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4:14-16 참된 목사가 너무 없다.

조회 수 660 추천 수 19 2009.09.19 20:13:53
참된 목사가 너무 없다.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고 이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내 사랑하는 자녀같이 권하려 하는 것이라 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비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복음으로써 내가 너희를 낳았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전4:14-16)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정리한 자는 사도 바울입니다. 그는 지성적으로 뛰어났을 뿐 아니라 당대 최고의 종교 지도자 아래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아 율법 안에서 철저하게 경건했던 유대인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열심에서도 어느 누구에게 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십자가 복음 밖에서 자기가 가르침 받은 대로만 따라 하려 했습니다.

자기 생각에 하나님을 모독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을 핍박하려고 다메섹까지 가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거듭나는 체험을 했습니다. 그 후 유대교 최고의 열성 신자가 복음의 최고 열혈 전도자로 바뀌었습니다. 곳곳에 교회를 세워 복음을 가르쳤고 신약성경의 교리에 관한 부분을 거의 혼자서 정리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도 제자를 둔 스승의 위치에 오른 것입니다.  

그런데 고린도 교회의 교인들 즉 제자들을 향해 권하는 말이 이상합니다. “내가 가르친 대로 잘 따르라”고 하지 않고.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 했습니다. 유대교의 최고 스승 자리에 오를 뻔하다가 기독교 최고의 스승이 되어 그 교리를 정연하게 확립했던 자와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권면이지 않습니까?  

복음은 지성적 가르침과 종교적 훈련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기독교는 교리를 배워 따른다고 구원을 얻지 못합니다. 따라서 기독교의 스승, 즉 목사는 복음을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복음 안에서 자기부터 본을 보여 제자들로 그대로 닮게 만들어야 합니다. 바꿔 말해 목사는 강대상에서 설교한 대로의 삶으로써 복음을 가르쳐야 합니다.

폴 워커라는 목사가 자기의 구원 경험을 이렇게 간증했습니다. “자라는 동안 많은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았는데 오직 한 분만이 나의 기억 속에 두드러지게 남아 있다. 해병대 출신으로 몸집이 크고 얼굴이 붉었던 그 분은 아마도 좋은 교수 방법이나 규칙은 하나도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그 선생님에게 가장 잘 기억하는 것은 그가 우리들을 매우 사랑해 주셨다는 것이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잠시 무릎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자면서 그 큰 팔로 우리 모두를 끌어안으려 하면서 이름을 하나씩 불러가며 기도해 주었다. 그중 나를 포함해 일곱 명이 목회자가 되었다.” 제자들이 스승인 주일학교 선생의 본을 너무 닮다 보니 무려 일곱 명이, 아마 그 반 전체가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목자는 “스승 같은 목자”와 “아비 같은 목자”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후자는 찾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스승 목자는 가르치기만 하고 아비 목자는 가르치지 않고 사랑만 베푸는 자입니까? 아닙니다. 스승은 학생보다는 가르치는 것 자체를 더 사랑하고, 아비는 가르치는 것보다는 학생 본인을 더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정확하게는 스승은 가르쳐서 제자를 변화시키려 하고 아비는 사랑하여서 제자를 변화시키려 하는 차이입니다.

사울이 바울 되기 전 즉, 유대교 스승이었을 때는 인간은 열심히 노력하면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할 만큼 충분히 거룩해질 수 있다고 배웠고 또 철저하게 그렇게 믿고 실천했습니다. 그러니 기독교가 사람은 자기 의와 공로로는 하나님의 구원을 얻을 만큼 절대 거룩해질 수 없다고 가르치자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 자기가 믿는 진리와 반대되는 즉, 비진리(非眞理)인지라 그냥 두다간 선량한 사람을 다 망하게 만들겠다고 판단해 이단 박멸 작업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그러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데반의 살인을 선동하며 선량한 교인들을 박해하는 최고 악질로 변해 버렸습니다. 예수님이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 나를 핍박하느냐”라고 하신 말씀을 풀면 이런 뜻이었습니다. “예수 믿는 교인들도 바로 지금의 너와 똑 같이 자기 믿은 바대로 따르지 않느냐? 또 그들은 너의 핍박을 말 한마디 않고 순순히 당하지만 않더냐? 그렇다면 선량한 사람을 망하게 만드는 자는 그들이 아니고 바로 너이지 않느냐? 나아가 너는 율법으로도 금하는 폭행과 살인을 도가 넘치도록 자행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고도 너의 의와 공로로 구원을 얻을 만큼 충분히 거룩해질 수 있다고 자신하느냐?”

