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3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4 그 빛이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5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창1:1~5)

 

지금 우리 세계에 악과 불의, 부정이 넘쳐나고 그것으로 인해 곳곳에서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이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있다면 세상이 이럴수가 있느냐고 하고, 또 하나님이 전지전능하다고 하면 고통과 아픔이 없이 바로 완성된 하나님 나라를 만드시지 굳이 왜 악을 허용하시고, 불의와 부정 고통과 아픔의 세계를 거쳐서야 하나님 나라 완성을 이루시려는 방법을 택하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저부터도 사춘기 시절 이후 이 질문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우리 아들도 사춘기 이후에 저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였습니다.

모두가 하는 질문이고, 너무나 오랫동안 가진 의문이었고, 아무도 완벽히 설명 해 주지 못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기에 이것은 하나님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지내왔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말씀이 조합이 되면서 이 부분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기에 생각을 정리 해 보고자 합니다.

 

그전에 왜 피조세계를 창조하였는지 왜 인간을 창조하였는지는 저의 창세기 묵상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그것은 계시록 맨 마지막 성경의 결론 부분에 나와 있습니다.

영계를 비롯한 피조세계를 창조하신 것은 인간을 존재케 하기 위함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하신 세계를 대리 통치(왕노릇)하기 위해 지어졌으며(창1:28~29) 아담 이후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이 명령 뿐 아니라, 선악과 명령 등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순종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하나님은 마지막에 구원받은 백성들과 함께 영원히 왕 노릇하기 위해 인간과 피조세계를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악을 허용하시고, 불의와 부정 그것으로 인한 죽음과 고통과 아픔을 허용하시는 방법으로 하나님 나라 완성을 이루어 가시려는가 하는 것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이 상태가 될 것을 모르시고 영계를 비롯해서 피조세계를 창조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그런 것을 아시고도 천지를 창조하려 하셨다면 하나님은 아주 나쁜 존재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그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제가 창1:1~5를 다시 풀어서 써 보겠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러한 상태와 함께 공존 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 상태를 좋지 않게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기로 결심을 하셨는데 빛을 만드시고 나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습니다.

 

그런데 천지를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은 말씀 한 마디로 만드신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19 여호와께서는 지혜로 땅을 세우셨으며 명철로 하늘을 굳게 펴셨고

20 그 지식으로 해양이 갈라지게 하셨으며 공중에서 이슬이 내리게 하셨느니라

(잠3:19~20)

 

하나님께서는 천지창조를 명하셨고, 하나님의 가지신 지혜로 그것에 대해 실행에 옮기셨습니다. 그래서 천지창조의 과정이 필요했고, 시간이 필요했고, 기간이 걸린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전지전능 하시지만 과정 없이 결과만 내시는 분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혼돈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공허를 정리하고, 공간을 만드는 데 기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이 필요하였던 것입니다.

 

저도 그렇고 이제까지 전지전능의 개념을 마술처럼 과정 없이 결과만 내는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뿅’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가지신 지혜로 그 빛을 만드셨습니다.

 

하나님 나라 완성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선하신 일(하나님 나라 완성)을 시작하신 이가 그것을 이루시기까지 멈추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왜 하나님 나라를 만드시려고 결심하고 영계를 만드시고 피조세계를 만드셨는가? 그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좋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피조세계를 만드는 순간 조물주와 피조물과의 차이로 인해 피조세계에 불완전성이 존재하고, 그 불완전성이 죄를 낳고 그 죄가 우리를 고통과 아픔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좀 더 낳은 세계를 향한 과정이 아니라 그보다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완전한 또는 완성된 하나님 나라를 향한 과정이기에 현재 존재하는 고통과 아픔을 보상하기에 충분한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하시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 완성을 향한 피조세계 창조의 힘찬 발걸음을 걸으신 것입니다.

지금은 그 과정입니다.

