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르시되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막7:27)

 

예수님께서 나를 모욕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보고 개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나에게 바보라고 하고, 나가죽을 놈이라고 하고, 욕을 퍼 붇습니다.

나의 마지막 보루, 나의 마지막 희망, 나의 전부이신 예수님이 나를 보고 욕하시고 계십니다.

내 아들을 바치라 합니다. 내 아들을 죽여라 합니다.

예수님마저 나를 보고 개라고 합니다.

나는 이제 완전히 희망이 사라진 것일까요? 세상 어디에도 희망이 없음을 아는데, 예수님마저 나를 절망으로 빠뜨리십니다. 두렵고, 떨리고, 절망과 어두움 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과 상처가 내 안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경험을 한 번쯤 다 경험 해 보았을 것입니다.

각자가 받은 시험의 내용은 달라도 상처의 내용은 달라도 고통의 내용은 달라도 그 절대적 깊이에서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너무나 깊은 상처들을 한 번쯤은 다들 경험 해 봤으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받는 이 고통은 아무리 나의 가까운 친구도, 부모님이라 해도, 심지어 예수님이라 해도 해결 해 줄 수 없을 것만 같은 절망감과 고통 앞에서 사방이 막혀 그 깜깜한 절망 속에서 혼자 놓여 고통 속에서 울며, 울며 치를 떨고 두려워하고 있는 그런 때가 웬만한 사람들에게 한 번 이상은 꼭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아니 어떻게 예수님이 나를 보고 개라고 할 수 있으냐, 예수라는 존재가 저것 밖에 안되나?’ ‘저런 자에게는 아무 도움 받을 것도, 배울 것도 없어’라고 하면서 화를 내고 분노해서 세상 속으로 나아가 버리고 완전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나갈 것이 아니라,

수로보니게여인처럼 끝끝내 예수님의 손가락 하나라도 마지막까지 잡고 놓치지 않으려 바둥바둥 거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꺼져가는 촛불도 꺼지게 하지 않는 주님께서 다시 불을 지펴 줄 것입니다

어느새 삼손의 머리를 자라게 해 주실 것입니다

그 풀무불 속에서 나의 모든 불순물을 걸러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울며불며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주님의 때를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그에게까지 자라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은혜로 100이라는 시험을 이겨내면 그다음 80의 시험도 90의 시험도 넉넉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뜻하지 않게 10이라는 시험에도 무너질 수 있지만 그래도....

아픈 만큼 성숙 해진다는 세상 진리가 여기에도 적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나를 시험하시려 나를 모욕하고 나에게 욕하고 나가 죽어라고 하고 개라고 하는 그때에

그렇습니다. 주님 저는 개입니다. 내가 개입니다.

이 모든 것은 내 죄 때문이며, 나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떤 선한 것을 행할 수 없는 개임을 고백합니다.

그러하오니 불쌍히 여겨 주인의 상에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좀 저에게 허락하여 주시면 안될까요.

수로보니게 여인처럼 이렇게 고백 해 봅시다

 

우리가 고통과 괴로움과 환난과 견디기.힘든 환경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언제나 주님 앞에 내가 겸손히 아니 당연히 내가 ‘개’임을 고백 해 봅시다

 

‘주님 그래도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합시다.

‘그래도 주님만이 나의 전부입니다.’라고 고백합시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시간에 나를 찾아와 나의 눈물과 상처를 닦아주시고 치료하여 주실 것입니다. 내 안에 있는 모든 고통과 절망을 몰아낼 것입니다.

유일한 희망이신 그 분이, 우리의 소망과 바람대로 여전히 우리를 안아주시고 보호 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온전히 임하여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믿음이 예수님께로 자라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기쁨과 희열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어느 곳에서, 무엇이 되어 있다하더라도

바닷가의 조약돌이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모두가 둥근 모양을 하고 있듯이 감사와 사랑 기쁨과 희열이라는 공통적인 둥근 모습이 우리 안에 자리를 잡고 있을 것입니다.

바닷가에 있는 조약돌 어느 것 하나라도 쉽게 만들어진 것이 없습니다

그 오랜 세월 깍이고 깍이고 또 깍여서 다들 그렇게 예쁜 둥근 조약돌로 존재하고 있을 것입니다

 

주님,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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