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심장을 가진 불신자

조회 수 695 추천 수 52 2009.11.14 0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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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심장을 가진 불신자


한의학에선 신체의 오장육부를 인간의 감정과 연결해 치료한다. 간은 분노, 심장은 기쁨, 비장은 생각, 폐는 슬픔, 신장은 공포를 주관하고 또 특정 감정에 지나치게 휩싸이면 해당 장기가 상한다고 본다. 반면에 서양의학은 아직은 장기가 수행하는 생체학적 기능에만 관심을 쏟는 편이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통해 사랑의 감정은 심장이 주관한다고 인식했고 또 그래서 Heart 모양이 사랑을 상징하는 표식이 되어왔다. 사랑을 하면 누구나 기쁨과 열정의 감정이 가슴 가득히 차고 또 사랑하는 자를 만날 때마다 심장부터 두근두근 대니까 그런 모양이다.

반대로 감정이 메마른 냉정한 사람을 두고 철(鐵의) 심장을 가졌다고 말한다. 만성적 노조 시위에 성장의 발목이 잡힌 영국을 여자답지 않게 법대로 강력하게 통치하여 영국병을 치료했다는 대처 수상의 별명이 “철의 (심장을 가진) 여인”이었듯이 말이다.  

그런데 바로 그 영국에서 이번엔 진짜 문자 그대로 철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가 나타났다.  Titanium 인공심장을 달고 있는 Peter Houghton이 그 주인공인데, 인공 심장으로 바꿔 달고 난 이후로는 여실히 느낄 정도로 감정이 메마르게 되었다고 미국 ABC TV와의 대담(8/30) 에서 실토한 것이다.

그는 매사에 이전과 동일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아들과 손자들과 친밀해지려 애를 쓰도 감정적인 연결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에 대해서도 무신경해져서 크레디트 카드가 연체가 되어도 아무 염려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도 충분히 타당한 것 같다. 분노하거나 염려하면 심장 박동은 불규칙적이고 빨라진다. 사랑이나 동정심이 생기면 그 박동은 규칙적이고도 정상적 회수로 변한다. 반대로 심장이 빠르게 혹은 늦게 작동되면 뇌의 각기 다른 부분을 자극시켜 특정한 감정이 발생한다. 그러나 인공심장은 뇌와 전혀 상관없이 오직 고정된 박동 수에 규칙적인 파동으로만 작동하니까 특정한 감정이 생길 리가 없지 않겠는가?

너무나 신기하지 않는가? 심장이 단순히 피를 순환시키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다. 감정이 뇌외 심장 중 어느 곳에서 먼저 느끼는지는 의학적 문외한인지라 몰라도 어쨌든 신체는 고린도전서에서 바울사도가 설파했듯이 지체는 여럿이되 몸은 하나인 것이 확실하다.

아무래도 뇌가 먼저 감정을 느끼겠지만 두려우면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박동해 신체의 모든 세포에 피가 비정상적 방식으로 공급되니까 서늘한 기분을 느끼며 소름이 돋게 되지 않겠는가? 또 모든 세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까 두려워질 수도 있지 않는가? 반대로 신체에 피가 정상적으로 잘 공급되어 모든 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면 평강과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몸과 지체는 완전한 하나의 유기체로서 아직도 인간이 제대로 다 알 수 없는 아주 신묘막측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흥미롭게도 Houghton씨의 인공심장은 혈액 순환 기능만을 따질 때는 더 강화되었다. 완전히 죽음 직전까지 갔었는데도 지금은 아내와 장거리 여행도 하고 심지어 150킬로 자선 걷기 대회에 참여할 정도까지 되었다고 한다. 인공심장을 부착한지 이미 7년째로 동일 기기 사용자로선 현재 세계 최장수자가 되었다. 육체의 기능은 더 강화되었지만 인간적인 측면은 더 하락되었다.

감정이 있다는 하나의 사실만 보아도 인간은 절대 물질에서 진화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지 않는가? 흔히 감정이 예민하고 풍부한 자를 두고 ‘인간적’이라고 하듯이 삶에 굴곡이 있으면 감정도 그에 맞추어 Up-and-down 되는 것이 인간이다. 말하자면 감정이란 인식의 주체인 인간이 외부 객체에 반응할 때 반드시 자신의 주관이 개입하였다는 의미다.

반면에 물질은 항상 규칙적이다. 물질이 스스로 주관을 개입시켜 비정상적 불규칙적으로 움직일 여지는 전혀 없기에 그 운행에 일정한 법칙이 있다. 그 법칙을 발견하여 응용하면 과학이 된다. 따라서 엄격한 의미의 과학은 물질만 다룰 수 있을 뿐이다. 일정한 법칙대로 움직이지 않는 인간의 감정, 사상, 양심, 영성 같은 비물질 영역은 과학의 취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과학이 인간은 물질에서 진화되었다는 이론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런데 Houghton 씨의 담당 심장의사는 “그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인공심장이나 규칙적 박동에 원인이 있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새로운 경험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또 점차 죽음을 직면하고(나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오직 뇌의 주관적 판단 때문에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 뇌도 동일하게 물질로 이뤄졌는데 어떻게 주관이 개입할 수 있는가? 요컨대 물질에서 어떻게 칠정(七情-喜怒哀樂愛惡欲)이 생기는가? 만에 하나 인간이 물질에서 진화되었다고 쳐도 감정마저 저절로 우연히 만들어진 것인가? 또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게 되었는가? 나아가 인간이 우연히 생겼다면 왜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똑 같은 종류의 감정을 똑 같은 방식으로만 느끼게 되는가? 오히려 창조보다 진화가 도무지 믿기지 않아 더 굳센 믿음을 요구하지 않는가?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시53:1)는 성경말씀이 진리일 수밖에 없다. 최고 지성인이자 과학자인 심장의사마저 사랑의 감정과 심장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우긴다. 불신자는 물질로 우연히 만들어진 철의 심장은 믿지만 하나님이 따뜻한 심장으로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은 믿지 못한다. 아니 일부러 믿으려 하지 않는다. 자기들도 굴곡 많은 인생에서 온갖 감정을 실제 드러내면서도 말이다. 자기들 믿음대로 철의 심장을 가졌다. 연애할 때 한번쯤은 가슴이 충만해지고 불규칙적으로 뛰는 것을 다들 느꼈으면서도 그러니 어리석다 못해 오히려 이율배반적이다.  

8/3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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