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2:19-3:6 역사의 주역이 되어 있는가? 11/19/2017

 

“날마다 권하되 모르드개가 듣지 아니하고 자기는 유다인임을 알렸더니”(3:4)

 

에스더가 왕비가 된 후에 한 사소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유대인이 몰살될 위기에 몰리게 된다. 두 당사자 모르드개와 하만은 사태가 그렇게 진행될 줄은 처음에는 예상도 못했다. 먼저 모르드개가 대궐문에 앉았을 때 우연히 왕에 대한 암살음모를 듣고 신고하여 무산시키는 큰 공을 세운다. 대궐문이란 성중의 장로들이 모여 공적인 일을 토의하는 장소다. 항상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두 내시가 그런 엄청난 음모를 의논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마침 그 시간에 사람이 없었거나, 모르드개가 그 음모를 듣게 된 것, 그런 줄 두 내시가 눈치도 못 챈 것 등등 확률적으로는 쉽게 일어날 일이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이 나중에 유대인 구원에 결정적으로 선하게 작용할 줄은 아무도 꿈도 꾸지 못했다. 이처럼 미래의 일에 완벽하고도 선하게 연결된다면 사전에 완벽한 디자인이 있었다는 뜻이다.

 

이 사건과는 별개로 하만은 왕의 신임을 얻어 모든 신하들로 그에게 절해야 하는 최고 높은 자리에 이른다. 모르드개만 그에게 절하지 않아 대궐문에 있는 신하들이 날마다 왜 왕의 명령을 거역하느냐고 다그쳤다. 그는 유대인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여호와 하나님 외에는 절대 절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에게 그것도 왕도 아닌 신하에게 절할 수는 더더욱 없다. 그 보고를 받은 하만은 “매우 노하더니”(5절), 모르드개가 유대인임을 알고 그만 죽이는 것은 부족하고 모든 유대인을 다 멸하고자 했다.(6절) 모르드개 혼자 왕의 명령을 어겼는데 하만은 그것을 빌미로 유대인 전부를 죽이려 했다. 평소에 유대인들에게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하만은 아각 사람(3:1)이고 모르드개는 사울 왕과 같은 베냐민 지파 후손이다.(에2:5) 하만은 조상 대대로 유대인에 대해 뿌리 깊은 원한을 품고 있던 자다.(삼상15:1-9 & 출17:7-16) 만약 모르드개가 하만에게 한 번만 형식적으로라도 절을 했더라면 그런 잔인한 음모까지는 꾸미진 않았을 것이다. 모르드개도 사태가 그렇게까지 악화될 줄은 몰랐고 단순히 다니엘처럼 자기 믿음에 따라 행했을 뿐이다.

 

인간의 눈에는 두 사건은 전혀 관련 없어 보인다. 사건의 성격, 관련 당사자, 시간 장소에 하나의 연결점도 없다. 불신자 하만은 늘 그러하듯 자기 소견에 좋은 대로만, 반면에 신자 모르드개는 인간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려는 평소 믿음대로 행했다. 왕의 암살음모를 신고한 것은 그 녹을 받는 자로서 당연한 의무였으나 모르드개로 그 자리 그 시간에 있게 하신 것은 하나님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사건을 통 털어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는 너무나 완벽하고 의롭다. 신자가 믿음으로 행한 일들이 당장에는 손해와 핍박으로 돌아올 수 있어도 역사의 엄청난 전환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오직 믿음대로만 행하면 하나님이 다 이루신다. 그분만이 자기 마음먹은 대로 행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다. 그래서 당신의 백성들뿐 아니라 모든 열방에게 당신의 영광을 확연히 드러나게 한다. 바꿔 말해 신자가 믿음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하면 인류역사는 하나님의 거룩한 뜻과 반대로 흘러가게 된다는 뜻이다. 신자만이 역사를 선하게 이끄는 주역이다. 이 일을 오늘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가? 어떤 손해와 핍박이 닥치더라도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주님만 따르는가?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불쌍한 이웃 한 사람에게 아주 사소한 도움이라도 베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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