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주안에서 평안하시죠?

 

저도 현 상황하에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에 대해 목사님이 몇 답글에 남기신 것과 비슷한 생각 (교회에서만 드리는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예배를 드리것이 중요) 을 가지고 있는데 제가 지금 속해 있는 교회 목사님께서는 본당에서의 예배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시는 분이라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교회에 바이러스가 돌아서 죽더라도 본인은 교회를 사수하시겠다는 입장이신데요 (또한 성도도 그런 자세를 가지는 것이 올바르다는 뉘앙스의 설교도 하시고), 물론 생사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것이고 예배는 가장 중요한 것임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그 분은 그분의 신앙관을 가지고 계시니 어떻게 보면 비본질 적인 것 (예배를 드리냐 아니냐가 아닌, 교회당에서 예배를 드리느냐, 또는 예배 외 활동을 줄이느냐)을 놓고 누구의 관점이 절대적으로 옳다고는 할수 없겠지요.  

 

제가 가지는 질문은 교회 목사님이나 또는 당회의 의견이나 방침과 다른 신앙관을 가진 신자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행동인가 하는 것입니다.  일단 저 자신은 제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에는 별로 염려가 없습니다.  신체 건강한(?) 중년이라 걸려도 앓고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아무리 모든 인간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노력해도 하나님께서 그분의 계획안에 제가 걸리는 것이 뜻이라면 그렇게 되겠지요.  하지만 오히려 저는 저로 인해, 또는 다른 감염자로 인해 교회 공동체의 약자들 (노약자, 어린아이)이 피해를 입을까 염려이고 (이것도 하나님의 허락이 있어야하겠지만) 그럼으로 인해 혹시라도 공동체가 서로를 원망하고 무너지는 일이 생기게 될까 걱정되는 마음에 예배 외의 다른 활동을 일시 중단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의견을 여쭈어 보았는데 주일 설교에서 교회는 계속해서 모든 활동을 유지하겠다고 하시네요. (참고로 여기는 이제 서서히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미국 동부입니다)  저는 제 신앙의 양심에 비춰 봤을때 이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목사님의 신앙관에 비춰 보면 옳은 것이겠지요)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논의의 대상일 수 없을만큰 중요한 것이지요.  동시에 저는 모든 일에는 하나님과 역사와 우리의 할일이 있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에 현재 손 세척제를 많이 구비 설치하였는데 모든게 하나님의 뜻이면 세척제로 균을 죽이려는 노력은 왜 하는 것이며 넓게는 건강보험, 자동차 보험은 왜 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누구나 어딘가에 여기까지는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선을 그어놓는데 사람마다 그 선이 어디냐가 다 다른 듯한 느낌입니다. (저희 교회 목사님은 손 세척제까지가 우리가 해야할 일, 저는 예배 외 non-essential한 활동 줄이기가 그 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사실 본질적인 부분에서 교회에서 잘못 가르치고 있다면 다른 곳으로 갔겠지만 오히려 요즘 시대에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신앙의 순결을 지키는 교회라 이런 작은 것들을 제외하곤 너무나 귀한 교회입니다.  저는 제가 옳다고 판단하는 방법으로 현재 책임을 맡은 활동들을 제외한 다른 활동은 자발적으로 조용히 불참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으로선 이렇게 할 수 있지만 구역을 맡은 구역장이라던지, 어떤 리더의 역할에 있으면 교회와 뜻을 같이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니 제 신념대로 개인 행동을 하기가 힘들겠지요.  사실 지난해 교회에서 저에게 맡겨주셨던 리더 역도, 이런 비본질 적인 것에서 목사님의 의견과 맞지 않아 올해는 내려놓은 점이 있기도 합니다.  

 

교회의 다른 성도들은 거의 대부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목사님의 뜻을 따르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오래 살다 지금 한인교회에 나가고 있는데 문화적인 차이인지 저 혼자서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소외심도 조금 느끼게 되고 목사님의 설교말씀으로 인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에 있음을 확인하고 감사하며 기뻤지만 제가 혹시 저만 믿음이 없는 것인지, 잘못 믿고 있는 것인지 슬프고 우울한 마음이 드는 주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 신앙관점에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목사님 뜻에 무조건 따르자니 제 양심이 허락치 않고... (동의하지 않아도 교회 공동체를 위해 억지로 따라갈 수는 있겠지요.  그것을 하나님께서 연단을 위해 저에게 원하시는 것이라면요.) 

 

두서없는 넉두리 같은 글 죄송합니다.   질문을 요약하자면 비본질적인 문제에 있어 교회나 다수의 뜻과 다른 의견을 가졌을때 교회 공동체에 피해가 가지 않은 선에서 개인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요? 그러기 위해서 맡겨주실지도 모르는 리더의 역할이나 중요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지요?  정답은 없을지 모르지만 의견을 들어보고 싶고 한편으로는 단체주의로 모두가 한뜻으로만 가야지 만족하는 한국(이민)교회에 대해 여러 의견도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master

2020.03.09 09:02:02
*.115.239.75

Amazing Grace님 오랜만입니다. 참으로 난감한 처지이시네요. 자세히 사정을 설명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먼저 분명히 해두고 싶은 사항은 제가 아래에 드리는 답변은 원론적인 것입니다. 얼마 전에 "기독교진리가 중구난방이라 혼란스럽습니다."라는 성경문답 사이트의 글에서 진리와 진리의 적용은 다르다고 설명 드린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섬기시는 교회와 목사님에 대해 비평하려는 의도는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우선 하나님도 신자들에게 명령은 하시지만 절대로 강요하지 않음을 아셔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원수를 사랑하라,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잘못한 형제를 일흔 번씩 일곱 번까지 용서해주라 등등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온전히 순종하는 신자는 당장 저부터 시작해서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벌주시거나 야단치지 않습니다. 신자들의 자발적이고도 기꺼운 순종에 맡겨두었습니다. 대신에 그렇게 하지 못하면 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온전한 은혜와 권능을 누리지 못하기에 신자 본인의 손해일 뿐입니다.

