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19일차-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갔습니다.

 

근 4일 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번의 4일로서 중독탈출기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갔습니다. 받았던 책임과 응원과 기도에 죄송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그저 도망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상황도 항상 해오던 루틴처럼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에게 계획을 이야기하곤 나와의 지속적인 싸움에 져서 실패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나는 왜 못 할까? 왜 실패했을까?" 이젠 하나님을 떠나 버렸다고 말했던 친구의 비관적인 말이 떠오릅니다. "나는 천하게 쓰실 그릇인 것 같다" 그 친구도 저도 성경을 잘 모르니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지금 제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비참하고 추하기 그지없지만, 다시 말씀 드리는 점은 또다시 시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안 삼을 점, 조금이라도 희망찬 점이라면 몇 가지 생각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것뿐입니다.

 

16일 차에 말씀해주신 새로운 신앙관을 장착하고 열심을 내보려 하였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하나님의 일이 될 생업을 위한 공부를 시도했습니다. 제 마음에 하나님을 바라고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확실히 있었습니다. 다만 공부를 하는 도중에 제 머릿속에 게임 생각이 50% 이상 득실득실 끓어오름이 느껴졌습니다. 집중은커녕 저항하는 것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썼습니다. 13, 14일차에 게임을 한 것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해왔던 날들을 없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 듯합니다.

 

여기서 첫 번째 생각의 변화 - 지금 이 상태가 중독이다.

초기에 쓴 글을 보면 나는 중독이 아닌 것 같다고 교만한 소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정말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에 저는 분명 게임을 하기 싫고 발전적인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하기 싫은 게임 생각에 묶여있는 제 모습을 보며 이것이 중독이라고 특정했습니다. 돌아와서 한없이 게임 하고 싶은 마음을 없애기 위해 잠시만 유튜브를 볼 마음으로 켰습니다. 조금 보다가 아직은 남아있는 책임감으로 도저히 뭔가를 읽고 공부하기는 안 될 것 같아서 성경 읽는 것을 들었습니다. 듣는 와중에도 지속된 게임의 유혹에 이를 갈며 다운로드하고 통곡하며 켰습니다. 이런 내 모습에 주님, 목사님, 성도님들과 나의 관계를 외면하기 시작하고 애통한 마음도 점점 줄어들어 갑니다. 순간순간을 외면하려 하고 '될 대로 돼라' 마인드가 되어 갔습니다. 그렇게 17,18일에 뭘 하며 지냈는지 기억이 흐릿합니다.

 

두 번째 생각의 변화는 - 기도가 필요하다.

기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임했던 하루하루였기에 주님의 인도와 도우심 지켜주심이 없이 안 그래도 나 혼자 열심을 내봤자 게임생각 하나도 못 버텨내는 상황 속에서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마음속엔 항상 이런 생활 빨리 끊어 내는 게 유익함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탕한 와중에 17일 차에 금요기도회에 가서, 18일 차에 저녁 즈음 혼자 교회서 서럽게 울면서 기도했습니다. 울만큼 간절하기 때문이기 보다 지금 제 상황이, 상태가 비참해서 교회에 앉아 주님께 말을 하려 하자마자 서러움에 바쳐 웁니다. 그래도 진짜 계획한 것을 무엇 하나 성공하지 못하지만,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위로와 희망을 가집니다. 당장 돌아가서 오늘 남은 시간 어떻게 쓸지 계획을 합니다. 근데 돌아가면 마음이 바뀌는 걸까요? 또 유혹에 넘어지고 맙니다.

 

19일 차 주일입니다.

오늘 마음에 드는 말씀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할 자'였습니다. 저도 나무 톱에 산채로 죽임당해도 꺾지 못할 믿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찬양 예배를 마치고 혼자 남아서 기도했습니다. 돌아가서 남은 주일을 거룩히 보내고 다시 게임을 멀리하며 주님께 달려가기를, 가족과 청년들과 성도 분들을 위해서, 오늘 배우자 관련 글을 보고 진짜 부족하기 그지없지만, 어딘가 있을 배우자를 위해 등등 기도했습니다. 오늘의 계획을 세우고 왔지만 또 유튜브의 늪에 빠져서 시간을 다 소비했습니다. 제 글을 보시는 목사님이나 홈페이지 회원님들께서 많이 답답하실 거라 생각이 듭니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일 차에 다시 '중독탈출하기 1단계: 안 할 것에 집중하기'를 하려고 합니다. 완전한 단절이 필요함이라 느낍니다.

 

(8/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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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코멘트:

 

소식이 없는 동안에 큰 실패는 했지만 완전히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하니 그래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당당하게 죄를 쉽게 이겨내는 믿음보다는 아무리 많이 쓰러지더라도 매번 다시 일어서는 믿음이 더 귀하고 좋은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자녀 중에 천한 그릇으로 준비된 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성경의 그 말씀은 구원으로 택함 받지 못한 자를 뜻할 뿐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그분의 뜻대로 살려고 발버둥치는 형제님은 분명히 귀한 그릇이 될 것입니다.

 

형제님이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씀하셨기에, 저도 형제님 스스로 확고하게 결단하여서 시행하면 좋은 것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기십시오. 실패하거나 힘이 떨어질 때는 아예 큰소리를 내며 다시 다짐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형제님이 생각하신 대로 중독탈출의 모든 과정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는 간절히 해야 합니다.

 

첫째는 주님과 함께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십시오. 시간과 방법은 다음 문제입니다. 기도하면서 하나씩 조금씩 실천해나가면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부터 가지십시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얼마든지 해낼 수 있습니다. 간단한 구호라도 만들어서 스스로 나약해지거나 게을러질 때마다 외치십시오.

 

둘째는 이 문제는 결국 형제님 개인이 달성해야 하고 결과도 본인이 다 감당해야 합니다. 이 일을 이겨내지 못하면 다른 모든 일에도 그럴 것입니다. 형제님 혼자서 모든 것을 행해야 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도와줄 수 없습니다. 못하면 형제님 혼자 손해입니다. 성공하면 앞으로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나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해 할 것도 하나 없지만 기대할 것도 하나 없습니다. 이 일에 형제님의 모든 것을 걸고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합니다. 실패하면 나만 손해라는 확고한 인식부터 가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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