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거울을 깨트려버려라.

조회 수 657 추천 수 68 2009.11.04 0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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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거울을 깨트려버려라.


아침 산책길에 참으로 재미있는 광경을 목도했습니다. 참새 한 마리가 승용차 사이드 미러에 머리를 처박았다간 다시 창틀에 앉는 일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거울 속에 비친 새가 자기가 아니라 멋진 이성(異性) 참새였다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물고기를 비롯한 동물의 기억력은 기껏 수초도 지속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낚시 바늘이 미끼인줄 조금 전에 깨닫고도 다시 와서 무는 우를 범합니다. 거기다 그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범위는 인간의 것과는 훨씬 차이가 있습니다. 각 종류별로 생존에 가장 적합하게 디자인되어 있을 뿐입니다. 올빼미의 둥근 반사경 같은 얼굴 전체가 일종의 정밀한 안테나인 이유는 눈 밑에 숨은 들쥐의 움직임까지 포착해 잡아먹도록 고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오감은 동물만큼 예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감으로 인지한 것을 분석해 생존 이외의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는 다른 피조물은 아예 갖추지 못했습니다. 인간더러 피조세계를 하나님 대신에 다스리게끔 하려는 목적으로 그분께 받은 선물입니다. 말하자면 인간은 거울 속에 비췬 자기 모습을 다른 사람인 줄 착각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금방 자기 머리를 갖다 대보고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선 다시 그럴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모습을 스스로 비추어 보려고 거울을 발명할 정도입니다. 지금 생긴 대로의 인간의 감각기관과 지혜는 인간에게 완벽합니다. 창조주께 감사와 찬양과 경배를 돌려 마땅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런 지혜를 갖고도 거울 속 비췬 자기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이 또 인간입니다. 그것도 하루에도 수십 번 씩 그러니 오히려 참새보다 못합니다. 우리 모두 한 명의 예외 없이 거울만 보면 “자 뻑”(자기 모습을 보고 자기가 뻑 가는 것을 풍자한 유행어) 증세를 보이지 않습니까? 물론 거울만 보면 도리어 심한 열등감에 빠진다고 반발하는 자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자 뻑”과 동일한 증세입니다. “자 뻑”은 범인(凡人)인데도 거울 속 모습이 스타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심한 열등감에 빠지는 자도 사실 하나님이 지으신 고귀한 존재임에도 거울 속은 아주 추하게 여깁니다. 둘 다 진짜 실체와 전혀 다른 사람으로 여기기는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거울은 오감을, 잘 봐주어서 지정의 영역까지만 비추어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육신과 지정의를 넘어서 영혼까지 갖춘 존재입니다. 영이신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도록 그분을 닮아 지어졌습니다. 따라서 인간에게 반드시 그 영혼을 비춰볼 거울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펴 본대로 인간과 다른 수준이긴 하지만 오감과 지정의를 갖춘 참새가 거울에 범하는 우를 인간도 동일하게, 비록 그 우의 수준은 다를지언정, 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영혼까지 비춰보는 거울은 과연 무엇입니까? 바로 성경입니다. 감동 깊은 좋은 책들이 많이 있는데 왜 하필 성경이냐고 따질 수는 절대 없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인간이라도 죄에 빠진 연약한 존재인지라 최선을 다해 최대한의 지정의를 가동해서 저작해도 여전히 다른 인간의 오감과 지정의 영역에만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지은 어떤 책도 말 그대로 감동을 줄지언정 인간 존재 자체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그 영혼까지 터치할 수 있는 책은 인간을 창조하신 이의 영으로 저작된 성경뿐입니다.

그리스 신화 나르시스에서 보듯이 아무리 잘 생긴 인간이라도 눈곱을 떼거나 먼지를 털어내는 목적 외에는 차라리 거울을 안 보는 것이 낫습니다. 마찬가지로 영혼을 거룩하게 소생시키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지정의를 고양하려는 목적으로만 성경을 보면 차라리 보지 않느니 못합니다. 나아가 아무리 믿음이 좋은 신자라도 성경을 멀리하는 순간 “자 뻑” 혹은 심한 열등감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자가 되었다는 의미는 성경 외에 자신의 실체를 비추는 거울은 전부 깨트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 존재와 삶과 일생을 비춰내는 데에 충분하고도 완벽하도록 하나님이 이미 성경을 선물로 주셨기 때문입니다.      

4/28/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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