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6:14-7:10 하나님 안과 밖의 극명한 차이 11/24/2017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한 나무에 하만을 다니 왕의 노가 그치니라.”(7:10)

 

에스더가 하만의 사악한 계획을 무산시키는데 가장 큰 장애는 왕의 그에 대한 두터운 신임이었다.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왕의 자신에 대한 사랑부터 확인해야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왕의 홀을 붙들자 왕국의 절반까지라도 줄 테니 무엇이든 말하라는 답은 이미 들었다. 하루 더 지체함으로써 그 소원의 진정함과 간절함을 드러내보였다. 금식기도를 통해 깨달은 하나님의 지혜대로 행한 것이다.

 

둘째 날 잔치에서 왕이 술에 취해 기분이 한껏 좋아지기를 기다린 후 간청한 내용을 보라. “왕이 좋게 여기시면 내 소청대로 내 생명을 내게 주시고 내 요구대로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전적으로 왕의 재량과 권한에 속한 문제라고 전제했다. 왕의 처분에 일임하고 순종하겠다는 아주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 짧은 호소에 ‘내’라는 일인칭 단어를 무려 여섯 번이나 사용했다. 왕의 개인적 애정에 대놓고 호소했다. 성급한 왕은 분노가 치밀어 무슨 일이지 알아보지도 않고 도대체 왕비를 죽이려는 자가 누구냐고 따졌고 그녀는 하만이라고 답했다. 그 분노가 곧바로 하만에게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은 하만이 최근에 취한 조치로 왕비인 자기도 죽게 되었다는 뜻이다. 왕이 자기 명령을 어기는 민족이 어느 민족인지 알아보지 않고 조서를 내렸을 리는 없다. 지금껏 에스더는 자기가 유대인 출신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던 것 같다. 왕은 조서를 따르자니 왕비가 죽어야 하고, 취소하자니 왕의 체통이 구겨지고, 또 하만을 당장 문초하자니 구실이 없다. 분노는 치솟지만 술이 취해 앞뒤 사정을 잘 분별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런 왕의 입장과 성격을 잘 아니까 그녀는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라고 말한 것이다. 유대인들의 공식적 청원이 아니라는 뜻을 명백히 밝혔다. 이미 조서까지 반포된 왕의 명령을 번복시킬 의사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자기만 살면 자기는 민족의 배반자가 되고 왕의 조치도 공평성을 잃는다고 은근히 다그쳤다. 참으로 지혜롭지 않는가?

 

반면에 하만은 에스더가 다시 잔치에 초대하자 그녀의 의도를 눈치도 못 채고 자기가 왕은 물론 왕비의 신임마저 얻었다는 자부심에 취해 있었다. 죽음의 고별잔치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모든 정황으로 보아 하만도 왕비가 유대인 출신인 줄 전혀 몰랐던 것 같다. 모르드개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른 에스더의 신실함마저 돋보인다. 하만으로선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니까 왕비에게 엎드려 살려달라고 간청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잠시 뜰을 거닐다 돌아온 왕에게 그 모양새가 마치 왕비를 강간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야말로 하나님의 너무나 오묘하고도 정밀한 간섭이다.

 

하만은 이 잔치에 오기 직전 아내에게서 저주의 말을 들어서 도무지 정신이 없다. 왕에게 여차저차 다시 차분히 설명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당신의 딸 에스더에게는 사리판단을 정확히 하여 어떻게 처신할지 알 수 있는 지혜를 주셨다. 당신의 은혜 밖에 있는 왕과 하만은, 바사제국의 최고 권력자 두 사람은 술에 취해 너무나 어리석게 행동하게 만든다. 특별히 하만은 모르드개를 달려고 만든 나무에 도리어 자기가 달렸다. 하나님의 이런 구별된 은혜를 삶에서 과연 얼마나 체험하고 있는가? 바꿔 질문하면 에스더처럼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당당한 믿음의 삶을 살고 있는가? 간절히 기도한 후에 그분의 지혜대로 행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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