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2:1-13 측량이 불가능한 새 예루살렘 12/3/2017
“여호와의 말씀에 내가 불로 둘러싼 성곽이 되며 그 가운데에서 영광이 되리라.”(2:5)
하나님은 첫 두 번의 환상으로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괴롭힌 열방들을 반드시 심판하리라 약속하셨다. 이제 세 번째 측량줄을 잡은 자의 환상을 통해 그 약속을 조금 더 구체화시킨다. 첫째 환상에서 “예루살렘 위에 먹줄이 쳐지리라”고 했다.(1:16) 먹줄은 나무를 켜거나 전의 기초를 놓을 때에 수직과 평행을 맞추는 용도다. 건축에 필수다. 측량줄은 길이 너비 높이를 재는 용도이므로 완성된 예루살렘 성 자체를 측량해보라는 뜻이다.(2:2)
새 예루살렘은 성곽이 없는 성읍이 될 것이라고 한다.(4절) 성곽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다. 성 안에 사람과 가축이 넘쳐나 성곽 밖에까지 거주가 확장될 것이라는 뜻이다. 예루살렘은 성곽 안으로 한정지을 수 없고 사실상 그 크기를 측량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성전재건이 외적의 훼방으로 중지되었기에 하나님의 함께 하심마저 의심했는데 하나님은 성전재건을 넘어서 예루살렘 성 전체의 충만한 회복을 약속하신다. 물론 그 일은 성전이 재건되어서 이스라엘이 영적으로 부흥하는 것이 전제다. 이런 소망을 품고, 아니 확정된 약속을 붙들고 더욱 하나님과의 온전한 영적 교제 동행에 매진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성곽이 없는 성읍을 약속하셨기에 당신께서 직접 불로 둘러싼 성곽이 되어주겠다고 한다. 하나님만의 역설이다. 학개도 성전재건을 독려하고 있고 느헤미야의 지휘 아래 성벽도 튼튼하게 재건될 것이다. 가시적 성곽 위에 당신께서 다시 불로 둘러싼 불가시적인 성곽이 되어주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성곽을 튼튼히 쌓아도 다시 죄로 타락하면 하나님이 보호하지 않을 것이고 그럼 당신께서 징벌의 도구로 동원한 대적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경고의 의미도 있지만 그만큼 영적으로 바로 서라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당연히 성곽을 튼튼히 건축해야 하지만 하나님의 불로 된 성곽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아람 군대의 침입에 두려워하는 엘리사의 시종 게하시의 눈을 열어 불 말과 불 병거가 산에 가득히 엘리사를 둘렀고 그 숫자가 아람보다 많음을 보게 해주신 하나님이다.(왕하6:16,17) 언제 어디서 어떤 여건에 처해 있던 신실하게 당신과 교제 동행하는 당신의 백성에게 그분은 불 성곽으로 둘러싸고 계신다.
또 포로로 잡혀서 바벨론 성에 거주하는 시온더러 피하라고 한다. 이제 바벨론을 심판하여 거꾸로 이스라엘의 노략거리가 되게 할 것이다. 나아가 장차 메시아가 오시면 많은 나라가 여호와께 속해 당신의 백성이 된다고 했다. 모든 백성의 하나님이 되므로 “만군의 여호와”시다.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구원으로 흑암 속에서 아무 소망이 없던 인류에게 구원의 길이 열린다. 죽어 마땅한 인간들이 있는 모습 그대로 겸손히 엎드리기만 하면 그 벌을 면제하고 영생의 복까지 허락하신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넓이 길이 높이 깊이를 측량해 깨달으라고 권하지만(엡3:19), 사실은 본문처럼 측량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분은 오직 당신의 백성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에 공히, 영광이 될 뿐이다. 당신의 모든 충만하심으로 우리에게 충만하게 임재해 계신다. 그분의 불 성곽이 무너질 염려는 전혀 없다. 정작 염려할 것은 우리가 그분에게 얼마나 충만한 기쁨이 되어 있는가, 그렇게 노력이라도 하고 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