초대교회 신자는 예수님의 본을 받아 아무 주저나 불평 없이 십자가를 지고 이웃을 사랑했습니다. 예수가 복음 안에서 그들을 낳았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제자들을 먼저 변화시켰고 그 후 변화된 제자들은 그분 가르침대로 따랐습니다. 그들은 스승을 본받아 복음을 모르는 자들의 영혼이 거듭나도록 죽기까지 힘썼습니다.

반면에 사울은 유대교 가르침대로 자기 힘만으로 오히려 예수 믿는 자들을 변화시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스승의 가르침만 따랐지 본받을 아비가 없었습니다. 갈급한 영혼이 하나님 은혜의 품 안에 잠기도록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해준 영적 부모를 만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인간끼리 종교적 계명을 따라 사랑하려 해보았지만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그가 영원토록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야 자신의 전부가 완전히 새로워졌습니다.  인간이 절실하고도 시급하게 갖추어야 할 것은 인간의 의와 공로가 아니라 오직 십자가에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뿐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는 비로소 모든 인간에게 온전한 부모인 예수님을 만났고 그분을 본받는 제자가 되었습니다. 유대교를 스스로 열심히 따르는 신자에서 조건 없이 베푸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그분의 자녀로 바뀐 것입니다.
      
스승은 교리를, 아비는 사랑을 앞세웁니다. 스승은 제자가 지식이 진보되기를, 아비는 제자의 존재 전체가 변화되기를 소원합니다. 스승 목자는 자기 가르친 대로 제일 잘 따르는 제자를 가장 사랑합니다. 아비는 자기를 그대로 쏙 빼닮은 제자를 가장 사랑합니다.

오늘날 만약 만 명의 목사에게 “교인들에게 자신을 본받으라고 자신 있게 권면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다고 칩시다. 과연 아무 주저 없이 ‘예’라고 대답할 자가 몇이나 있겠습니까? 목사가 도덕적 종교적으로 완벽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목사도 연약한 인간에 불과한지라 죄를 범하고 때로는 설교한 것과 다르게 살 수 있습니다.

복음 안에서 교인들에게 온전한 아비가 되어 있는지 묻는 것입니다. 또 다시 모든 것을 다 바쳐 교인을 사랑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모든 인간은, 심지어 바울 같이 세상에서 완전했던 자도 스스로는 절대 구원을 얻을 수 없으며 그 의가 누더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목사부터 철저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누구를 대하더라도 자신의 의가 아닌 예수님의 심정으로 불쌍히 여기며 그 영혼을 주님이 변화시켜 달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요컨대 인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뿐임을 확신하기에 모든 교회 일을 예수님을 머리고 모시고 사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자훈련 코스로 가르치고 찬양과 기도로 감정을 고양시키며 심리학적인 치유 테크닉을 동원한다고 해서 사단에게 묶여 있는 영혼이 새롭게 되지 않습니다. 사단을 무너뜨려 그 속박에서 인간을 건져올 수 있는 유일한 권능은 인간 목사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십자가뿐입니다. 천하의 죄인이라도 복음을 가르치지 말고 복음으로 끌어안아 주어야만 합니다. 작금 목사들이 십자가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은커녕 강단에서 그 메시지마저 차츰 사라지고 있으니 오늘날도 분명 일만 스승은 있되 아비는 너무 찾기 힘들어진 것은 아닐까요?

8/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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