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리비아에 싸이클론 대니얼이 리비아 2개의 댐을 쳐서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5천명이 넘고 1만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했답니다.
그저께 모로코 대지진으로 2천여명이 사망하고 현재도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중보기도하고, 또 요청한 이후로 오늘 아침에 눈 뜨고 뉴스피드에 뜬 사실입니다.
이제부터 좀 장문으로, 그리고 격식에 맞춰 여러가지를 질문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이 대전제에는 찬성을 하고 간다는 것을 깔고 가겠습니다. 제가 글을 적는 이 순간만큼은 하나님에 대한 도전의식이나 반항의식은 없습니다.
대전제 : 하나님은 선하시며, 인간 세상에 일어나는 자연재해 등은 1)인간의 죄악 자체와는 무관하게 그냥 자연현상인 부분과 2) 인간이 지구를 제대로 다스리라는 지상명령을 어기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의 죄악의 결과물 이라는 2가지 콜라보레이션으로 현재 자연재해가 일어난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현상에 방관을 하고 있다거나 뒷짐지고 구경꾼 행세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1. 눈을 뜨고 돌아보면, 전 세계에는 항상 비극적인 일 투성이이다.
이러한 자연재해로 인해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기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일전에 제가 "항구적인 세계평화는 어차피 예수님 재림 이전까지 죄악 가득한 지구에서는 실현불가능인데 굳이 기도해야합니까?" 라는 질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 때 PT님과 날마다순종님께서 답변을 달아주시긴 했는데 100% 명쾌하다는 느낌은 못받았습니다 ㅠㅠ 그래서 이 질문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도를 죽을 때까지 한다고 해도, 70억 지구 상에서 매 순간 매순간, 제가 눈을 감는 순간까지 '누군가는' 살해당하고 강간당하고 자연재해에 당하고 끔찍한 일을 당할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오오...' 하면서 슬퍼하면서 24시간 죽을때까지 기도해야한다는 말인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지금 3일 연속 911테러 추모 기도 뿐만 아니라 모로코 대지진 기도, 그리고 오늘 알게된 리비아 대홍수 기도를 하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뭔가 지친거 같습니다.
2. 항상 기뻐하라고 하지만, 이런 일에 대해 중보기도를 할수록 항상 슬퍼하게 된다.
사도바울이 신약에 '항상 기뻐하라' 라고 하신 구절이 있습니다. 물론 누누히 목사님이 강조하신 대로, 그 구절만 떼놓고 해석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제가 이해하는 그 구절의 의미는, 인간은 원죄 가운데서 도저히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존재인데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이 벌레같은 나를 구원해주신 것이 너무나 감격스럽고 기쁜 일이기에, 그것이 그리스도인이 이 땅의 고난에서도 살아가는 '기쁨'이 되는 것이며, 이것이야 말로 '복된 소식(복음)'이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전도를 통해서 이러한 '기쁜 소식'을 너무나 참을 수 없어서, 기뻐서 스스로 감격으로 인해 전도를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은 '항상 기뻐한다' 라는 걸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을 처음 시작할 때, 저는 저의 천국 구원만이 목적이었습니다. 20살 때 인도네이아 단기선교를 갔을 때도, 인도네시아 인들의 비참한 현실에 대해서 리더에게 "이 사람들이 비참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나는 구원받았다" 라고 약간 농담식으로 한 마디 했는데 리더인 친구가 무섭게 "그러면 너 여기 선교 왜 왔는데? 너만 복받고 천국갈거면 우리가 여기서 왜 이 고생하면서 여기 와서 선교사님 돕고 매일 중보기도하는 건데. 너의 마음 자세는 이 인도네시아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서 가져야 할 마음은 아니다. 매일 이 곳의 사람들을 위해서 눈물로 기도해야지" 라고 혼난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신앙이 다시 좋아질 때는, (지금도 매일 기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렇지만) 제 주변부터 시작해서 세상의 안타까운 사연과 자연재해 등에 대해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믿음이 깊어지고 주변, 그리고 지구에 사는 전세계의 비극적인 사실을 전해들을 때마다 마음 아파서 중보기도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기도가 끝이 없고 저는 항상 슬퍼야 합니다. 제가 맛있는 것을 먹고 운동을 재밌게 하고 재밌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도 '지금 이 70억 중에 누군가는 불합리하게 자연재해로 힘들고, 누군가는 강간당하고 누군가는 살해당하는데 웃을 수 있는가?' 라고 생각이 들면 내가 내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 조차 불합리한 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70억 인구 중에 제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비극은 1초도 끊기지 않을텐데 그러면 저 '항상 기뻐하라' 라는 성경구절을 만족시키는 것 자체가 희생되는 누군가의 절규를 무시하는 행위인 거 같고요.
세계 70억 인구 한 명 한 명의 비극적인 삶은 제가 죽는 순간까지, 아니 예수님의 재림 시기까지 끊이지 않을텐데 그걸 늘 의식하고 중보기도하는 그리스도인은 죽을 때까지 근심으로 기도하고 근심하면서 매순간 무겁고 우울하게 살아가야하나요?