 

동일한 맥락에서 교회 안에서도 성경의 절대적인 진리에 대해선 일절 예외나 타협 없이 단호하고도 정확하게 가르쳐야 하지만 그 진리의 적용에, 특별히 이번 사태와 같은 비본질적인(어떤 분은 본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안에 관해선 신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맡겨두어야 합니다. 교회 방침을 따르지 않더라도 정죄 비난 판단은 물론 뒤에서 음해하거나 신앙의 우열의 문제로 끌고 가선 절대로 안 됩니다. 불행하게도 교회의 모든 모임에 참석하지 않으면 믿음이 약하다는 비난부터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교회 안에서 절대적 진리가 아닌 그 적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예컨대 이번 같은 비본질적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관한 성경의 대표적인 가르침들을 봅시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2:3,4) 이 문제가 믿음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고전10:32), “믿음이 연약한 자를 너희가 받되 그의 의견을 비판하지 말라”(롬14:1) 등의 말씀들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교회마다 종종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잘못 때문입니다. 첫째는 교회에서의 주일예배나 주중 모임에서 예배, 교육, 기도, 봉사, 교제하는 등의 종교적인 일들을, 주중에 현실 삶에서 신자가 자기 몸을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면서 오직 그리스도의 거룩한 이름을 증명하기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것보다 더 우위에 두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죄송하지만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는 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신자의 삶에서의 헌신을 중요시 여기는 목사님들 중에도 신자를 혼자 두어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니까 가능한 교회에서 교육 훈련을 자주 많이 시켜야 한다거나, 심지어 교회에 계속 묶어 두는 것이 차라리 세상에 나가서 죄를 짓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믿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는 신자들이 세상 앞에 제사장이 되어야 할 소명을 등한시 하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우리끼리만 천국 가면 된다는 잘못에 빠지게 만듭니다. 나아가 예수 십자가 복음을 온전히 가르치고 성령이 역사하면 얼마든지 세상과 죄악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는데도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권능을 너무나 미약하게 보는 잘못입니다.

 

만약 교회의 모든 사역이 항상 상기의 두 가지 잘못된 원리로 이뤄진다면 단순히 담임목사님의 목회철학을 넘어서 성경관, 교회관, 심지어 신앙관의 맥락에서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선 형제님이 잘 아시니까 깊이 또 정확히 따져보시고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의 책임 하에 결정하시면 됩니다.

 

반면에 평소에는 그렇지 않은데 특정한 케이스에 한해서 믿음으로 당당해지라고 권한다면 신앙관이나 목회철학과 무관하게 일시적인 문제가 되기에 교회와 목사님에게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번 사태만큼은 그래야만 할 성질이 아닙니다. 성도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도 선한 의도이고 그것이 또 교회 공동체는 물론 결국에는 목사님에게도 유익이 되니까 말입니다.

 

이 설명에 더 의문 나는 사항이 있거나 다른 신앙상의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 부담 갖지 마시고 상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샬롬!

amazing_grace

2020.03.12 06:26:46
*.28.218.222

답변 감사합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감염이나 전파가 불안해서 교회 나오기 주저되어도 믿음이 없어 보일까봐 걱정하는 성도들이 있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 손에 이끌려 올 유년, 유치, 어린아이들이 자꾸 눈에 어른거리네요.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시기만을 기도합니다.  한편으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뜻을 보여주시는 것인지 살펴보고 무엇보다 회개와 기도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주변 (직장, 사회, 학교)은 미팅과 행사들을 취소하고 학교가 문을 임시로 닫거나 온라인 강의로 바꾼 곳들도 생겨나서 전염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교회는 너무나 동떨어지게 아무런 대처도 안하고 있는 것이 답답하기도 합니다.  모이기를 폐하는 자 같이 되지말라는 말씀을 지켜야지만 너무 고지식하게 적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교회가 사회에 병을 퍼뜨리는 주도적 역할을 할지도 몰라 걱정이 되네요.  

 

나는 병에 걸려 죽어도 좋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권리이지만 본인의 잘못된 믿음의 적용으로 인해 이웃에 전염이 되어 어려움을 끼치는 것은 그것이 바른 믿음인가 생각해보게 합니다.  마치 대형교회 주변이 주일이면 불법주차들로 가득차 이웃을 힘들게 하는 것 처럼요.   나는 교통벌금을 감수하고 세상에서 욕을 먹더라도 주일예배를 위해 주차를 해야겠다는 것이 과연 바른 믿음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시기를 모두다 기도와 조심함으로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master

2020.03.12 08:08:27
*.115.239.75

amazing-grace님 귀한 의견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회 밖 세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교회 일만 앞세우는 일부 교회의 사역 양상은 성경적으로 따져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형제님의 답글을 보고 제 답글을 다시 보니까 맨아래 두번째 문단이 이번 사태에도 목사님 방침에 전적으로 따라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약간 있었네요. 다시 조금 고쳐놓았습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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