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달라지면 몽땅 죽는다!?’

조회 수 1191 추천 수 113 2008.12.06 01:12:24
※ 조엘박 목사의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를 읽고 갓피플몰에 올린 독후감입니다.


2008년 한 때, 소말리야 해적 이야기로 떠들썩했습니다. 구시대 유물로 치부했던 해적이 기승부릴 것을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무척 의외의 현상입니다.

‘해적’ 이야기를 하니 무협지 생각이 납니다. 중국내륙은 워낙 넓고 강과 호수도 많아, 산적과 수적들이 난무합니다. 이들은 세력 확장 및 유지를 위해 연합합니다. 산적들은 녹림칠십이채로 뭉치고 수적들은 장강수로채로 모입니다.

녹림총채(산적연합체의 본거지)에서 심각한 설전(舌戰)이 벌어집니다. ‘더욱 열심히 강도질하자.’는 측과 ‘이제는 그만두고 양민으로 돌아가자.’는 측이 한 치 양보 없이 대립합니다. 어느 편 주장이 올바른 생각인지요!


현직 목사가 한국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연거푸 쏟아냈습니다. 첫 번째 책 ‘맞아죽을 각오로 쓴 한국교회 비판’은 ‘한국교회의 난맥상 지적’에 치중했습니다. 두 번째 책 ‘한국교회 이렇게 달라져야 한다.’는 ‘한국교회의 개혁 대안’을 제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응당 해야 할 말들이었습니다.

특히 저자는 두 번째 책에서 10가지의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정교분리, 헌금, 목회세습, 목회와 직업, 숫자놀음, 부흥, 예배출석, 교회(교회당과 대형교회), 평신도, 세례 등에 대한 개선책을 나름대로 제시합니다. 저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의식있는 성도라면 크게 근심할 수밖에 없는 한국교회의 치부들입니다.

물론 부동의되는 논점들도 눈에 띄기는 하지만, 평균적인 판단력 정도만 지닌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약 80-85% 정도의 공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개혁방안의 강도가 너무 약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보다 강력한 대안 제시가 필요했다고 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수준으로 작금의 한국교회 체질이 변화되리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어쩌면 저자는 한국교회 기존의 틀은 그대로 유지한 체, 제한적인 개혁 내지 개선을 희망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제안일는지 모릅니다. 현직목사이기에 직설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보다 저자는 이미 처음부터 한 수 양보하고 시작합니다. “지독하리만큼 한국교회를 사랑한다.”(프롤로그 첫 마디. p.6). 저자의 충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말이면서, 동시에 저자의 한계(미비)를 노정하는 말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라면 이 정도(강도가 약한) 개혁안은 미리 예상된 수준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직목사로서 또 한국교회를 지극히 사랑하는 지체로서, 마땅히 해야 할 바른 말을 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자의 심정을 이해하고 그 용기를 북돋아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두에 예로 든 해적 이야기와 연계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한국교회 개혁 필요성’ 요구를 묵살하는 것은, ‘이제는 그만두고 양민으로 돌아가자.’는 양심선언을 반대하는 것과 동일한 현상입니다.

한국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성도라면, 저자의 외침에 담긴 진정을 깨닫고 흔쾌히 동참해야겠다는 다짐이 불일 듯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오랜만에 현직목사의 참다운 외침을 듣게 되어 체증이 약간은 내려간 듯합니다. 바라기는 한국교회 난맥상 치유에 긍정적 계기로 작용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용기 낸 저자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저자의 고충을 짐작도 못하는 일부가 무지막지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는 풍문입니다. ‘한국교회의 역량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통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마치 “한국교회가 달라지면 몽땅 죽는다!”고 엄살 피우는 것 같아 울적합니다. 사실은 한시바삐 달라져야 살아나는 데 말입니다!  ♣

주사랑

2008.12.10 15:44:03
*.7.13.27

저도 예전에 무협지로 밤을 ... ㅎㅎㅎ~

기독교는 역설을 강조합니다.
죽어야 살것이라 합니다.
죽지 않고 살려고 바둥거리는 모습이 사실은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죽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죽지 못하네요...
죽여 주시와요 하다가도 막상 죽을려하면 살려달라고 놀라는 꼴이라니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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