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식(歎息)에서 환성(歡聲)으로

조회 수 305 추천 수 16 2011.01.01 02:53:50
운영자 *.104.233.212
탄식(歎息)에서 환성(歡聲)으로


제가 사는 LA 일원에 물난리가 났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합니다. 캘리포니아는 일 년 내내 맑다가 겨울에 조금 비가 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올해는 유난히 많이 길게 오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 이상기후 탓임이 분명합니다. 고속도로 곳곳에 사고 난 차체 파편들이 미처 치우지 못한 채 남아있습니다. 언덕의 집들은 산사태가 날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그간 가뭄이 심했기에 비는 많이 올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저희 집에선 물난리가 났습니다. 물이 미처 빠지지 못하는 곳이 생겨 종일토록 퍼내야 했습니다. 지난 일요일부터 시작됐는데 일기예보에 따르면 목요일 가야 비가 멎는다니까 그 짓을 나흘은 계속해야 합니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허리가 아플 정도로 물을 퍼냈습니다. 정말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는 불평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하나님 제발 밤에는 잠을 자게 비가 좀 적게 와서 물이 차지 않게 해주십시오. 가뜩이나 연말이라 이런저런 일도 많은데다 종일 이 일만 하고 있으면 홈페이지 업데이트도 못하지 않습니까?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쓸 여유는 주셔야지요?”라고 탄식 섞인 기도를 드렸습니다.  

막상 그 기도를 하면서 속으로 조금 멋쩍었습니다. 마치 기드온이 타작마당에 양털 뭉치를 갖다놓고 첫날은 이슬이 양털만 젖게 해달라고, 다음 날은 양털은 젖지 않고 사방 마당만 젖게 해달라고 기도드렸던 것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에 물이 차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가 바로 그와 방불하지 않습니까? 드넓은 남가주 일원을 덮고 있는 먹구름 중에서 우리 집 위만 거두어주거나, 최소한 이곳 근처만 아주 얇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그것도 밤부터 아침까지 일정 시간을 정해서 말입니다. 감히 천기를 바꿔달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 것 같습니까? 간단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만 봐도 지난 이틀 기도대로 되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남은 이틀도 틀림없이 제게 단잠을 허락해주실 줄 믿습니다. 할렐루야! 고달픈 환난 중에 저절로 뱉어져 나오는 우리의 허물진 탄식을 놀랍고도 신기한 은혜로 바꾸어 환희에 찬 고함으로 바꿔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혹자는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치는 기도할 때 더 자주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지 않습니까? 설령 제 경우야 우연이라도 좋습니다. 제가 느낀 환성의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기드온의 그런 징조는 물론, 엘리야의 기도로 삼년 가물다가 또 기도로  맑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생겨 폭우가 쏟아졌고, 여호수아가 아모리와 전투할 때에 기도하여 해가 중천에 머물었으며, 이사야의 기도로 일영표에서 해 그림자가 십도 물러 간 것 모두가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라고 이번 경우에 비추어 더욱 확신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뿐 아닙니다. “박사들이 왕의 말을 듣고 갈쌔 동방에서 보던 그 별이 무든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는지라. 저희가 별을 보고 가장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마2:9,10) 별이 동방 박사를 이끌었다는 것 또한, 그 구체적 방식까지는 몰라도,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기후를 바꾸는 정도는 지구에 국한 된 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이 오셨을 때는 그 탄생을 온 땅에 선포하고 축하하려고 우주의 별까지 동원되었습니다. 그분은 지구 밖에서, 우주의 중심에서, 오신 독생자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지금 기도의 큰 능력만 말씀드리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바로 우리의 탄식을 환성으로 바꿔주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단 예수님의 이 땅에 오심이 바로 그런 뜻임을 온전히 믿고 환난 중에, 아니 범사(凡事)에 감사함으로 쉬지 말고 기도하는 자들에게만 말입니다. 그런데 단지 기도만 해선 안 됩니다. 한 가지 조건이 더 붙습니다. 기도의 궁극적 목적이 나의 안락이 아니라 여호와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어야만 합니다.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시어 그 재를 대신하며 희락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여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시고 그들로 의의 나무 곧 여호와의 심으신바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사61:3)
  
12/21/2010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99 하나님께 지식을 가르치는 신자 운영자 2009-11-10 363
98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려면 운영자 2011-05-26 361
97 거짓말하라고 시키는 하나님 운영자 2012-03-10 356
96 왜 기도응답이 되지 않는가? 운영자 2012-03-10 356
95 끈질긴 신자와 담백한 신자 운영자 2012-03-10 354
94 기도에 관한 간단한 나눔 [6] master 2016-06-15 347
93 혀에 재갈 물릴 수 있는 방안 운영자 2009-11-10 346
92 하나님만 완전히 바라보는가?(1) 운영자 2009-11-10 342
91 불치병환자를 위해 기도할 필요가 있을까요? master 2021-09-28 330
90 정작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 운영자 2012-07-16 327
89 신자의 ALAP와 하나님의 ASAP 운영자 2010-11-24 322
88 내가 누구관대 운영자 2012-03-10 316
87 하나님이 언제나 내편은 아니다. 운영자 2012-03-10 309
» 탄식(歎息)에서 환성(歡聲)으로 운영자 2011-01-01 305
85 새벽을 깨우리로다. master 2018-07-10 302
84 상상도 못할 축복을 받는 비결 master 2017-02-10 297
83 하나님의 말꼬리를 잡는 신자들 운영자 2012-06-04 287
82 애굽을 강탈하는 이스라엘(3-完) 운영자 2012-03-10 283
81 진짜로 본받을 만한 기도(1) 운영자 2011-12-20 282
80 능치 못할 일이 많은 하나님 운영자 2011-04-13 279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