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왕이 곧 시위병 하나를 보내어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 명하니 그 사람이 나가 옥에서 요한을 목 베어

28. 그 머리를 소반에 얹어다가 소녀에게 주니 소녀가 이것을 그 어머니에게 주니라

29. 요한의 제자들이 듣고 와서 시체를 가져다가 장사하니라

(막6:27~29)

 

세례요한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여자가 낳은 자 중 가장 큰 자입니다.

그런데 세례요한의 죽음은 너무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헤롯의 유희의 댓가로, 그것도 쓸데없는 헛맹세 때문에 아무 의미도 없게 개죽음을 당했습니다. 순교도 아닙니다. 그래서 멋있는 죽음이 아닙니다. ‘감옥에 갇혀서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믿음으로 승리했다’라는 헐리우드 영화식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의 시시껄렁한 놀이의 대상에 파리 목숨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여자가 낳은 자중 가장 큰 자의 죽음치곤 너무 허무하게 죽었습니다.

이름 없는 무명의 사람이 그냥 아무렇게나 살다가 아무 의미 없이 죽는 그런 죽음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그런데 세례요한은 그렇게 죽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망하여야한다'는 그의 바람처럼 그는 그렇게 죽었습니다.

그는 주의 오실 길을 곧게 예비하는 사명을 감당한 후, 그 분이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그의 죽음마저도 그 분의 사역에 보탬이 되기 위해 그런 허무한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위대함은 바로 그의 죽음에서 나타납니다.

그는 자신이 망해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죽음으로 가장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예수님을 위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개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나는 죽어야 합니다. 죽어도 개같은 죽음을 하여야 합니다.

나는 망하여야 합니다. 망해도 아주 철저히 망해야 합니다.

나의 죄된 본성은 완전히 죽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분이 흥하고, 하나님 나라가 확장됩니다.

 

내가 잘 되어야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세상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있어야 그 분이 흥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어느 정도 대학에 잘 가고, 어느 정도 취업이 잘 되어야 그 분이 흥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신앙이 좋기 때문에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나의 밑에 있는 사람이 나의 영향력을 받아 믿는 사람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착각입니다.

오히려 내가 흥하면 그 분은 망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내가 살면 그 분은 죽습니다.

마치 제로섬게임 같습니다. 내가 죽어야 그 분이 살고, 내가 망해야 그 분이 흥합니다.

 

하나님, 나를 죽여주십시오. 완전히 죽여주옵소서.

나의 개죽음으로 인하여 조금이라도 당신의 나라의 확장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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