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

조회 수 780 추천 수 0 2015.07.31 17:58:53

한국에 있는 동안에 게스트 룸을 계속 두 번 정도 옮겨야 했다.  우리에게 좋은 아파트를 제공해 주시던 집사님이 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힘겹게 우리에게 늘 편의를 제공 해주셔서 이제 더 이상 일주일 치과 더치료받겠다고 얘기를 못 꺼냈다 .친구 목사님이 해주신 호텔에서 하루 그리고 장신대 세교협 에서 삼일 그리고 떠나는 날까지 부산에서 올라와 바로 공항으로 남편은 많이 피곤했을 것이다.

부산에서 손 장로님은 어찌나 헌신적으로 우리를 가이드 해줬는지 내년도 한국어 반 트립까지 다 답사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쉬고 싶었지만 경주로 첨성대, 부산 유엔공원, 국제시장 뒷동네 등등 그 분의 열정에 미안해서 부산의 유명한 국밥집에서 저녁을 사드렸더니 내년에 꼭 오라고 하신다.

올해는 서쪽으로 두 바퀴 서울에서 여수까지 그리고 서울에서 경주 부산까지 동쪽으로 한 바퀴 돌고  다시 팔라우로 돌아갔다. 나는 또 에디가 군선교회로 한국에서 트레닝이 있어서 다시 그를 일주일을 기다리면서 보내야 했다.

작년에 기숙사에서 이상한 남자가 침입해서 에스더가 너무 놀라서 같이 몇 주 여행(?)을 한적이 있었다. 마음이 괴로운 탓인지 어디를 가도 편치가 않았다.

김 장로님댁에서 우두커니 먼 산을 바라보다가 하염없이 왔다 갔다 하는 구름과 덕진 공원의 연꽃을 바라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노래방에서 소리를 질러보고 인천 친구 경이 아파트에서 바라보던 일몰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긴 여행의 종지부를 찍고 나는 팔라우로 에스더는 다시 기숙사로 갔는데 다시 연락이 왔다. 걷지를 못하겠다고..발에 염증이 생겨서 의사가 통풍이라고 했다고 우리는 기도하였다. 에스더를 지켜달라고.. 그 때의 암담함을 생각하면 지금은 비록 반지하의 작은 방에 살지라도 감사한 거다.

사역 때문에 멀리까지 차를 타고 가야하고 또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기도회에 갈지라도 그래서 계속 기침을 할지라도 이젠 가족들을 원망조차 하고 싶지 않다. 모든 환경이 나를 신음조차 내지 못하게 하였다. 그래도 믿었던 친구에게 부탁을 했는데 그도 힘들었던지 에스더에게 전화해서 네가 아무리 힘들어도 참으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정말 화가 났었다. 에스더는 울면서 상처를 받았는지 이제 다시는 “엄마 ,아빠친구에게 내 얘기 말아요 “한다. 나는 멘붕 상태로 다시 사역을 시작했고 에스더도 아픈 발과 마음을 추수리며 스스로 학비를 벌어야 하기에 지친 몸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가끔씩 전화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숨도 못 쉬게 바쁘고 기침을 계속하고... 너의 청춘은 왜 이리 힘드냐고 ?부족한 부모 탓이라고..마음만 아팠다. 

그런 상황에서 건축 문제와 여러 가지로 남편이나 나도 지쳐가고 있었다. 기도할 힘도 없을 때, 작년 9월부터 우리 반 학생이 kbs사진 콘테스트에 3등한 사진이 세계 2억이 본다는 kbs tv에 3개월 이상 광고의 중심에 나왔다. 하루는 에스더가 전화해서 많이 아프단다. 그래서 결국 나는 잠시 한국으로 나왔다.

딸은 천식이 생겼다.계속 컬록거리며 일을 했다. 인내력이 많은 얘라 그간 많이 참았으리라.

삶은 고통스러운 거라는 것을 젊은 날에 알게 된 딸의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지 몰라 하고 단지 탄식만 하고 있을 즈음에 우연히 우리 반 학생이 써낸 글과 사진이 또 대상을 받게 되었다는 이 멜이 왔다.

그런 일들이 내게 하나님의 위로라고 생각되었다.

모두들 한국에 가고 싶어해서 나는 어드반스 학생을 보내려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당사자 닥터 류가 오지 않아서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초반 학생들이 우리도 한번 만들어 보자고 해서 우연히 만든 사진과 글이 상 받게 되었다.

그 일로 기쁘기도 했지만 모든 학생이 초청되는 것이 아니라서 대표로 젤로가 다녀왔고 모두들 부러워했다.