그게 아니라 반대급부라도 이상해집니다ㅡ
한 순간 우울하고 무겁게 기도했고 그 다음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그 희생자가" 너는 방금 중보기도 슬프게 해놓고서는 지금 자기 가족이랑 행복한 시간 보내면 너는 기도만 했으니까 내가 할 일 끝!이라는 입장이라는 거냐.우리는 여전히 힘든데..기도했으니까 이제 나는 행복하겠다 이거냐?"라고 추궁하는 것 같습니다.
3. 그래서 그런 마음에서 무력감을 느낍니다.
911테러 추모기도 이후, 그리고 모로코 대지진 중보기도 이후 오늘 눈 뜨자마자 리비아 대홍수 사태를 봤습니다. 그러다보니 2022 파키스탄폭우사태도 알게 되었고요. 사실 길게 나갈 것도 없이 올해 우리나라 청주에서도 20명 가까이 침수로 인해 사망했고요.
매 순간 중보기도를 하고 타인을 위해서, 그리고 타 종족을 위해서, 다른 집단을 위해서 중보기도를 하는데 하다보면 무력감이 느껴집니다. 제가 기도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은 도처에 있고, 제가 눈을 감는 순간까지 이 전세계에 발생하니까요. 제가 존재도 모를 누군가가 '언제나 항상' 예수님 재림이 오는 시기까지 희생당할테니까요.
그런데 제가 매번 기도를 해도 기도해야 할 일이 또 생깁니다. 기도를 하면 또 생깁니다.
그나마 제가 중보기도를 해서 그럼 끔찍한 일들이 진정되었거나 해결되었다는 소식이라도 매번 들리면 힘을 얻겠습니다만, 박목사님의 예전 답 "사실 응답되지 않는 기도가 더 많다" 라는 진실 앞에서, 내가 중보기도를 해도 응답되지 않고 무참하게 죽어가고 희생되는 인물이 훨씬 더 많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매번, 허공에 삽질하는 것 같은 중보기도가 의미가 있나.
전 세계는 예수님의 재림 전까지 비참한 살인사건 강간사건 등이 늘 있을 것이며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나의 중보기도와는 무관하다.
아....무력감을 느낀다. 내가 뭐 할 수 있는가. 중보기도를 해도 내 기도로 그 사람들을 살리지 못한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오전에 리비아 대훙수 사태에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기도하는 도중에 든 생각입니다.
제가 그 리바아 대홍수를 위해 기도한다고 해도 저게 기적적으로 짠 해결되지는 않을거고 그럼 나는 뭐하러 기도하느냐는 생각이 감돕니다.
4, 하지만 이런 제자신을 위해서 다시 타인에 대한 관심을 끊겠다고 하는 것도 비성경적인 것을 압니다.
그래서 그냥 내 마음 편하자고 그냥 나만 구원받으면 되지, 세상에 존재하는 비극에 대해서 관심 끊고 그냥 나는 유튜브보고 내가 즐거운 일 하면서 그냥 감사하면서 룰루랄라 살아야지
하는 마음가짐도 쉽게 가져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5. 번외질문-마태복음 24:`14에 대하여
이런 사태들을 마주하고 회의적인 감정이 저를 지배하면서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마태복음 24:14에 의하면, 이 지구 상에 모든 민족에서 복음이 전해지고, 그리고 자유의지로 모든 민족이 복음을 수용하거나 거절하거나 하는 것이 이루어진 다음에야 그제야 끝이 오리라 (예수 재림) 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아니 그럼 하나님께서 이런 참혹한 자연재해를 허락하신 것이, 이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 "복음을 듣지 않은 자들을 자연재해로 쓸어버리시고 복음을 들은 자들만 남겨서 저 말씀을 참으로 만들려고 지구 상에 복음을 들은 자(복음을 듣고 수용해서 그리스도인이 된 자와, 자유의지로 거부해서 영벌에 처할 자 모두 포함)만 이 땅에 남기려고 자연재해로 복음을 듣지 않은 자들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신으로서의 무소불위 권능을 이용해서 자연재해로 룰루랄라 청소하시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물론 처음 적은 대전제를 깔고 가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라고 부정하면서도 가끔 이런 생각이 들면서 하나님이 야속합니다.
그런 건 아니시겠죠?
감사합니다 목사님
예전 서울에 교회에 다닐 때,담임목사님께서 모 목사님을 언급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그분은 죄성에 대해 되게 민감하셨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 자신이 매번 넘어지고 죄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에 우울증에 걸리셨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 타인의 죽음에 대한 평가를 섯불리 할 수는 없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내가 말하는 것이지만...내가 볼 때 그것은 다른 타입의 자기의 인것 같다. 우리 인간은 본질적으로 악하며 너무나 나약하고 넘어지는 것을 의식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만을 의지하고 바로 서는 방향이 아니라 그 연약함에만 집중한 결과라고 본다. "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나네요.
이런 제 모습도 자기의가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물론 자살하겠다 이런건 절대 아닙니다. )
근본적으로 기독교의 구원과, 하나님이 인류 역사를 이끄는 방안 등에 관해서 조금 오해하거나 부족하게 알고 있는 데서 나오는 질문들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질문 주셨다고 했는데 저도 어떻게 답변을 풀어나갈지 조금 생각해보고, 다른 바쁠 일도 겹치고 해서, 정리되는 대로 답변 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