말 한 마디로 그냥 과정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과정 없이 이루어진다면 말 그대로 불합리한 이 현실의 세계를 건너뛰고 바로 완성된 하나님 나라를 만드셨겠지요. 통시적 개념의 뜻이 이루어진 하늘(영계)에서는 이러한 개념에 더 가까운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서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고자 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는지는 지금은 토기장이의 마음이라고 밖에 표현을 하지 못하겠지요.

암튼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지만 그것을 이루시기까지 기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악이 허용되고 불의와 부정이 허용되고 그로인해 터무니없는 고통과 아픔이 허용되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당신의 나라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상태가 비록 악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창조 전의 상태보다 더 좋은 상태이리라 믿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하나님께서 창조를 시작하지 않으셨을 테니깐요.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을 죽이시기까지 하셔서 하나님 나라 완성을 위하여 당신의 지혜와 명철과 모든 것을 쏟아 부어 기필코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실 것입니다.

완성된 하나님 나라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합리와 고통과 아픔을 보상하기에 너무나도 충분한 것을 아시기에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 완성하는 일을 시작하셨던 것입니다.

그 나라에서 우리의 모든 상처를 싸 메어 주시고, 우리의 모든 눈물을 닦아주시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왕 노릇하게 하실 것입니다.

아멘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마라나타 아멘.

대게 주의나라, 주의 영광, 주의 권세 영원히 아멘

 


기호

2020.01.13 15:49:29
*.38.61.125

주제넘지만 혹 오해하시는 분도 있지 않을까 싶어 노파심에 씁니다. 창세기 1장 1, 2절의 순서를 바꾸면 안됩니다. 2절은 창조 직후의 상태입니다. 혼돈에서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무에서 유를, 즉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신 것입니다. 모든 생명과 물질은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도 당연히 그분께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혼돈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창조했다고 오해하면 안됩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창조가 아니라 변혁이나 혁신 쯤 되겠지요.

기호

2020.01.13 17:51:33
*.39.188.17

창조 이전은 영원과 무한입니다. 끝날 이후에도 마찬가집니다. 영원과 무한은 하나님의 속성이고 하나님 자신입니다. 피조된 이 세계는 제한된 시공간 안에서 처음과 끝이 있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하늘나라는 이미 왔습니다. 하늘나라는 우리가 죽은 다음에 가는 천당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고 하셨습니다. 예수와 하나가 된 자는 그 분 안에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이미 들어갔습니다. 세상에는 불의와 거짓과 폭력이 판을 치고 있지만, 참 믿음 안에 있는 자들은 그 불의와 거짓과 폭력이 난무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세상이 핍박하는 바로 그 때에, 하나님의 영생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육신은 여전히 이 세상에 속해 있습니다. 하나님과 하나가 되기를 갈망하는 마음의 원과 달리 우리는 육신의 소욕을 따라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갈망과 현실의 경계에서 신자의 마음은 가난할 수 밖에 없고 애통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성경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것을 묵상이라는 이름으로 호도하면 안됩니다. 성경은 참으로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만 생명이 되고, 진실로 애통하는 자에게만 위로가 됩니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자는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입니다. 하나님을 해석하거나 이해하려는 섣부른 시도는 필연적으로 하나님을 오해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은 내 기준에 합당치 않은 이 세상을 뒤집어 엎어버릴 말세를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는 공평과 정의가 이루어질 그 날을 기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사탄의 생각입니다. 나의 기준은 언제나 틀렸고, 내가 생각하는 정의와 공평은 오직 악할 뿐이라는 사실을 참으로 알게 된 자가 다만 창조주 하나님만이 베푸실 수 있는 긍휼을 구하는 것, 그것이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구하는 자에게만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구원과 소망을 허락하십니다.

배승형

2020.01.13 21:09:20
*.108.2.131

기호형제님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호형제님 의견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는데 그 처음 상태는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신 상태'이고 거기에서 출발해서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다'라는 것인가요?

 

둘째 완성된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도 오해의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는 제가 처음 들은 것은 1980년대 해방신학에서 주장 하였던 것인데 어느새 보수 기독교에서도 이 개념을 받아드려 사용하고 있더라구요.