할 수 없이 나는 올 봄에 한국 비젼 트립이란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 온갖 우여곡절 끝에 한국 행티켓이 만들어 졌다.  팔라우가 “정글의 법칙”이란 프로에 나온 이후로 단체 팀은 항공권 구하기가 힘들어서 거의 매일 항공사 직원과 전화해서 사정하고 설득(?)해야 했다. 서울본사에 연락해서 제발 항공권 좀 해달라고..

 

선교대회 일주일을 서울에서 여수까지 새벽 4시부터 타이트하게 보내고 바로 이틀 후에 원주민 15명이 2시간 연착해서 12시에야 도착했다.

기대했던 일암교회에서 예배와 특송을 못했지만 서둘러서 통일전망대에 가서 남북이 갈라진 강과 마을을 보며  시간 관계로 안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기도만 하고 부랴 부랴 서울교회 저녁예배 참석하러 갔다. 강남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많은 교회답게 클래식의 공연장 같은 멋진 성악가들의 찬양과 파이프오르간 ,남성 합창을 보고 다들 입을 벌리며 감동을 받았다. 저녁을 대접받고 .목사님과 장로님들께 인사 후에  숙소인 세계교회협력 센타로 갔다.

밤에 모여 합창을 연습하는데 에스더가 과일을 사가지고 왔다. “ 주님의 옷자락 잡고”와 홀로 아리랑에 감동을 받은 듯 수원에서 달려온 에스더는 모두를 너무 반겨주었고 가사를 일일히 통역해 주었다. 음 날 학교와 대공원을 보고 점심 후에 전주로 내려갔다. 이렇게 많은 인원을 정권사님은 반갑게 맞아 주었고 서문교회에서 빌린 차를 타고 권사님 댁 별장으로 갔다..

대학 교수였던 정권사님은 디테일 하게 우리를 다음 날 한일 장신대, 예수 대학교, 양로원, 유치원과 병원 한옥 마을등을 구경했는데 한일 장신대에서는 프랑카드까지 준비하고 맞아주셨고 총장님과 인터뷰 , 예수대학교에선 총장님이 여러 선물과 끝도 없이 나오는 부페에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점심 후 양로원을 방문 하였는데  바깥 뜰에서 앉아 계시는 할머니들에게 몇 곡 찬양을 했더니 너무 좋아해서 한국어 반에서 배운 찬양과 경기 아리랑 진도 아리랑 홀로 아리랑 곰 세 마리까지 부르고 나서   일 중심적인 나는 가야 된다고 했는데 조금 더 하란다. 영어 찬양을 하고 돌아서는 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손을 흔든다. 그 슬쓸한 모습에 모두들 눈물을 흘렸다.

내가 빨리 빨리 하지 않았으면 좋을 것을.. 고향의 교회에서 수요 예배를 드리고 아침에 콩나물 국밥을 먹고 가려는데 남편이 일어나질 못한다 .어제 지은약을 잘못 먹었는지 힘들어 해서 내과 의사인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얼른 오란다. 남편과 나는 친구 의사 덕에 링거와 약을 다시 처방 받고 예수병원에서 세미나를 마친 후에  대절 버스를 타고 광양으로 갔다.

권사님은 내가 낼 마일즈가 뒤늦게 오니까 여수에서 서울로 가야 한다고 했더니 자고 낼 서울로 가란다. 남편이 아파서 혼자 이 팀을 데리고 다니기 힘들 것 같아서 대절한 버스를 타고 광양 제철소롤 향했다. 대광 교회 부목사님들이 너무도 친절하게 가이드 해 주어서 바로 제철소 견학을 하고 멋진 제철소 안 팎을 보고 목사님 배려로 광양 불고기를 배가 터지도록 먹고 여수 순천 광양이 다 보이는 두봉산 전망대에 갔다. 모두들 야경에 탄성을 질렀다. 우리는 처음으로 좋은 호텔에서 잤다. 다음 날 아침 식사 때 보니까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다.

그들은 여수 애향원과 교회 탐방으로 가고 나는 비행기를 타고 김해로 날라왔다. 에스더와 친구들이 마일즈를 인천공항에서 핍업하고 창덕궁을 본 후에 인사동에서 만났다. 마일즈는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잃은 양 한마리 를 놓치 않은 예수님 얘기를 하면서 감동을 하였다. 마일즈가 한국에 너무 오고 싶어 했고 끝까지 합창연습과 선물을 챙기고 포기하지 않았다. 호텔에서 근무하는 데 3일밖에 시간을 주지 않아서 할 수 없이 금요일에 혼자서 온 것이다.

