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없는 아이처럼...

조회 수 576 추천 수 13 2011.09.02 20:46:25
얼마전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법 깜짝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 발표를 접한 분들로 인해 저희 전화통이 불이 났었습니다.  아마도 저희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기적의 손길이 아니냐며 모두들 기도로 더 돕겠다며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 법안이 저희가정에도 저촉이 되어지길 지금도 저희 교회에선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감사한 일이지요.  한국에 가면 어렵고 힘이들 것 불보 듯 뻔한 일이니 이 곳에서 함께 살자는 것이지요.  담임목사님과 성도님들의 기도에 정말 콧등이 시큰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한국에 갈 곳도 정해지고 아이들도 좋은 이웃의 넉넉한 아량으로 조금은 편안한 공간이 마련되어졌기에 나름 여유롭게 한국에 도착하여 해야할 일이며 이곳에서 마무리해야할 일들을 정리하다가 접한 깜짝 발표는 느닷없이 맞은 태풍같았습니다.  다시 혼란스러워지며 하나님의 뜻은 저희 가족이 미국에 있기를 원하심인지 한국에 가길 원하심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사이 저의 생각이 저를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심령이 답답해지며 한국의 생활이 어떠할지가 눈에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좁은 공간,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모를 불안감,  학업을 멈추고 가정을 위해 애를 써야할 아이들....  몽글 몽글 구름처럼 솟아 올라오는 그림들로 인해 저는 점점 늪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내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그저 이민법이 우리 가정에 과연 저촉이 될 수 있을까?  저촉이 된다면 정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일터이고,  이미 자진출국으로 판결이 나버린 우리에게 저촉되기란 하늘에 별 따기일텐데 그렇다면 이 발표가  하필 지금 이 순간이여야할까?  차라리 우리가 떠난 다음에 일어난 일이면 이런 갈등도 없을터인데 도대체 하나님은 무엇을 우리에게 원하심인지?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어떠한 상황,  어떠한 환경 속에 있어도 하나님이 최선의 길로 인도하시고 계심을 말씀을 통해 이론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론이 실체가 되기까진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주변에 돌풍처럼 일어나고 그 회오리 바람같은 현실들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거리면서 제 자리 찾음의 이 실습들은 가히 얼마나 어려운지를 또 체험하는 시간들이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습할 때 그 경이로움으로 두근거리는 맘과는 사뭇 다른 현실에의 실습,  그건 설레임도 아니고 기대감도 아니고 그저 현실에서 고통이라는 아픔을 반드시 동반하는 실습임을 다시한번 절감하고 맙니다.

그렇게 비척거리고 휘청거리는 제가 매일 우리 홈피교회에 방문하여 말씀을 읽으며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으신 하나님께 우선 감사와 경배를 올려 드립니다. 이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맘을 그대로 가지고 나와서 말씀을 대할 때 신기하게도 읽는 말씀, 그 안엔 제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 속의 저는 아주 좁다란 미로를 걸어갑니다. 걷는 길 앞자락엔 자그마한 빛이 안내를 합니다.  그 빛을 따라 고즈녁한 길을 걷노라면 잠시 두려움도 몰려오고 또 자주 외로움으로 몸서리치기도 합니다.  아무도 내 맘을 몰라 주는 것 같아 서러울 때도 참 많습니다. 비웃는 이웃들의 일그러진 표정들이 퇴장을 맞아 살거풀이 벗겨지는 듯한 아픔도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제일로 무서운 것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정죄하여서 이런 죄인은 이런 형벌을 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니냐는 질문 앞에선 정말 질식할 것 같은 통증을 느낍니다.  그렇게 걷다보면 어느덧 좁혀져 한 곳에 집약되어지는 어떤 마지막 점, 그 분명한 점 앞에 어느사이 저는 당도하여 있습니다.  그 곳엔 바로 골고다의 십자가에 저 대신 돌아가신 예수님이 계십니다.  

말씀은 예수님께로 안내를 해주십니다.  저를 보며 반색 하시는 예수님은 이젠 함께 날아 오르자고 하십니다.  미국이던 한국이던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하십니다.  저를 품으시고 날아 오르시는 예수님 품 속에 제가 있다는 것을 거푸 거푸 확인시켜 주시며 미소지으시는 주님은 늘 함께 계시어 오셨고 지금도 함께 계시고 앞으로도 함께 계심을 이렇게나 자상하게 알려주시는 것을요.  몇일을 휘청이다가 이제 다시 주님의 품 속에서 주신 평안으로 안돈하고   저희에게 가장 좋은 곳으로 안내하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다시 맘을 추수리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눈 비비고 일어나 물만 살짝 먹고 가는 토끼마냥, 은혜받곤 돌아서면 금세 잊는 철 없는 어린아이같은 저이지만,  이렇게 말씀으로 배 불리 먹고 골고다의 주님을 만나 주님 품 속에서 함께 날아 오르도록 도우시는 글들을 마련해 놓으신 우리 하나님께 다시한번 감사와 경배를 올려드립니다. 이 철닥서니 없는 어린아이같은 저이지만....

쌀로별

2011.09.04 05:02:28
*.220.228.246

저도 집사님의 나눔에 힘을 얻고 가고 있습니다. 물만 먹고 가는 토끼처럼... ^_^; 저는 저의 과정이 너무 부끄러워서 글씨로 옮기는 것도 힘이 드네요. 별다른 위로 없이 인사만 드리고 갑니다...용서하세요;;

사라의 웃음

2011.09.04 12:06:38
*.161.92.121

쌀로별님, 용서라니요??
정말 돌아보면 저는 늘 쓰러지고, 넘어지고, 휘청거리다 못해 멀미할 정도로
어지러운 저인 것을요... 이런 제 모습이 참~~ 부끄러워요. ㅠ.ㅠ
이 부끄러운 저에게 별님이 위로를 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별님, 우리 자주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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