제가 말하는 궁극적인 하나님 나라 완성은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 입니다.

요한계시록의 '그 수가 차서' 다시말하면 개인에게 임한 완전한 하나님 나라들이 모여 얼마가 될 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되었다고 하는 그 수가 차면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이루실 그날이 궁극적으로 완성된 하나님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맥락은 피조물이라는 한계로인해 하나님께서는 그날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고통과 불의를 허용하셨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리는 것은 비난하는 듯한 글을 사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토론하고, 대화하는 것은 좋으나 비난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많은 대다수가 이런 비난을 받을까 봐 '만인식학자'가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고민의 결과가 좀 실수가 있는 것 같이 보여도 난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개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호

2020.01.13 23:42:13
*.193.197.200

먼저 용서를 구합니다.
형제님 개인을 비방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비난으로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뭐라고 남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묵상이라는 명목으로 어처구니없는 성경해석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성경 해석에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전에 그런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해석의 절대적인 원칙은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가 되어 창조주의 긍휼을 간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의 눈높이에서 분석하고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계시된 까닭은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하나님이 어떤 분이며, 어떻게 세상을 창조하고 경영하시는지를 알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피조물 중에서 인간에게만 주신 창조주의 특별한 은혜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주셨음에도 누구에게나 은혜가 되지는 않습니다. 창조주의 특별한 은혜 가운데 있는 자들에게만 생명이 되고 양식이 될 뿐입니다. 목사나 신학자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조된 자신의 처지와 한계를 분명히 깨닫고 그 분 앞에 완전히 항복한 사람들을 말하는 겁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신 거듭난 자들입니다. 성령이 내주하시며 예수님과 하나가 되어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들입니다. 물론 그들이 누구인지는 오직 하나님만 아십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 각자는 어렴풋하게라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나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성경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은 누구라도 말할 수 있습니다. 누가 말리겠습니까. 무신론자도 한마디 거들 수 있고 회의론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고 깨진 기와조각으로 온 몸을 긁어대는 처지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의 처사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욥처럼, 피조된 그 자리로 내려가 창조주의 긍휼 앞에 온전히 엎드리지 않은 자들의 묵상은 하나님의 뜻을 인간적으로 유추하고, 성경말씀을 인본적으로 꿰어맞추는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이해를 구하는 분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제멋대로 오해해도 된다는 말씀 또한 아닙니다. 하나님은 오직 하나님의 생명으로만 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성령이 오신 까닭입니다.
하나님께서 욥의 입을 닫게 하신 것처럼, 참된 묵상은 오직 그 분만을 바라보게 하고 그 분 앞에 완전히 엎드리게 합니다. 형제님께, 그리고 이 사이트에서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께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인도가 있기를 바랍니다. 샬롬

날마다순종

2020.01.14 00:25:12
*.14.99.253

기호형제님 안녕하세요. 곳곳에 보이는 형제님의 글을 볼때마다 주님보다 나를 먼저 앞세웠던 교만함을 일깨워 줌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기호님도 배승현님도 언제나 성령님의 인도하심 있기를 바랍니다. 샬롬!

배승형

2020.01.14 01:00:02
*.108.2.131

제 나름대로는 기호형제님이 제시한 원칙에 입각해서 묵상하고 잇다고 생각하는데 인본주의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면 당연 바꾸어야 겠지요.

나름 보수적인 입장에서 묵상한다고 하는데 신학적 배경이 없다 보니 그렇게 비춰진 점은 고쳐 나가야 겠지요.

