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로나사태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사역에 힘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몇차례 성경문답으로 좋은 가르침 많이 배울 기회가 되었는데 이렇게 또다시 질문을 드리게 되었네요. 너무 바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절대 서두르실 필요없이 천천히 답변 부탁드립니다.

 

오늘 질문은 늘 저를 고심하게 했던 구절입니다.

 

(다니엘 9장) 25 그러므로 너는 깨달아 알지니라 예루살렘을 중건하라는 영이 날 때부터 기름 부음을 받은 자 곧 왕이 일어나기까지 일곱 이레와 예순두 이레가 지날 것이요 그 곤란한 동안에 성이 중건되어 광장과 거리가 세워질 것이며 26 예순두 이레 후에 기름 부음을 받은 자가 끊어져 없어질 것이며 장차 한 왕의 백성이 와서 그 성읍과 성소를 무너뜨리려니와 그의 마지막은 홍수에 휩쓸림 같을 것이며 또 끝까지 전쟁이 있으리니 황폐할 것이 작정되었느니라 27 그가 장차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한 이레 동안의 언약을 굳게 맺고 그가 그 이레의 절반에 제사와 예물을 금지할 것이며 또 포악하여 가증한 것이 날개를 의지하여 설 것이며 또 이미 정한 종말까지 진노가 황폐하게 하는 자에게 쏟아지리라 하였느니라 하니라

 

 

부득이하게 묵시론적 예언을 질문하게 되었네요.

종말론이 정통 교파안에서도 워낙 논쟁이 분분한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위 70이레 예언의 마지막 부분이 너무도 엇갈리는 두 해석이 버젓이 있는 바람에 마음이 너무 혼동됩니다.

 

먼저, 26절에서 기름부음받은자의 끊어짐.

이 부분이 69주 = 483일 = 환산해서 483년 (유대력)

즉 예루살렘 성읍 재건 칙령 때부터 위 시간이 지났을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일어나리라는 해석은 모두가 이의없이 일치합니다. 실제로 역사속에서 놀라우리만큼 정확하게 실현되었고요.

세세한 시간표 계산 방식에는 차이점이 있을지언정 결국 주님 십자가의 시간적 시점을 말함에는 의견을 함께 합니다.

 

문제는 바로 26절 후반부부터 27절 까지입니다.

'한 왕' 과 '그'  를 누구로 보느냐의 문제이죠

 

1. 적그리스도 로 해석하는 신학자들과 (개인적으로는 이쪽입니다)

2. 그리스도의 초림 때 일로 해석하는 신학자들이

제각각 그럴듯한 근거로 해석을 맞추고 있습니다.

 

1번 견해 대로라면 27절은 7년 대환란을 설명하는게 됩니다.

 다만 이 경우 교회시대라는 2천년 이상의 공백이 마지막 이레와 나머지 이레의 사이에 생기는 부자연스러움이 있습니다.

 

2번 견해는 제사와 예물을 중지한것이 구약 제사법의 폐지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가증한것' '황폐케하는 자'의 설명이 부족합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4장에서 이 구절을 살짝 언급하시면서 분명 종말 예언과 결부시키셨으니까요 (2번 견해는 최후의 적그리스도 개념을 배제하고 위 구절의 파괴를 AD70년 사건으로만 국한하려는 경향이 보입니다)

 

과연 어떤 해석이 바람직할까요.

한글 버전이 못 미더워서 여러 영어 번역도 함께 봤는데

슬프게도 번역본마다 미묘하게 두 해석을 지지하는 방향이 다르더군요.

