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사님.

성경공부를 거의 1년 정도 같이 해온 지인으로부터
제가 구원에 이르는 믿음을 받지는 못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솔직히 좀 충격적이기도 하고 의아한 부분이 있어서
목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불가지론자였고 불교나 철학, 정신의학, 심리학에만 관심이 많았을 뿐
예수님에 대한 관심은 거의 많지 않았습니다.
이전까지는 예수라는 사람이 한 선택들에 대해 그저 참 대단하고 이해하기 힘들다 정도로만 생각할 뿐

깊이 관심을 가지지는 않아왔습니다.


그런데 1년 반 쯤 전에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습니다. 
방에서 이런저런 사색을 하다가, 영원불멸한 것과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에 
갑자기 예수님이 하신 일들의 의미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다 진실처럼 와닿게 되어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죄라는 것이 단순히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며, 

누구라도 저와 같은 환경에 있었다면 제가 품은 악의나 죄들을 지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제가 저지른 모든 죄에 대한 대가를 예수님께서 대신 짊어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이 울면서 회개했습니다.
그 일이 있은 순간부터 예수님만이 저의 단 하나 뿐인 구세주라는 고백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성령님이 오셨다는 확신도 지금까지 계속 있습니다.

평생을 예수님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태까지 살면서 느꼈던 마음 속의 공허함과 허무함은 죽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때 처음 그 공백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채워지다 못해 흘러넘치는 경험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복음이 믿어진 바로 그 순간 구체적으로 적긴 힘들지만,

여러 신비한 체험과 경험, 하나님의 음성을 처음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그 때 처음 제가 하나님께 처음으로 들었던 말씀은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제가 경험한 이 모든 것들을 성경에서 발견하게 됨으로써 성경 말씀이 이해가 되었구요.


그 날 이전까지의 삶 속에서 제 세계관에는 저 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찾지도 않고, 누군가 저에게 전도를 한 것도 아닌 제 힘으로만 살던 삶에서

예수님만을 의지하려는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전의 제 생각을 의지하거나 불교, 철학, 심리학, 정신의학 같은 것에 대한 관심을 다 버렸고

오로지 하나님 중심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인연이 이어져 같이 성경공부를 하게 되는 지인분이 생겼고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인분에게 최근 제가 깊이 한 묵상을 나누면서

알고보니 지난 신앙생활이 모두 저 자신을 주인공삼아 주인되어

하나님과 예수님을 이용하려 한 것 같다는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 자아의 완악함에 속아 신앙생활을 망령되게 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마음 깊숙히는 알고 있었을지 모르지만요.)

그래서 지금은 그 무게를 알기에,
함부로 예수님을 위해 살겠다는 고백이 쉽게 안떨어지는 상태인 것을 말했습니다.
왜냐면 진짜 제가 완전히 죽고 예수님만을 위해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더 깊게 하나님께서 알게 해주셨으니까요.

그런데 그 지인분께서 그런 고백을 듣고,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기엔 제 지난 경험들이 그냥 제 환상같은 것일 가능성이 크고
구원에 이르는 믿음을 받지는 못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분도 제가 예수님을 영접한 상황을 다 들어서 알고 계십니다.)

 

이 분 말씀대로라면, 제가 지금까지 동행하며 교제해온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과,

제가 제 목숨보다도 확신할 수 있는 성령님의 내주가 그냥 다 제 착각이고 허상이었다는 것인데

솔직히 불쾌하고 황당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저의 신앙생활이 사실은 마음 깊숙히 저를 중심에 놓고
하나님을 통해 제 어떤 보상심리나 욕구가 채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은 맞지만,

이와 별개로 제가 복음을 믿는 은혜를 일방적이고 전적으로 하나님께 받게 되고
그동안 교제해주신 하나님과의 시간이 모두 허상이라는 표현처럼 들리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거든요.

물론 제가 아직도 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나약한 모습들이 많은데,
그 분께서는 회개를 하고 복음을 제대로 믿었으면 그렇게 살 수가 없다는 뉘앙스로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을 이용하고 살았다는 고백이 가능하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분 말씀을 놓고 보면 대부분 맞는 말씀이고 제가 아직 회개를 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저도 절실히 느낍니다.
제 삶 속에는 진짜 믿음보다는 가짜 믿음 투성이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

엉망진창이지만 계속해서 성경을 읽고 예수님과 교제하며, 자라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저의 구원 문제와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 전부 저의 허상이었다는 식의 결론으로 가는지

납득하기 힘든 마음도 듭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로 삶 속에서 예수님 없이는 단 하루도 살지 못했는데,

그런 제가 완전히 부정당하는 느낌이 듭니다.
더불어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교제하시는 지인 분이, 자신의 신앙관과 경험이라는 한계로
성경을 무기삼아(실은 자신만의 관점) 저를 판단하시는 것이 괴롭고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확신을 3자에게 계속해서 검증받아야 하는지....

 

횡설수설하게 적어 죄송합니다...
목사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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