여러가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master

2020.01.14 04:15:45
*.115.255.228

제가 얼마 전에 게시판에 운영자의 입장에서 회원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리는 공지사항을 하나 올렸다가 다시 내렸습니다. 아마도 읽으신 분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자유로운 토론을 하시되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예의를 갖추어서 주제에 맞춘 비판은 좋지만 자기를 높이며 타인을 깎아내리는 비방은 금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다시 내린 이유는 저희 회원님들이 그 정도 수준은 되고 어련히 다 알아서 잘 하실 것인데 괜한 잔소리 같아서였습니다. 제가 기대하고 믿었던 그대로 상기의 토론이 진행되니 보기에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모든 분둘께 운영자로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상기 토론에 대한 제 의견(보수개혁주의 입장)을 간단하게 첨부하자면:

 

- 하나님은 태초에 시공간을 완벽하게 창조하시고 또 시공간 밖에서 영원토록 거룩하게 운영 통치하고 계십니다.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태초 즉 시간이 있기전 공간과 물질의 창조는 완벽했습니다. 따라서 창세기 1장의 1절과 2절의 순서를 바꾸는 것은 아무리 묵상이고 적용이라도 그 절대적 전제이자 진리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인생사에 일어나는 고난들은 창조 후에 인간의 죄로 인한 결과입니다.(창3:17-18) 

 

- 2절을 불완전하거나 하자가 있는 창조로 보는 것은 잘못이며,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간극이론(the Gap Theory)입니다. 카토릭과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은 그 이론을 채택하여서 창1:1을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라고 번역했습니다. 하나님의 명칭을 '하느님'으로 표현했습니다. 또 첫 창조가 실패하였기에 홍수로 멸하고 다시 창조했다는 것이 간극이론인데 태초의 창조가 실패한 것이라는 의미로 "한 처음"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 2절의 해석을 정확히 하셔야 합니다. 땅이 불완전하게 잘못 창조된 것이 아닙니다. "혼돈하고"는 엉망진창으로 잘못되어 있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직도 피조 세계에 온전한 질서가 잡히지 않았고 다른 피조물들이 만들어지기 전이라는 뜻입니다.  히브리 원어도 단순히  아무 것도 없는 황무한 상태(때로 상징적으로 혼돈이라는 의미로 쓰이긴 해도)를 말하며 그래서 영어 성경은 "without form"(아무 형태가 없는)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단순히 물질의 상태로 아직 빛도 없었고 물이 나뉘지 않았고 계절들도 구분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공허하며" 도 같은 뜻이자 그 안에 창조의 또 다른 아니 진짜 대상인 동식물과 인간이 채워지지 않았으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는 빛이 창조되기 전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3절 이하의 설명은 산과 바다를 나누며 빛과 동식물과 인간 등의 창조를 계속하여서 질서 있고도 체계적으로 창조를 완성해나갔다는 기록인 것입니다. 창조의 궁극적 대상이자 목적인 인간이 풍요롭고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무에서 유로 하나씩 단계별로 창조했다는 것이 창세기 1장이 말하는 바입니다. 

 

- 이참에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영어 해독이 가능하신 분은 영어성경을 따로 장만하거나 영어번역이 함께 붙은 성경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우리말 번역에는 이처럼 뜻이 불분명할 때가 간혹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어 번역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이 댓글을 작성하면서 여러 번 고쳤습니다. 처음에는 chaos(질서가 없는 상태)와 cosmos(질서가 잡힌 상태)를 대비해서 설명했다가 chaos가 어감상 혼란이라는 의미를 더 강하게 줄 것 같아서 그 두 영어단어는 다 빼고 다시 새로 작성했습니다만.... 그래도 한글보다는 더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0^ 샬롬!. 

