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을 서원기도로 시작하라.

조회 수 2968 추천 수 4 2012.03.10 01: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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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61:4,5) 매일 아침을 서원기도로 시작하라.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거하며 내가 주의 날개 밑에 피하리이다.(셀라) 하나님이여 내 서원을 들으시고 주의 이름을 경외하는 자의 얻을 기업을 내게 주셨나이다.”(시62:5,6)

신자들이 하나님에게 ‘서원(誓願) 기도’를 가끔 하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모른 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원기도란 문자 그대로 맹세하면서까지 진정으로 소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아뢰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맹세에 대해서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있습니다. 맹세란 항상 자기보다 더 권위가 있는 어떤 대상을 두고 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직장 상사, 세속 권력자, 가진 것이 많은 자의 권위 앞에 복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에겐 이 세상 사물이나 사람으로 따져 자기보다 더 높은 권위를 가진 대상은 없습니다.

성령님이 항상 함께 하는 성도에게 그런 권세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신자는 하나님이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덧입혀서 이 땅에 보낸 그리스도의 대사입니다. 신자 위로는 성삼위 하나님 외에 없습니다. 섬기는 교회의 목사도 동일한 성도일 뿐입니다. 목사는 성도에게 가시적 조직체인 개별교회의 질서와 덕을 세우며 영적 가이드로서의 권위만 가질 뿐입니다.

또 기도란 하나님과 대화 내지 교제를 한다는 뜻인데 그 중간에 세속의 것으로 맹세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하나님과 일대일의 인격적 교제가 가능하기에 사실 맹세가 전혀 필요 없습니다. 특별히 성도에게 일어나는 일은 하나님이 전적으로 주관하시기에 신자가 섣불리 맹세하면 그분의 권위를 침해하는 결과가 됩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런 맥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또 옛사람에게 말한 헛 맹세를 하지 말고 네 맹세한 것을 주께 지키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찌니 하늘로도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땅으로도 말라 이는 하나님의 발등상임이요 예루살렘으로도 말라 이는 큰 임금의 성임이요 네 머리로도 말라 이는 네가 한 터럭도 희고 검게 할 수 없음이라.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 좇아 나느니라.”(마5:33-37)

그러다보니 신자들 간에 서원에 대한 두 가지 극단적이고도 상반된 태도가 있습니다. 아예 서원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거나 혹시 서원을 했다면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 하나의 극단입니다. 반면에 자신의 계획을 좀 더 비장한 모습으로 스스로 결단한 것을 하나님께 서원한 것으로 착각하여 반드시 이뤄주어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또 다른 극단입니다.

전자의 경우 법원의 증인 선서 같은 것도 하지 않으려는 이단으로 흘러선 안 됩니다. 물론 혹시 진실한 서원을 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자가 어떤 사정이었던 간에 맹세를 지키지 않았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성도에 대한 사랑을 거두어가거나 벌을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방식으로든 그 서원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시든지 잘못된 맹세였다면 회개할 수 있도록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은 신자가 의도적으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한, 이미 신자라고 할 수 없지만, 당신 쪽에서 사랑을 취소하는 법은 없습니다. 어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예수님의 십자가 앞으로 진정으로 돌아오면 언제든 용서 받을 수 있고 더 큰 생명으로 이끌어주십니다.  

두 번째 극단의 경우는 하나님과 자꾸 거래나 계약을 맺으려는 마음이 그 신앙의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인간 쪽에서 뭔가 하나님을 위해서 갖다 바치면 반대급부로 하나님이 상벌을 주신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인 모습이 그렇게 보일 경우는 있지만 하나님이 인간의 공적에 비례해서 은혜를 내리는 법은 없습니다. 오직 당신의 주권에 의해 이미 세워진 계획과 경륜 안에서 범사를 이끌어 가실 뿐입니다.  

