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20:1-16) 한 시도 쉴 틈 없는 주의 일꾼
“이는 될 수 있는 대로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이르려고 급히 감이러라.”(20:16)
바울은 에베소에서 은장색 장사들의 모함으로 큰 곤욕을 치를 뻔했으나 사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 그는 이제 계획대로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여정을 서두르고 있다. 여행의 목적은 우선 하나님께 개인적으로 서약한 내용을 성전에서 결례를 치르며 마무리해야 했다. 마게도냐 교회들의 헌금을 예루살렘 교회에 전해주려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오순절 안에 도착하려고 급히 가려고(16b) 했음에도 성경기록은 그가 여러 곳을 들리고 많은 사람을 만나며 눈코 뜰 사이 없이 바빴음을 보여준다. 당시의 최고 큰 도시이자 오랫동안 사역했던 에베소를 지나칠 정도였는데(16a) 곧장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야 할 텐데도 말이다. 잘 살펴보면 그가 개인적으로 휴식을 취했다는 언급은 본문 뿐 아니라 사도행전 전체에도 없다. 지금도 오순절까지 남은 날짜를 계산해서 빡빡한 스케줄을 짜서 최대한 많은 지역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십자가 복음에는 전진만 있지 후퇴는 물론 휴식도 없다. 그것을 전파하는 바울도 예수님 말씀처럼 마음 놓고 머리를 눕히고 쉴 곳이 없다.(눅9:58)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은혜를 모르고 공중권세 잡은 사탄에 미혹된 영혼이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언제든 달려가는 모습이다. 또 그런 순전하고 신실한 충성과 헌신을 보이니까 하나님이 그가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주려고 표적도 보이고 동역자들도 많이 붙여주시는 것이다.
마게도냐 지방으로 다녀가며 여러 말로 제자들에게 권했다. 헬라에 석 달 유하면서 당연히 말씀을 전파했을 텐데도 말이다. 많은 이들에게 복음으로 도움을 주자 유대인들의 해치려는 모함을 누군가 미리 알려주는 도움까지 받는다. 다시 마게도냐를 거쳐 돌아가는데 누가가 이름을 밝힌 동역자만 일곱 명이나 선발대를 조직해 사도의 여정에 동행한다. 드로아에서 강론할 때는 삼층 창틀에서 떨어져 죽은 자를 바울이 되살리는 기적도 일어났고 그 살아난 청년으로 인해 사람들이 적지 않게, 이중 부정은 히브리 어법상 강한 긍정임, 아주 많은 위로를 받았다.
바울의 큰 능력에만 주목해선 안 된다. “이튿날 떠나고자 하여 그들에게 강론할 새 말을 밤중까지 계속하매”(7절)라고 했다. 출발하기 바로 전날도 밤늦게까지 설교했다. 오죽 설교가 길었으면 그 청년이 졸았겠는가?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복음 전파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영혼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설교말씀으로 표출된 것이다. 또 그 살아 역사하는 말씀으로 인해 실제로 죽은 자가 되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세 부분으로 나뉜 오늘의 기록은 첫 부분(1-6)에는 바울사도를 도우는 동역자들이 많음을, 둘째 부분(7-12)에는 사도가 밤이 늦도록 열정적으로 강론하는 모습을, 셋째 부분(13-16절)에는 사도가 거쳐 가는 여행지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정말로 세상 끝 날까지 세상 땅 끝까지 한시도 쉬지 않는 참된 종의 모습이다.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다른 모든 것과 바꿀 만하기에 오직 자기를 대신해 죽으신 그분을 위해 살기로 헌신하고 있다. 그에게 쉼, 주저함, 물러섬, 나태함 등은 한 치도 발견할 수 없다. 믿음에 견고히 서서 자신의 안녕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앞에 있는 푯대를 향해서 담대히 또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제가 현재 행하는 복음전파 사역에서 바울과 닮은 모습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심각히 되돌아보게 된다.
(11/5/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