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조회 수 1430 추천 수 78 2005.08.03 06:18:23
시편 23편은 내가 무척 애송하는 시편이다. 특히 나운영님의 곡으로 듣고 부르기를 즐겨 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우리는 흔히 앞 절보다 뒷 절을 더 강조해 읽고 뒷절에 더 유념하는 듯하다. 그러나 뒷 절은 앞 절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우리의 주 관심사는 내게 부족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하나님이 나의 목자시냐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은 뒤집어 보면 내가 하나님의 양이냐는 소속에 관한 문제이다. 요한 복음 10장에 의하면 양은 그 목자의 부르는 소리를 알고 오직 그 소리에만 따른다. 나는 과연 예수님의 음성을 분별하며 오직 그의 부르심에만 반응하는가? 그리고 그가 나를 부르실 때 그의 뒤를 기뻐하며 좇는가?

부족함이 없다고 했는데, 무엇에 대한 부족함일까?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일까? 이 시편을 쓴 다윗의 생애가 부족함이 전혀 없는 생애였던가? 아니다.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닐 때 그는 늘 부족한 상태였었고, 마침내 왕이 된 후에도 블레셋과의 전쟁으로 평화가 부족한 상태였고, 수 명의 처첩으로도 부족해 밧세바와 불륜을 저질렀고, 아들을 피해 달아나야 했던 신세였다. 그런 다윗이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노래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2절부터 5절까지의 시제는 현재형이다. 그가 이 시를 쓰고 있는 시점에서 경험하고 있는 내용이리라. 아마도 사울의 손을 피해 도망다닐 때 썼을 것이다. 그렇게 곤핍한 상황에서도 그는 날마다 그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제공해 주시고 적으로부터 지켜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 쫓기는 신세의 그가 무어 그리 대단한 것을 바랐겠는가? 좋은 음식과 화려한 의복과 편안한 침상이 아니더라도 그와 그의 식솔들이 주리고 갈하지 않고 무사하면 그것으로 족했을 것이다.

다윗은 반복되는 은혜의 경험을 통해 믿음의 결론에 도달한다. 마지막 절이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그리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반응,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다윗은 결코 많은 것을 큰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가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했을 때, 그는 우리가 보기에 부족함이 많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께서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해 주시고 적으로부터 보호해 주신다는 사실만으로도 평생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확신했고 여호와께 평생 충성을 맹세했다.

예수님은 나의 목자이신가? 나는 그의 양인가? 내가 사모하는 것은 오직 그 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인가? 그리고 나는 영원히 그의 집에 거할 것인가?

8. 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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