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인물 중에 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요한복음 9장에 나오는 나면서부터 소경된 걸인이 그이다. 그는 예수님이 누구신지도 몰랐고 자신의 병이 고침 받으리라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어느날 문득 앞에 지나가시던 분이 제자들과 설왕설래하시더니 침을 뱉아 진흙으로 이겨 그의 눈에 바르시곤 실로암에 가서 씻으라신다. 그런데 글쎄 눈이 보이는 것이였다. 얼마나 놀랐을까? 간절히 고침 받아야겠다고 소원한 적도 없이 뭐 그냥 고쳐지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맘이였을터인데,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는 눈을 뜬 삶이 없었기에 눈 뜸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 전혀 떨림조차도 바램조차도 없었을 터인데 정말 눈이 떠지고 희환한 광경들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의 맘은 어떠했을까? 차분히 지금 자신에게 벌어지는 것들이 무엇이며 왜 이런일이 생겼으며 자신을 고치신 분은 도대체 어떠한 능력이시기에 이런 일이 거짓말처럼 일어날 수 있었을까라고 곰곰이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그저 어리둥절했을 것이다.
그런 그를 사람들은 데리고 바리새인들에게 갔다. 바리새인들은 도무지 믿으려하질 않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소경이 아니였을거라며 그 부모들까지 동원했던 바리새인들, 부모의 대답은 도무지 아리송할 뿐, 그런 모습을 지켜 본 그의 맘은 어떠했을까? 낳아준 부모조차도 사실을 말하지 않는 그 현실 앞에서 참 당혹했을 것 같다. 그런 그가 바리새인들에게 대답한 말 중 제일로 맘에 드는 말이 " 이상하다?" 이다. 자신이 소경이였는데 눈을 떴다는 사실에 왜들 그렇게 요란스러워하는지.. 왜 못미더워 묻고 또 묻는 것인지 정말 이상했을 것 같다.
상대가 누군들 상관없이 그냥 " 어~ 이상하다! 왜 못믿지?? " 하며 말 할 수 있는 그 걸인이 참 맘에 든다. 나라면 어떠했을까? 멋진 모습으로 많은 지식으로 참 높은 위치며 귀한 자리에 계신 분들의 다그침에 만약 나라면 무어라 대답했을까? 정말 그 걸인처럼 "어~ 이상하다!" 하며 오히려 되물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맞아요, 저는 원래 소경이 아니였는데 연극을 했고요 이제 공연히 나은 척을 했네요. 죄송해요" 하며 그 자리를 떠나왔을까? 아니면 말하기 조차도 싫은 그 상황에 눈을 꼬옥 감아버리고 입을 꾸욱 다물어 버렸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된다.
그렇게 시달린 그는 얼마나 외로왔을까? 눈은 잘 보여서 좋고 신이 나겠지만 부모님의 반응과 이웃들의 반응에 맘이 많이 아팠을 것 같다. 그 허허로움을 채울 길이 없어 눈물 지을 때, 모두가 떠나고 정말 혼자라 느껴져 외로움에 몸서리치고 있을 때, 예수님은 그에게 다가와 주셨다. 누구신지도 모르던 그 분이 바로 멧시야이심을 친히 가르쳐 주셨다. 더 이상 외로와 말라시며 그의 곁에 계셔 주셨다. 사무치도록 외로왔던 그는 찾아와 주신 예수님을 만나고서는 얼마나 행복에 겨웠을까?
위선과 가식 투성이인 세상을 바라보며 이 땅에 정말 참된 것이 있을까 고민하며
지내는 시간속에서 소경같은 우리에게 빛으로 오신 주님이 제 마음 가득 다가오기를
기도합니다.
진솔한 글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