기호

2020.01.14 10:06:35
*.193.197.200

부족한 제 글을 온유와 인내로 읽어주신 형제님께 감사드리며 혹 저의 댓글로 기분이 상하셨다면 거듭 사과드립니다. 비록 부족한 글이지만 형제님의 묵상에 대한 응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성경을 보는데 신학적 배경이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신 것처럼 문자적 의미에 함몰되면 왕왕 의와 인과 신을 버리게 되고,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적 환경 속에서의 맥락을 중시하다보면 자칫 본질과 동떨어진 해석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신학적 지식이나 역사, 문화, 사회에 대한 앎이 있으면 더 풍부하게 성경을 읽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성경은 우리의 이해나 동의, 혹은 공감을 구하는 책이 아닙니다. 지식을 더하거나 상식을 쌓기 위해 읽어야만 하는 책도 아니며 윤리나 도덕, 혹은 역사를 가르치는 책도 아닙니다. 성경의 본질은 생명입니다. 창조주의 영원한 생명이 거기에 있습니다. 성경을 주신 까닭은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하기 위함이고, 성경을 읽는 이유 또한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모든 것은 본질이 아닌 부차적인 것입니다. 
성경에서 생명을 발견하는 것은 쉽고도 어렵습니다. 스스로에게 참 생명이 없음을 진실로 알고 참으로 간구하는 자에게는 은혜로, 선물로 주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자는 절대로 생명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성경을 들고 있어도 어떤 이에게는 생명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다만 한 권의 책일 뿐입니다. 그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좋은 밭과 나쁜 밭,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의 차이입니다. 그 차이가 아벨과 가인을 가르고, 심판주 앞에 설 때 오른편과 왼편을 나누고, 영생과 영벌을 결정합니다. 
성경을 묵상하는 것은 생명을 찾는 것입니다. 말씀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창조주이신 아버지와 하나가 되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생명에 대한 간절한 추구가 있어야 합니다. 나의 생명없음에 대한 철저한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참생명이 없는 자기를 부인하고, 절대로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수 없는 악 그 자체인 자기자신을 날마다 십자가에 죽이며, 그 분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성경을 묵상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형제님의 성경묵상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저와 형제님을 포함해 영생을 소망하는 모든 이에게 또다른 기쁨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샬롬!

배승형

2020.01.14 17:33:38
*.108.2.131

목사님 정확하게 해석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호형제님 제가 너무 직선적으로 얘기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토론을 좋아합니다.

대부분의 신자가 성경의 한 말씀이라도 잘못 해석하면 이단이 되고, 지옥에 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말씀에 깊이 들어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찬양축제는 있어도 성경퀴즈대회는 없어진 것처럼 말씀은 지겹고, 힘들고, 복잡하고, 기껏 묵상하고 고민하여 얘기하면 master목사님께서는 친절하게 설명 해 주시지만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마치 그 사람의 신앙 전체가 잘못된 것인양 호도를 해 버리는 이런 풍토에서는 진정으로 신앙이 자랄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려봅니다.

청소년기에 실수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성숙 해 지듯이 말씀에 대해서도 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자랄 수 있도록 관대해 지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십자가에 달린 강도처럼 예수님 믿는 믿음 하나면 천국에 갈 수 있는데 실수 하나 하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다 보면 성경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시각을 놓칠 수 있으며 성장의 한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아주 소수이기에 비평과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생소해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지요.

우리 나라 특유의 다르면 틀리다고 접근하는 방식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방법이 말씀 묵상에 , 믿음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적어도 저에게는 말씀 묵상에 깊이 들어갈 수 있는 크나큰 도구임에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대화하며 말씀에 더 깊이 들어가고 믿음을 성장시켜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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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 이 말들이 어떤 근거가 있는 말인가요? 기복적인 신앙인가요? 제가 정말 부족해서 모르고 있는건가요... [8] 민스 2020-01-06 231
» 1. 왜 고통과 아픔을 통해 하나님 나라 완성을 이루시려는가?(창1:1~5) [9] 배승형 2020-01-05 576
1914 오직 예수 file [1] 날마다순종 2020-01-01 130
1913 믿음의 continuation amazing_grace 2019-12-29 70
1912 하나님과 교제, 대화하는 법 [3] amazing_grace 2019-12-29 334
1911 4.자신의 약점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린 요나(욘4:1~11) 배승형 2019-12-29 46
1910 성경말씀을 어떻게 삶에 연결, 적용할 수 있을까요 [5] mango 2019-12-27 189
1909 2. 물고기 배속에서의 기도(욘2:1~9) [2] 배승형 2019-12-22 108
1908 만약 부활이 없다면(고전15:17) 복근 2019-12-21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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