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인생을 거의 소비하고 늙어서야 교회에 등록한 할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단간 셋방에서 역시 홀로 사시는 분입니다.
전도사님이 진행하시는 새신자반 공부가 끝나자 손잡고 하시는 말씀, “글을 몰라 미안해유.”
누구 때문일까요? 할머니의 잘못인가요? 아니면 가르치지 않은 부모의 책임인가요? 그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한들, 지금 와서 따져 무엇 하겠습니까?
전도사님의 위로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할머니! 글자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그냥 마음으로 주님만 영접하세요. 기도하실 수는 있으시잖아요. 그렇게 알아 가시면 돼요.”
우린 서로서로 위로하며 함께 나아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천성을 향해 가는……
처음 교회에 등록했을 때 워낙 나이가 들어 보여 70세를 넘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할머니의 집이 저와 같은 동네인지라(같은 구역 식구입니다), 새신자반 교육이 끝나면 가끔 제 차를 타고 올 때가 있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나이를 물어봤습니다. ‘70은 넘었수!’라는 대답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헌데, ‘62세’라는 것이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얼굴 모습하며, 어기적거리는 걸음걸이하며, 글을 모르는 것까지, 짐작했던 나이와 너무 많이 차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 연세에 글을 모른다는 것은 그녀의 초년 삶이 어떠했는지를 웅변으로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그 정도의 나이라면 최소한 초등학교는 나올 수 있었을 텐데, 글도 모르다니……
남편은 약 20년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약 4-5년간 간호하다(전신마비 상태로) 사별했다며, 중풍환자 간병의 어려움을 알기에, K 형제님 아내의 고생을 안타까워합니다.
투박한 손바닥의 굳은살이 그녀의 지나온 세월을 증거하는 듯합니다. 그 험악했던 세월을 말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주님의 품안에서 풍성하신 위로를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