주의 한 복권판매소로, 주로 주유소 겸한 편의점들임, 대거 몰리는 바람에 6시간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고도 한다.  

시사뉴스 전문 채널인 CNN조차 종일 이 소식을 전하고 있을 정도로 로또 광풍은 미국 전역에 몰아치고 있다. 여러 명이 돈을 모아 같이 사서 당첨될 때에 분쟁이 안 생기는 대책도 가르쳐주고 있는 판이다. 특별히 실시간으로 Twitter에 올라오는 재미있는 글들을 중계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엄마의 방을 크게 해주고 싶다, Land Rover(영국제 최고급 사륜구동 스포츠 트럭)를 두 대 사겠다, 세계 여행부터 가겠다는 소박한 꿈들도 있다.

오늘 새벽에 동네 체육관에서 걷기운동을 마치고 예의 팔 아픈 데에 찜질이라도 조금하려고 사우나에 들어갔다. 새벽부터 몇 사람이 모였는데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임에도 예의 Lotto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 중국 여자는 아무 부질없는 헛된 짓이라고 거품을 물고 있었다. 정부가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는 강도 같은 짓거리라는 것이다.

솔직히 돈 계산에 빠른 부자들은 일억칠천오백만 분의 일의 확률 즉, 아예 일어나지 않는 일에 헛된 돈 1,2 불이라도 쓰지 않을 것이다. 비록 당첨금을 뺀 나머지 돈으로 교육 같은 공익사업에 투자한다 하지만 내 돈을 공공의 이익에 보탬이 되도록 투자하겠다는 마음으로 복권 사는 자 또한 아무도 없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도 일등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망상을  품고 사지 않겠는가? 그녀의 말은 백번 지당했다.  

현 상태로 일등이 될 확률은 골프 경기에서 아마추어가 곧장 이어지는 three par short hole에서 연거푸 홀인원을 두 번 할 확률보다 높다고 한다. 번개에 맞아 죽는 것이나 심지어 몸이 하나에 머리가 둘인 샴쌍둥이가 태어나는 확률은 이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고 한다. 모두가 미국 TV나 Radio가 신나게 해설하고 있는 것들을 귀동냥한 것이다.

그러다 한 흑인 남자의 말이 귀에 번쩍 들어왔다. 어쨌든 언젠가는 일등 당첨자가 나올 것이니까 이왕이면 가장 착한 사람(the best person)이 걸렸으면 좋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과연 누가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로또를 샀다고 다 나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엄마의 방부터 크게 해주겠다는 아들이 착한 것인가? 로토 같은 헛된 짓을 하지 않겠다는 중국여자가 착한가? 아니면 지금 그렇게 말한 그 흑인이 착한가? 유례없는 불경기에 비록 안 될 줄 뻔히 알지만 그래도 한 가닥 소망을 가지고 복권을 구매하는 모든 가난한 자들은 다 착하다. 개중에는 당첨되면 원도 한도 없이 쾌락을 누리겠다는 심보를 가진 자도 많겠지만 말이다.

제 뜻은 하나님의 관점에선 모두가 똑 같은 죄인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모두가 광야 같은 고달픈 인생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는 너무나 불쌍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작금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두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 있다. 재물에 대한 탐욕 때문이라는 단순한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목숨을 걸고 인생을 살아갈 만한 참된 의미와 가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이 정작 쏘여야 할 바람은 로토 광풍이 아니다. 그 뻥 뚫린 가슴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득 차게 함으로써 삶과 인생을 거룩하게 바뀌어 주는 성령의 바람이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기이히 여기지 말라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은 다 이러하니라.”(요3:5-8)

예의 그 흑인은 분명 무심결에 그 말을 했을 것이다. 언젠가는 일등 당첨자가 나오듯이 어쨌든 가장 착한 자도 있을 것인즉 그런 자가 보상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뜻일 것이다. 아주 소박하며 선한 뜻이자 모두 로또 광풍에 미쳐 돌아가거나, 저나 그 중국여자처럼 짐짓(?) 외면하는 가운데서 신선하다는 느낌마저 받았다.

그런데 아뿔싸! 어쩌랴? 저는 아무래도 최고 착한 자가 아님을 스스로 너무나 잘 알기에 로또는 평생 사선 안 될 것 같다. 거기다 잠시 스쳐지나간 생각이었지만 만약 내가 일등에 걸리면 이곳 이민교회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아주 안락하고 시설 좋은 수양관을 지을 수 있을 텐데라는 헛된(?) 바람을 아예 접기로 했다. 천문학적 당첨 금액만큼이나 낮은 천문학적 당첨확률이나, 내가 착한 자가 못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그들이 나누는 또 다른 대화 때문이었다.  

새벽부터 왜 사우나에 와서 땀을 흘리느냐고 누군가 물으니까 이구동성으로 (밤새 술을 진탕 마신 것이 아니라-미국은 그런 자들이 거의 없음) 야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피곤을 풀려한다고 했다. 또 자기들은 밤에만 활동하는 Vampire 족속이라고 덧붙여 모두가 한참 웃었다. 가난한데도 로토 광풍과 무관하게 정말로 열심히 사는 그들에 비춰보니까 제 모습이 오히려 부끄러워졌던 것이다.    

성령의 바람을 이미 맞은 자는 그 어디나 주님을 모신 천국이다. 바울처럼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는 비결을 배우고” 이미 소지한 것이다. 이번 메가 광풍은 오늘 저녁이면 멈출 것이다. 착한지 악한지는 몰라도 누군가 행운을 누릴 것이다. 반면에 신자는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비천이나 풍부나, 배부름이나 배고픔이거나 간에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의 어떤 광풍이라도, 이번처럼 화려하고 풍성하든 당장 넘어뜨려 죽이려 달려들든, 그리스도의 사랑과 권능의 품 안에 있기에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평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하나다. 주께서 받은 소명을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사우나의 야근(graveyard shift)하는 그 서민들처럼 성실하게 열심히 수행하는 것이다. 하늘에 예비 되어 있는 면류관은 메가 로토 일등 당첨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분명히 풍부하고 아름답고 좋고 영광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말인즉슨, 아픈 팔을 문지르며 뻘뻘 땀을 흘리면서도 성경 진리만을 힘 닿는 데까지 전하고 또 전하기로 또 다시 다짐한 아침이었다는 뜻이다.  

3/30/2012

사라의 웃음

2012.03.30 22:04:43
*.109.85.156

그 아픈팔로 또 글을 올리셨군요.
부끄러워집니다.
예수님 사랑 전하고 싶다고 늘 생각뿐이지
이런 저런 이유로 꽁무니만 빼고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니
정말 부끄럽습니다.
목사님, 제~~발 아프지 마셔요. ㅠ.ㅠ

알료샤

2012.11.15 02:51:29
*.111.7.238

결론이 인상적이네요.^^ 저도 제가 처한 위치에서 그와같은 삶을 살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로또의 당첨보다도 하나님 나라 백성임에 더 가슴벅차고 감사할 수 있는 오늘이 되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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