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1:15-21) 신자가 거짓말해도 되는가?

조회 수 1429 추천 수 127 2006.01.20 21: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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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굽 왕이 히브리 산파 십브라라 하는 자와 부아라 하는 자에게 일러 가로되 너희는 히브리 여인을 위하여 조산할 때에 살펴서 남자여든 죽이고 여자여든 그는 살게 두라 그러나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 왕의 명을 어기고 남자를 살린지라 애굽 왕이 산파를 불러서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 이같이 하여 남자를 살렸느냐 산파가 바로에게 대답하되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나 하매 하나님이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니라 백성은 생육이 번성하고 심히 강대하며 산파는 하나님을 경외(敬畏) 하였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집을 왕성케 하신지라.”(출1:15-21)



신자들 가운데 도덕적 문제에 너무 민감하여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경우에도, 목숨이 달아나는 한이 있어도 거짓말은 절대 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신자가 거짓말 하는 경우가 여러 번 나옵니다. 심지어 본문에는 하나님은 거짓말한 자를 축복하여 그 집을 왕성케까지 했습니다.

애굽에 종살이하던 히브리 민족이 너무 강대해지자 불안해진 바로가 히브리 조산부더러 남자 아이를 출산할 때는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조산부들로선 어린 생명을 차마 죽일 수 없어 “애굽 왕의 명을 어기고” 살렸습니다. 그 후 바로가 따져 묻는 말에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로 대답했습니다.

그럼 조산부가 거짓말이라는 잘못을 범했지만 생명을 살렸으니 그 죄가 없어진 셈입니까? 혹은 거짓말의 죄보다 생명을 죽이는 죄가 더 큰데 둘 중 하나를 반드시 택해야 하니까 경(輕)한 죄를 택한 것입니까? 나아가 죽어야 할 히브리 남자 아이들을 살렸으니까 아주 큰 선행이 아주 작은 악행을 보상하고도 공적이 남아서 하나님이 축복한 것입니까?

이 문제는 단순히 인간 세상의 윤리로 따질 수 없습니다. 케이스별로 사건의 경중을 따라 사후에 별로 문제 되지 않을 것 같은 경우에는 신자라도 거짓말 해도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가장 근본 적이고 유일한 원칙은 하나님 앞에선 절대로 거짓말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신자가 하나님 앞에 거짓말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습니다. 기도할 때에 자기의 죄를 낱낱이 숨기지 않고 고하기만 하면 하나님께 거짓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 자백한 죄 중에 거짓말의 죄도 포함되어 있다면 실컷 거짓말 해놓고 회개만 하면, 하나님 앞에 거짓말 하지 않았다는 도저히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되어버리지 않습니까?

하나님 앞에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신앙 양심을 거역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믿음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바로 하나님께 거짓말 한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식이 부모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착한 친구를 사귀라고 권면하고 또 자식이 그렇게 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는데 갈수록 성적은 떨어지고 문제만 일으키면 부모를 속인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하나님 앞에는 왜 회개의 기도만 하면 하나님을 속이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히브리 산파의 경우 생명은 오직 하나님께만 달렸기에 아무리 세상의 군주 바로의 명령이라도 들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신생아를 살리기 위해 하나님께는 신앙 양심을 지켰고, 왕의 명령 불복종으로 자기 목숨이 날아가는 한이 있어도 세상 사람에게는 거짓말 한 것입니다. 단순히 거짓말 혹은 살인이라는 인간 윤리의 차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흔히들 교회와 신자가 저지르는 아주 잘못된 행태는 종교적 행사를 하면서 하나님의 일이니까 세상의 법률쯤은 안중에 없이 편법 혹은 불법을 범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을 위해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그것은 신앙과도 전혀 상관 없고 하나님을 위하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은 신자가 불법을 저지르느니 차라리 그런 종교적 행사를 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사1:13)

그리고 그런 사람들일수록 정작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상적 불법을 저질러야 할 때는 뒷꽁무니를 뺍니다. 2차 세계 대전 중 네델란드의 한 성직자가 나찌를 피하여 온 유대인 아이가 교회에 숨겨주기를 요구하자 그 아이 때문에 모두 죽을지 모른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코리텐 붐의 아버지는 “당신은 이 아이 때문에 우리가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했지만, 나는 이 일로 우리 가족에게 최고의 명예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하면서 자기 집에 숨겨 주었습니다. 나중에 코리텐 붐 자매는 알다시피 유대인 나찌 수용소에 잡혀가서도 복음을 증거 하여 하나님의 충성된 종이 되었습니다.  

그 목회자는 한 명의 어린 아이 대신에 희생될지 모르는 더 많은 사람에게 신경을 쓴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 생명이 없어질까 두려워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세상 사람들의 윤리 기준인 공리주의(다수의 행복을 위하는 일은 무엇이든 선이라는 생각)를 적용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신앙 양심을 지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이를 숨겨주어도 합력해서 선으로 이끌어 주실 하나님의 절대적인 간섭과 능력마저 믿지 않았습니다. 세상에는 거짓말하지 않았지만 하나님 앞에는 거짓말 한 것입니다. 자기는 죽어도 아이를 살렸고 세상엔 거짓말해도 하나님 앞에선 정직했던 히브리 산파와는 정반대의 행동을 했습니다.    

신앙 양심을 끝까지 지키다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경우는 따지고 보면 하나님이 시키는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그 산파들도 틀림없이 자기 목숨이 날라갈 것이 두려웠을 것이며 바로의 추궁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도 염려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했을 것이며 그에 따라 모든 것을 행동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하나님이 시킨 거짓말을 한 셈이지 않습니까?  

신자는 물론 원칙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위한다는 핑계로 거짓말, 즉 불법을 저질러선 절대로 안 됩니다. 반면에 진심으로 기도하고 자신의 신앙 양심에 비추어 판단하건대 진실로 하나님이 허용하는 거짓말이라는 확신이 선다면 거짓말해도 됩니다. 단 반드시 자신의 생명을 바치더라도 불쌍한 이웃의 생명이 살아나거나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야 하는 경우에 한합니다.

신자는 무슨 경우든지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끝까지 주장하는 사람은 사실은 하나님의 의보다 자기의 의와 양심,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양심이 아니라 종교적 도덕적 양심을 앞세운 것입니다. 이 문제를 너무 어렵게 따질 것 없습니다. 우리가 히브리 산파나 코리텐 붐의 아버지와 같은 경우에 처했을 때에 어떤 길이 옳은가 잠시만 기도해 보면, 아니 기도해 볼 것도 없이 정답은 쉽게 나오지 않습니까? 우리가 갖는 신앙은 세상 도덕과 반(反)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초월해서 하나님 그분과 나만의 올바른 관계가 가장 우선임을 어떤 경우에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심지어 생명이 걸린 위급한 경우에도 말입니다.

1/20/2006  

김순희

2009.08.31 12:18:52
*.82.116.33

기가막히게 정리 정돈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날마다순종

2020.08.15 16:48:52
*.14.99.25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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