마치 번역자가 자기의 신학 노선을 따라 미리부터 한쪽 결론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춘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아무리 종말예언이 구체적인 부분들이 신비로 감춰졌다지만

저 구절을 저렇게 상반되게 해석하는건 자칫 어느 한쪽이 신성모독이 될것만 같아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master

2020.05.23 04:02:58
*.115.239.75

피스님 가장 난해한 구절만 골라서 질문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0^ 저는 형제님이 예상하신(?) 대로 신구약성경에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종말에 관한 예언, 그것도 묵시적인 내용에 관해선 확정적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을, 물론 제 의견은 있지만,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요한계시록에 관해서 설교나 성경공부에서 신자들이 꼭 알아야만 할 영적 진리만 전하지 구체적인 주해는 가능한 삼가고 있습니다. 성의껏 질문을 주셨는데 어떻게 답변 드리는 것이 좋을지 조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샬롬! 

master

2020.05.25 03:45:52
*.115.239.75

피스님 제가 종말예언 그중에서도 묵시적인 기록의 자세한 주해는 삼가고 그 영적인 원리만 가르치는 데는 제 나름의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예수님에 관한 수많은 예언을 주님과 삼 년간이나 동고동락하며 가르침을 받고 곁에서 사역을 지켜본 제자들도 온전한 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주님의 공사역 중에는 자기 스승과 연결해볼 생각도 못하다가 오순절에 강림하신 진리의 영이 성경(당시로선 구약)을 읽을 때에 조명해주자 비로소 주님의 초림과 십자가 죽음과 관련된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와서 죄에 대하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시리라 죄에 대하여라 함은 그들이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의에 대하여라 함은 내가 아버지께로 가니 너희가 다시 나를 보지 못함이요 심판에 대하여라 함은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았음이라.”(요16:8-11)

 

주님의 재림과 종말에 관해서 실현되지 않은 예언도 신구약 성경에 이백 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가 그 예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신약시대 이후로 성령이 신자에게 내주하고 최근에는 성경해석학이 많이 발달했어도 여전히 상기 다니엘서 9:25-27을 필두로 난해한 구절들은 많습니다. 초림 때의 경험에 비추면 예수님이 강림하시어 구원과 심판을 완성한 후에야 그 의미를 정확히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땐 의미를 깨닫는 것 자체도 사실상 큰 의미가 없을 것이며 나아가 그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도무지 상상치도 못했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큰 영광을 이미 누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할수록 간단히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알다시피 구약선지서의 예언의 특성은 당대와 가까운 미래와 종말의 사건까지 연결되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두 가지 의미를 다 내포한다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실제로 구약 예언의 대부분은 선지자들이 당시의 역사적 맥락을 두고 기도하는 가운데 당대와 가까운 미래를 두고 예언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성령의 영감으로 선지자 자신은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종말에 관한 계시가 포함되는 것입니다.

 

“저 구절을 저렇게 상반되게 해석하는 건 자칫 어느 한쪽이 신성모독이 될 것만 같아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고 질문하셨습니다. 두 가지 해석으로 나뉘는 것을 꼭 그런 차원으로 접근하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둘 다를 의미한다고 여기고  일부 미진한 부분은 정말로 종말에 가서야 밝혀질 일이라고 유보해두시면 될 것입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성경 예언을 바르게 해석하는 방식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1번 의견 쪽에 약간 더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2번은 이미 그 예언대로 실현되었다고 간주합니다. 더 이상 2번 해석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이 이 구절을 종말과 연관해서 언급하셨기에 종말에 관한 의미가 분명히 있다고 믿는데 저는 항상 예수님의 가르침에 최종적인 권위를 두기에 1번 의견에 더 무게를 둔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요컨대 상기 구절에 관해서 둘 중 하나로 그 의미를 제한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또 그 나머지 한 의견을 신성모독이라고 간주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두 의견 안에 내포된 영적인 원리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성의껏 질문 주셨는데 불성실한 답변을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샬롬! 

 

********************************

 

성경해석법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고든 D. 피와 더글라서 스튜어트 공저, 성서유니온 발간)를 들 수 있는데 쉽고 간결해서 전문가가 아니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읽어보시지 않았다면 추천합니다. 

피스

2020.05.26 04:59:04
*.211.209.83

감사합니다. 묵시론 특성상 난해할수밖에 없는건 어쩔 도리가 없는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2번견해로 보건 1번견해로 보건 결국 복음의 진리 자체에는 변함이 없을것 같네요. 종종 이런 구절 때문에 커뮤니티상에서 다투고 분열되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주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에 궁금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직 저희로서는 그저 성화에 힘쓰며 소망으로 기다리는게 답이겠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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