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4:23,24) 영과 진리로 예배드린다는 뜻은?
[질문]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8:23,24)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고 하는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고 싶습니다. 한 신학자는 ‘영 따로 진리 따로“라고 말씀하시고, 다른 신학자는 영과 진리는 히브리 원어로 뗄 수 없어서 ”진리 안의 영“이라고 해석해야한다고 합니다. 뭐가 정답인지 몰라 여쭙니다.
[답변]
질문은 두 가지로 나눠지네요. 우선 영과 진리로 예배하라는 말씀의 뜻이 무엇인지, 부차적으로 영과 진리가 각기 다른 뜻인지 연결된 뜻이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본문 말씀의 뜻은?
예수님은 의도적으로 사마리아 지역으로 들어가 남편을 다섯이나 두었다가 지금도 또 다른 남자랑 사는 한 불쌍한 여인을 만나서 천국복음으로 전도했습니다. 그녀는 동네 사람들에게 메시아가 오셨다고 전파함으로써 주님께 받은 은혜에 반응했습니다. 상기말씀은 그런 전도과정 중에 참된 예배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면서 주님이 내린 결론입니다.
여인이 자기 과거는 물론 현재의 형편까지 꿰뚫어 아시는 예수님을 선지자로 인정하고 평소에 궁금해 하던 예배에 관해 질문했습니다. 사마리아인들은 그리심 산에서 예배드리는데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예배드려야만 한다고 하는데 어느 것이 맞느냐는 것입니다. 주님은 예배드리는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 “아버지께 예배드릴 때가 온다”(21절)고 대답했습니다.
장소가 문제가 아니고 예배드릴 때가 온다고 했으니 지금껏 사마리아나 유대에서 드려졌던 예배는 둘 다 틀렸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께 예배드릴 때가 온다고 해서 그들이 하나님께 예배드리지 않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 아버지가 열납하는 예배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둘 다 율법이 규정하는 최소한의 의무사항만 채우는 형식적 가식적 예배였다는 뜻입니다.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22절) 예수님이 마치 유대의 예배는 옳은 것처럼 이어서 말씀하셨으나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북왕국은 자기들만의 율법으로 따로 오경을 저작했으며 그리심 산에도 별도의 성전을 세웠기에 구약성경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전 이스라엘에게 예루살렘 성전 한곳에 모여서 예배드리라고 명령했고, 또 메시아가 유대 다윗 가문을 통해 나온다고 약속했습니다. 남왕국은 그런 진리를 알고 있다고 설명한 것뿐입니다.
예루살렘이라는 장소가 문제가 아니며 아버지께 예배드릴 때가 온다고 했으니 현재 남왕국의 예배도 참된 예배가 아닌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마리아든 유다든 그때까지 드려진 예배는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한마디로 동물 제물로 죄 사함을 받는 제사였습니다. 그러나 그 제사는 히브리서 기자가 말한 대로 일시적이고 불완전한 용서로 죄 지을 때마다 제사를 드려야만 했습니다. 그럼 새롭게 드려야 할 예배는 그와 정반대되는 모습이어야 합니다.
나아가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시작되지만 메시아가 오시면 그리심 산이나 예루살렘으로 대변되는 장소, 인종, 나라, 문화, 종교 등의 구별 없이 모든 열방으로 베풀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당신의 십자가 대속구원이 완성된 후에 그 은혜 안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참 자녀가 된 자들이 드리는 예배에 대해 설명한 것입니다. 하나님도 그렇게 예배드리는 자를 찾고 또 그런 예배만 열납하실 것입니다.(21-24절)
“그리스도께서는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것 곧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더 크고 온전한 장막으로 말미암아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염소와 황소의 피와 및 암송아지의 재를 부정한 자에게 뿌려 그 육체를 정결하게 하여 거룩하게 하거든 하물며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흠 없는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히9:11-14)
영과 진리란?
영과 진리의 의미에 대해선 질문하신 대로 원어의 문법적 구조부터 살펴봅시다. 우선 ‘영’과 ‘진리’는 등위접속사로 연결되었기에 각기 다른 뜻입니다. 영어성경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in spirit and in truth” 혹은 “in spirit and truth”로 번역되었지 “in spirit of truth”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확대해서 “진리 안에서 영”이라고 해석해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예배를 드릴 자는 당연히 십자가 복음의 참 진리 안에서 새롭게 변화된 영으로 예배드려야 하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영과 진리로”라는 문구도 두 가지 뜻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먼저 본문대로 “영과 진리로”는 그 둘이 예배의 수단 내지 통로라는 뜻입니다. 둘째는 “영과 진리 안에서”로 번역해도 되는데 예배드리게 된 근거와 범주라는 의미가 됩니다. 어쨌든 본문이 영과 진리로 예배드려야 할 주체를 사람이라고 밝혀 놓았으니까 둘 다 예배자가 예배드리는 마음의 자세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본문에서의 “영과 진리로 예배드려야 한다”는 일차적인 뜻은 사실은 단순합니다. 이 말씀을 듣는 유일한 청중인 그 여인은 아직은 십자가 복음의 진리를 모르고 있고 설명해주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주님은 그녀가 질문한 의도와 영적수준에 맞춰 대답해주었습니다.
예수님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이 때’는 지금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성령의 권능으로 공사역을 수행하고 있는 당시이지 십자가에 죽으신 후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실제로 율법의 진리를, 성전예배를 어떻게 드려야하는지도 포함해서, 하나님이 그것을 제정한 정신과 목적에 비추어서 정확하게 가르쳐주었습니다.(마5:23,24 7:21,22 막7:11 등) 실제로 당신께서 온전히 준행하는 본도 보여주었습니다.(성전정화 사건)
따라서 당시의 형식적 외식적 예배를 당장 중지하고 지금이라도 진실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먼저 영으로 즉, 진실한 마음의 중심(원어로도 성령이라고 보기 어렵고 단순히 이런 뜻임)을 다 바쳐서 예배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진리로 즉, 율법 특별히 제사법을 제정하신 하나님의 의도와 목적을 정확히 아는 차원에서 예배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후의 신약 신자에겐 그 의미가 조금 더 확장됩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순전한 관계를 맺고서 예수 그리스도와 진리와 영으로 교제하는 가운데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란 그래서 십자가에 실현된 대속구원의 은혜로 옛 사람이 완전히 죽고 새 사람으로 거듭난 신자가 그 구원에 감사하고 그에 걸맞게 살아가기로 헌신하는 예배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므로 예수로 인해서 새로워진 영으로만 교제는 물론 예배가 가능합니다. 십자가 구원 진리를 모르고 그 은혜로 영이 변화되지 않은 자가 드리는 예배는 아무 의미가 없고 당연히 하나님에게 열납되지도 않습니다.
나아가 모든 예수님의 가르침이 그렇듯이 종말론적으로 확대 적용해도 됩니다. 예수님 오신 이후의 모든 예배에는 히브리서 기자가 선포한 대로(앞에 인용한 말씀) 이 창조에 속하지 아니한 천국의 영원한 성소가 예표 상징 구현되어야 합니다. 성도가 드리는 예배는 물론 모든 신앙 행위에 종말론적 구원의 완성으로 실제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드러나야 합니다. 요컨대 예수와 연합한 신자가 자신을 거룩한 산 제물(living sacrifice)로 바치면서 음란한 이 세대와는 구별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라는 것입니다.
(9/17/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