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후5:13) 제대로 미쳐야 신자다.

조회 수 1174 추천 수 47 2007.11.14 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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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미쳐야 신자다.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만일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고후5;13)


바울은 고린도 교인에게 사도로서의 자격과 그 의미를 설명하는 중입니다. 본문은 독특하게도 ‘하나님’과 ‘너희’를 병치하되 그 각각에 ‘미쳤어도’와 ‘정신이 온전하여도’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대조했습니다. 또 둘 다 ‘만일’이라는 가정법으로 표현했습니다. 그가 이 짧은 한 문장 안에 여러 수사법을 동원한 것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가정법이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양 혹은 아직 실현 안 된 것을 이미 된 것인 양 표현하는 양식입니다. 그러나 본문에선 그런 뜻이 아닙니다. 단지 남들 눈에 그렇게 비췰지라도 상관 안하겠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말하자면 남들이 자신을 교인을 향해선 온전한 정신으로 대하는데 반해 하나님을 향해선 미친 사람처럼 보겠지만 자신은 그 평가를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뜻입니다. 요컨대 세상 사람이 뭐라고 평가하던 간에 본인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성도들을 사랑하는 마음뿐이라는 것입니다.  

바리새인 율법사가 예수님에게 율법 중에 어느 계명이 크냐고 물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 안에 든 뜻(마22:40)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도 사실은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말로 옭아매려는 흉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들이 기대한 대답은 첫째 하나님 사랑 둘째 이웃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야 자기들이 오직 성전 제사에만 초점을 맞추는 종교 생활의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예수님이 그들을 어떻게 야단쳤습니까? “너희는 가로되 누구든지 아비에게나 어미에게 말하기를 내가 그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하여 너희 유전으로 하나님 말씀을 폐하는도다.”(마15:5,6) 그들은 성전에 먼저 바치기만 하면 부모 공경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이 계명의 중요도를 첫째와 둘째로 구분해서 말해주면 그들의 가르침을 인정하는 셈이 되고, 만약 구분하지 않으면 하나님 사랑이 최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부인하는 셈이 됩니다.

예수님은 항상 그러하듯이 바리새인들의 올무를 살짝 비켜갔습니다. 첫째 둘째로 순서는 구분하되, “둘째는 그(첫째)와 같으니”라고 했습니다. 분명 하나님 사랑이 먼저지만 이웃 사랑이 그 중요도에선 첫째에 못지않고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당연히 이웃도 사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닐 수가 또 이웃을 사랑한다고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자는 하나님을 온전히 사랑해야 즉 그분께 제대로 미쳐야 합니다.

바울은 지금 남들이 나를 미쳤다고 보든 온전하게 여기든 자기의 삶과 인생에는 오직 하나님과 이웃 사랑의 두 가지 목표뿐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모든 행동, 말, 생각에서 이 두 가지에 근거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서 열정이 지나쳐 광신자로 보여도 좋지만 성도들을 향해선 오직 부드러운 사랑으로만 대한다는 것입니다.

그에게선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두 사랑 안에 자신을 높이거나 이익을 보려는 동기는 단 한 치도 없었습니다. 각기 별도로 실천되는 법도 없었습니다. 단지 표현되는 양태만 다를 뿐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바울과 달리 하나님에겐 완전히 미치지 않고 사람들을 인자로 대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바리새인의 올무에 걸립니까? 아닙니다. 사실은 바로 그들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교회 활동만 열심히 하면 세상에선 어떻게 살아도 되는 양 생각하는 현대의 바리새인으로 말입니다.

11/15/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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