은혜란 전혀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받는 것입니다. 신자가 스스로 주님을 사랑하여 그분 앞에 겸비해질 때에 그를 향해 예비해 놓으신 축복을 찾아 누릴 수 있는 것이지 신자와 하나님 사이에 Give-and-Take 식의 거래는 있을 수 없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하나님과 성도 간에는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신자가 제가 이런저런 일을 할 테니까 하나님은 이것저것 해달라는 교환 조건의 서원은, 맹세에 대한 이런 의미를 잘 모르고 했다면 할 수 없지만, 하면 안 됩니다. 대신에 정말 하나님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스스로 원해서 어떤 일, 그것도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목적으로 하겠다고 자원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의 일에 더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하나님 앞에 피력하는 것은 하나님도 아주 기쁘게 받으십니다. 예컨대 아프리카 선교사로 가겠으니 갈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서원기도는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자기의 확고한 소원을 아뢴 것입니다. 반면에 자기는 선교사로 가니까 대신에 아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한나가 아들을 주시면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서원 기도의 의미도 잘 따져 보아야 합니다. 당시 무자(無子)한 것은 죄 때문에 하나님께 벌 받은 것으로 취급당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적으로는 한 많고 불쌍한 한 여종이 오직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받기를 갈망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낳아 젖을 떼자마자 성막에 시중드는 자로 보내었기 때문에 한나에게 되돌아온 현실적 보상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그대로 그분께 완전히 되돌려 드린 셈입니다. 요컨대 하나님과 흥정한 서원은 아니었습니다.

본문에서 다윗이 서원하면서 반대급부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뭔가 구체적인 일을 하겠다는 결단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서원한 것은 오직 “영원히 주의 장막에 거하며 주의 날개 밑에 피하겠다.”는 것뿐이었습니다. 자신은 무능하고 불완전할 뿐 아니라 죄의 잔재가 아직도 추하게 남아 있는 존재라 하나님의 은혜 밖에서는 한 시도 살 수 없다는 고백입니다.  

물론 그도 이전에는 소위 우리가 하는 식의 서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사방의 대적을 다 파하고 평안을 주신 하나님에게 감사하기 위해서 성전을 짓겠다고 나섰습니다. 그 때에 하나님의 응답이 무엇이었습니까? “네가 나를 위하여 나의 거할 집을 건축하겠느냐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부터 오늘날까지 집에 거하지 아니하고 장막과 회막에 거하여 행하였나니....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이루고.”(삼하7:5-11)

신자가 하나님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하나님이 신자들 가운데 거하여 한 시도 떠나지 않고서 그들을 위해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신자가 할 일은 오직 하나, 다윗처럼 여호와의 장막에 영원히 거하여 그분의 날개 아래 피하는 것뿐이지 않습니까?

너무나 빤한 진리이며 쉬운 일 같이 여겨집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신자도 자기 능력, 지성, 돈, 권력에 먼저 의지할 뿐 아니라 신앙 실력, 예컨대 말씀을 줄줄 외우고 부르짖고 기도하는 실력에만 의지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또 우리가 피하는 곳도 자기의 감정, 욕심, 시기, 질투, 체면, 자존심일 때가 훨씬 더 많지 않습니까?

신자가 하나님을 위해 필생의 계획을 가지고 서원 기도할 필요는 사실상 없습니다. 필생의 계획은 그분이 마련하십니다. 대신에 신자는 다윗 같은 서원 기도만 매일 아침에 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여호와의 장막과 그분의 날개 밑보다는 사람과 세상의, 심지어 자기의 장막과 날개 밑에 거하려는 미련이 너무나 많아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갈급해 하는 서원 기도는 얼마든지 많이 해도 됩니다. 하나님의 장막 가운데 영영히 거하는 헌신이 있을 때에 그분의 나에 대한 필생의 계획도 자연히 알 수 있고 나아가 그분의 손을 잡고 그 길을 넉넉히 승리하며 걸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하나님이 신자를 위해 맹세를 했으면 했지 우리가 그분께 맹세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오직 하나의 서원만 빼고는 말입니다. “오늘 하루도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만 사랑하겠습니다. 저의 명철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인도만 따르겠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아니 매 순간마다 이런 서원이 저와 여러분의 입술에서 떨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서원합니다. 아멘!  

1/2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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