 인사동을 구경 후에 점심을 먹고 같이 팥빙수를 사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그리고 숙소로 왔다.저녁에 학교와 테크노 마트를 본 후에 여수에서 올라 온 이들과 만나 늦은 저녁을 먹고 다음 날 새벽 명성교회 새벽기도에 가야 했다. 우리가 부른’ 주님의 옷자락 잡고 섬기게 하옵소서 ‘찬양이 김삼환 목사님이 작사한 거란다. 어째든 늦잠자는 두 사람을 놓고 수 천명 앞에서 새벽기도회 특송 후에 감동을 받아서인지 목사님께서 함께 찬양하잖다.그리고 어깨 동무하며 사진도 찍고 아침도 제공받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긴 후에 동대문과 경복궁, 그리고 마지막 양화진에서 피곤한 몸으로 선교사 무덤가를 거니는데  어느 선교사 가족들 작은 무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딸, 아들, 그리고 손자까지 묻힌 그 묘지를 보고 마음이 뭉클했다. 60년 전에 이 가난한 땅에 와서 모든 기초를 닦고 헌신한 선교사들 희생으로 우리는 이렇게 잘 살게 되었는데 삶은 왜 이리 각박한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딸들이 고생할 때마다 맘 아프고 주님 제가 뭐하고 있습니까?

왜 우리 가족들이 이렇게 힘겹게 살아야 하죠? 하고 하늘에 질문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 동안 두 번씩이나 아프면서 이 트립을 준비했고  하나님이  마지막으로 양화진 선교사 무덤을 보여주셨다.

B선교대회 때는 동신 교회 수양관 옆의 아버지 묘를 찾게 하시더니 나의 괴로운 마음을 아셨는지 이제 조선 말에 한국에 오셔서 묵묵히 일하다가 순교한 양화진 묘역에서 나를 되돌아보게 하신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할 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마일즈 모세 자엘과 하루 더 있으면서 피곤해서 멀리가지 못하고 인천 친구 집에서 자고 교회방문과 차가 시동이 안 걸려서 비행기를 못 타는 줄 알았던 일들 그리고  선교대회 첫째 날 구례의 작은 교회 목사님과 사모님  그들이 제공한 어느 기업체 숙소에서의 사우나 ..얼마나 열심히 내 등을 밀어주던지.. 사모님이 주신 매실즙, 곶감 들을 잊지 못한다. 선한 모습들을..

팔라우팀이 무사히 가고 ,남편도 치과치료와 당뇨 치료와 부산방문 후에 돌아가고 팔라우 경찰 에디가 한국에 나왔다.

오산리 기도원 에서 군 경찰 mso 프로그램을 마치고 떠나는 날 아쉬워서 에디와 에스더와 잠시 투어를 했다. 코엑스를 돌고 난 후에 에디는 기도원에서 받은 은혜를 참지 못하고 늘어놓았다. 눈물을 글썽이면서..미국에 교도소에서 갇혀 있으면서 성경을 많이 읽었다고 그 때 예수를 진정으로 영접했는데 그리고 경찰이 되었다고.. 한국에 와서 오산리 기도원에서 새벽에 기도하고 성경을 읽으면서 감동한 간증이 이어졌다. 왜 교도소에 갔었냐고 차마 못 물어보았다.

 

에스더와 헤어지면서 눈물이 나왔다.  한가로운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수고한 딸과 여러 목사님들 정권사님 일암교회 서울교회 김임장로님, 두분 총장님과 이사분들 ,친구들, 모두 모두 감사하다. 

에디가 손을 흔드는 에스더에게 아껴둔 50불을 주었다. 에스더가 가이드를 해주고 선물을 주니 감사했나보다.

에디가 동행하지 않았으면 팔라우에 오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발 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공항에서도 에디의 흥분된 뜨거운 간증은 이어졌다. 부디 그의 마음이 변치 않기를 기도한다.

 

하늘에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 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들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master

2015.08.01 06:29:07
*.63.152.149

홍성림 사모님

페북에선 자주 접했으나 홈피에선 정말 오랜만입니다.

정상진 선교사님도 건강하신지요?

두 분은 물론이고 에스더가 너무 힘든 가운데 있네요.

온 가족이 모든 것 희생하며 주님의 일에 헌신하는 것을 볼 때마다

저는 너무나 부족함을 느끼며 주님께 더욱 순종하고자 다시 결의하게 됩니다.

멀리서나마 생각나는 대로 기도하겠습니다.

귀하고 도전을 주는 나눔 감사합니다. 샬롬!

 

홍성림

2015.08.05 04:39:31
*.124.226.80

여기에선 인터넷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비싸고 자주 끊어지고 느리고..

페북은 제자들과 연결되어 있어 선교차원으로 사진과 가끔싹 연락을 취합니다.

에스더는 힘들지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라의 웃음

2015.08.05 14:24:30
*.109.85.156

사모님

한국에서도 힘든 사역하시고 가셨군요.

에스더가 가족을 떠나 있어 더 힘이 든 것 같습니다.

선교사님과 에스더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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